[인터넷 대한뉴스]글 박현 기자 | 사진 연합뉴스, 트래블러스맵, 한빛예술단, 에이컴퍼니
소외계층에 대한 고용을 창출하고 다각적인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며 지역주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사회적기업의 활동이 눈에 띄고 있다. 최근 심화되는 사회 양극화와 소득 불균형, 비정규직 문제를 완화시킬 대안으로 사회적기업을 꼽는 분위기도 더욱 확산되고 있다.
중증장애인들과 환갑을 훌쩍 넘긴 노인들이 직접 구워낸 쿠키와 빵, 현지인들과 숙식을 함께하며 진행되는 공정여행, 문화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선보이는 전시회와 예술교육 등…. 이는 모두 사회적기업이 나눔과 상생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펼치는 사회서비스의 일환이다. 최근 장기적인 경기불황 속에 빈부격차로 인한 양극화, 청년실업, 비정규직 양산 등 사회문제가 불거지는 가운데 사회적기업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 2007년 사회적기업육성법이 제정·시행된 후 지금까지 전국 약 700개의 사회적기업이 설립됐다. 또 이곳에서 종사하는 근로자의 수도 8,000명을 넘는 규모로 성장했다. 이제 사회적기업은 기존의 대기업이 소홀히 해온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공공성 제고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사회적 목적과 영리활동 함께 추구
사회적기업이란 경제적 약자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거나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공급하는 등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영리활동도 함께하는 기업을 말한다. 즉 고령자, 여성, 장애인, 탈북자 등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나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기업활동으로 발생한 수익도 사회공공의 목적을 위해 재투자하는 형태를 띤다.
이와 같은 사회적기업은 영리기업과 비영리조직의 특성을 함께 지니며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증을 받아야 지정될 수 있다.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되면 인건비와 고용주 부담의 4대 보험료가 당국에서 지원되고 법인세·소득세가 감면된다. 또 생산시설 구매 시 금융권 융자 혜택이 주어지며 전문컨설팅기관을 통해 경영·법무·세무·노무 등 경영 전반에 대해 업무지원이 뒤따른다. 제품 생산 시 공공기관 우선 구매 등의 혜택도 제공된다.
국내에서 사회적기업의 필요성이 대두된 것은 1997년 말 IMF 외환위기 직후부터다. 많은 기업과 일부 은행이 줄줄이 퇴출되고 국가신용도가 하락하는 가운데 대량실업과 양극화 문제가 떠오르게 됐다. 또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한 노년층의 증대와 가족구조의 변화 등이 큰 사회문제로 확대됐다.
그 가운데 국민의 사회서비스 욕구가 공급량이 미치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증가했다. 이처럼 사회·경제적으로 큰 변동을 맞게 되면서 노동과 고용, 사회서비스 시장에 새로운 변화가 필요했으며 그 결과 사회적기업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다. 더욱이 기업의 사회적 가치와 책임이 중시되면서 영리 추구 외에도 사회적 목적을 위해 운영되는 사회적기업의 중요성도 한층 강조됐다.
정부는 2003년 7월부터 시범적으로 사회적 일자리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대부분 정부의 지원에만 의지했을 뿐만 아니라 단기적이고 저임금의 일자리가 많아 각광을 받지 못했다. 그러한 시행착오를 겪고 나서 당시 정부는 경제적 이익과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면서 사회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사회적기업 육성을 추진, 지금에 이르렀다.
업종마다 특색 있는 사회적기업 대두
현재 사회적기업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업종별로 한층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로 사회적 목적을 실현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참신한 기업활동에 따라 나눔과 상생의 가치에 동참하는 고객들도 점차 늘고 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여행자들’을 기치로 내건 공정여행사 트래블러스맵(대표 변형석). 이곳은 지난해 4,000명의 고객을 유치해 13억 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빠르게 성장한 사회적기업이다. 공정여행이란 여행자의 책임과 윤리적 행동을 강조하는 여행 방식을 말한다.
이를테면 여행자들은 탄소 발생을 줄이기 위해 대부분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현지인이 운영하는 숙소와 식당을 이용하고 현지인과 직접 소통하는 가운데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고 문화를 보존한다. 이렇듯 트래블러스맵에서는 여행상품을 판매해 수익을 내기보다는 여행문화를 변화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시각장애인특수학교인 한빛맹학교 재학생과 졸업생으로 구성된 한빛예술단(단장 김양수)은 사회복지법인 한빛재단에서 운영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이곳은 음악에 있어 시각장애인들이 비장애인들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도록 자신감과 장애극복의지를 고취시킨다. 또한 이들에게서 음악적 재능을 발굴해 세계적인 음악인으로 성장하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정기적으로 공연을 갖고 자신들의 음악적 능력을 과시하며 다른 많은 장애인들에게 꿈과 용기를 심어주고 있다.
지난해 설립된 문화예술 사회적기업 에이컴퍼니(대표 정지연)는 신진작가 발굴을 위해 ‘나의 첫 전시회’라는 이름으로 작품전시 기회를 주거나 일상에서 편안하게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몇몇 카페를 전시공간으로 활용하는 ‘카페 프로젝트’를 진행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선별된 작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브리즈 아트페어’나 미술작품 구입을 활성화하기 위한 ‘오운 아트(Own Art) 캠페인’도 참신한 기획으로 평가받는다. 최근에는 수업료가 비싸 미술학원에 가 보지 못한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그림을 가르쳐 주는 교육프로그램도 운영,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금융·유통 지원 필요
사회적기업의 성장과 함께 풀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사회적기업이 더욱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운영·설비 마련에 필요한 자금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사회적 목적과 영리를 동시에 추구하는 이들 기업의 특성상 일반 기업에 비해 경제적 성과가 낮은 구조이기 때문에 재원조달이 쉽지 않다.
또 생산된 제품과 서비스를 적절히 공급할 유통경로가 매우 부족하다. 그러다보니 기업구성원들이 정성을 다해 마련한 물품과 서비스가 제때 공급되지 못하거나 아예 사장되는 문제도 간간이 발생하고 있다. 사회적기업 내에서도 인재육성과 적극적인 경영전략을 펼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나 지자체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말고 자립경영기반을 구축해야 외부요인에 흔들림 없이 기업활동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최혁진 기반조성본부장은 “아직은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지원을 받기가 수월하지 않다 ”며 “미소금융재단에서 장기저리로 융자를 받거나 신용보증기금의 특례보증을 활용하는 것으로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판로 해결을 위해 “우선 공공기관에서 사회적기업 제품과 서비스 구매를 확대하고 온·오프라인 유통경로가 다양화되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1사1사회적기업 운동을 통해 대기업의 판매 및 운영 노하우 등을 지원하여 자립경영의 기반을 조성하고 있으며 다양한 홍보를 통해 사회적기업에 친화적인 수요환경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상생과 공생 발전의 대안
기존의 대기업을 중심으로 펼쳐오던 사회공헌활동이 봉사활동이나 사회복지단체에 기부하는 것에 그쳤다면, 사회적기업은 지속적인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다. 특히 대기업이 놓치기 쉬운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이나 서비스 전달을 사회적기업이 보완할 수 있다는 데 그 중요성이 있다. 정부도 이를 고려해 올해말까지 1,000개의 사회적기업 인증을 계획하고 있다. 이제 사회적기업은 기업의 사회적 목적과 공공성 실현에 큰 책임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본 기사의 전문은 대한뉴스 2012년 10월호(www.daehannews.kr)에 자세히 나와 있으며
교보문고, 영풍문고, MBC(내), 반디앤 루니스, 테크노 마트 프라임 문고를 비롯
전국 지사 및 지국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 보기 쉬운 뉴스 인터넷대한뉴스(www.idhn.co.kr) -
- 저작권자 인터넷대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