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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일반

초점 / 밥상머리교육

지성과 인성, 식탁에서 ‘쑥쑥’

[인터넷 대한뉴스]글 이선아 기자
 

전통적으로 우리 민족은 가족과 둘러앉은 밥상에서 삶에 필요한 덕목을 배웠다. 가족과 더불어 밥을 먹으며 예의범절을 비롯한 윤리·도덕을 배운 것. 하지만 핵가족화와 더불어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면서 아이와 함께 밥 먹는 시간이 줄고 있다고 한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학교폭력이나 반인류적 범죄가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우리 아이, 똑똑하고 바르게 키워 성공시키고 싶다고? 그렇다면 당장 온 가족이 식탁에 모이는 연습부터 하는 것이 좋다. 화목한 식사시간에 아이의 지능은 물론 가족에 대한 사랑과 인성까지 부쩍 자라날 테니 말이다.
 
가족과 함께 밥을 먹으면 똑똑해진다? 혹자는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를 방증하는 연구결과가 있다. 미국 콜롬비아대학교 약물오남용예방센터(CASA)의 연구에 따르면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는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동급생에 비해 A학점을 받는 비율이 2배 정도 높고, 비행청소년이 될 확률은 50%나 낮았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일본에도 있다. 일본 아키타현의 한 연구에 의하면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는 아이의 문제 해결능력이 훨씬 뛰어나다고 한다. 밥을 먹으면서 학교에서 일어난 일을 가족과 이야기하는 행동이 아이의 성적에 명백하게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식사시간 대화=장점 多

인성교육의 부재로 점차 밥상머리교육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교육과학기술부 학부모지원과와 서울대학교 학부모정책연구센터도 거들고 나섰다. 지난 3월 두 단체가 공동으로 발표한 밥상머리교육 자료에 따르면 가족과 함께하는 식사를 통한 교육의 장점은 다섯 가지다.
 
첫째, 아이들이 똑똑해진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캐서린 스노 교수에 따르면 만 3세 어린아이가 책을 통해서 배우는 단어의 개수는 약 140개지만 가족 식사를 통해서 배우는 단어의 수는 무려 1,000개라고 한다. 이 같은 어휘 습득교육은 고등학교 때의 어휘력뿐 아니라 이해력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둘째, 아이들이 안정감을 느끼고 비행을 저지를 확률이 줄어든다. 가족과 식사를 자주 하지 않는 청소년은 가족과 자주 식사를 하는 청소년에 비해 흡연율 4배, 음주율은 2배, 마리화나를 피우는 비율이 2.5배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콜롬비아대학교 약물오남용예방센터에서 발표했다.
 
셋째, 아이들이 예의바른 행동을 한다. 식사시간을 통해 예절, 배려, 절제 등을 배울 수 있는 일종의 예절수업인 셈이다. 식사를 함께 준비하고 정리하는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가족으로서의 유대감을 느끼고 나아가 충만감까지 누릴 수 있다.
 
넷째, 아이들이 건강해진다. 집에서 먹는 밥을 통해 건강한 몸을 만드는 것은 물론 비만과 식이장애 등을 예방할 수도 있다. 가족과 식사를 더 많이 하는 아이일수록 과일과 야채, 칼슘이 풍부한 음식 등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를 더 많이 섭취하고 탄산음료 및 과당 음료를 더 적게 마신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다섯째, 가족관계가 돈독해진다. 콜롬비아대학교 약물남용센터 연구결과에 따르면 가족과 식사를 자주 하는 청소년이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부모 형제관계가 더 좋았다. 국내 어린이들은 부모와 식사하는 횟수가 일주일에 3~4회(58.76%)로 OECD 평균 78.32%보다 현저히 낮다(출처: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 가족관계를 돈독하게 하고 싶다면 당장 식탁에 함께 하라.

인성은 덤

현대그룹 창업자인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밥상머리교육은 유명하다. 그는 매일 새벽 5시마다 자녀들과 함께 식사를 했다고 한다. 식사시간에 지각하는 사람은 정 회장의 손맛을 보기도 했다. 정 회장은 ‘모든 사람에게 주어지는 것은 시간이다. 이것이야 말로 평등한 자본금이다’라는 철학 아래 식사시간에 근면과 성실의 철학을 전했다.
 
그래서 식사시간은 단순히 허기를 때우는 자리가 아니라 형제간 우애를 쌓고 근면함과 성실함을 깨우치는 의식의 자리였다. 밥상머리교육이 몸에 밴 정몽구 회장 역시 선대의 뜻을 자식들에게 전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현대그룹이 무탈하게 돌아가는 것이 밥상머리교육의 효과 덕분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한편 밥상머리교육의 확산을 위해 정부도 가세했다. 정부는 매주 수요일을 ‘가족 사랑의 날’로 정하고 이 날만은 정시에 퇴근해 가족시간을 보낼 수 있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학교폭력 근절 대책’에도 가정의 교육적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매주 수요일과 주말을 활용해 가족이 함께 식사와 대화를 나누자는 취지의 ‘밥상머리교육 범국민 캠페인’이 포함됐다. 중앙정부, 지자체, 공공기관, 민간기업, 교육청, 학교, 시민단체 등은 밥상머리교육 실천에 보다 많은 사람이 동참할 수 있도록 범부처 차원에서 다양한 협력 방안을 강구하는 중이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우리 아이, 똑똑하고 바르게 키워 성공시키고 싶다고? 그렇다면 당장 온 가족이 식탁에 모이는 연습부터 하는 것이 좋다. 화목한 식사시간에 아이의 지능은 물론 가족에 대한 사랑과 인성까지 부쩍 자라날 테니 말이다. 아이를 위한 사소한 노력 하나에 그의 미래가 바뀐다는 사실, 꼭 기억하자.                                                  

밥상머리교육 실천지침(출처: 교육과학기술부)
1. 일주일에 두 번 이상 ‘가족 식사의 날’을 정한다.
2. 정해진 장소, 정해진 시간에 함께 식사한다.
3. 가족 모두가 식사를 준비한 후 치우는 일도 같이 한다.
4. 텔레비전을 끄고 식사시간을 즐긴다.
5. 모두가 대화할 수 있도록 천천히 먹는다.
6. 일과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
7.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는 식의 열린 질문을 많이 한다.
8. 부정적인 말은 피하고 칭찬을 많이 하며 공감대를 형성한다.
9. 아이가 하는 말은 끊지 말고 경청한다.
10. 행복하고 즐거운 식사 시간이 되도록 노력한다.
 
 
본 기사의 전문은 대한뉴스 2012년 8월호(www.daehannews.kr)에 자세히 나와 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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