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대한뉴스]
태국 '북방의 장미'로 불리는 치앙마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여행지로 태국을 손꼽지만 대부분이 방콕이나 파타야, 푸켓 등 남쪽의 해안지방을 많이 선호하는 편이다. 4월 중순 태국에서는 전국적으로 송크란 축제가 펼쳐지는데 그중에서도 북쪽 지방 치앙마이가 가장 유명하다.
치앙마이는 방콕에서 700km 거리에 있는 태국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이다. 고대 라나왕국의 고도시로 미스 유니버스가 2차례 배출된 미인의 도시이다. 그래서 북방의 장미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북부 불교의 중심으로 풍부한 문화자원과 화려한 축제가 있고, 뛰어난 수공예품을 만드는 곳이다. 치앙마이 공항에 내리니 오전 8시 30분인데도 열기가 느껴진다. 공항에서 시내로 가는 길에는 송크란 물축제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송크란(Songkran)은 산스크리트어에서 유래한 말로 이동, 장소 변경 등을 뜻한다. 태국 달력의 정월 초하루인 송크란은 4월 13일로, 이 날 태양의 위치가 바뀐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송크란 축제는 사찰에 공물 바치기를 비롯해 미스 송크란 선발대회, 음식축제, 전통문화 공연 등 지역 특색에 맞춰 다채롭게 진행된다.
송크란 축제기간 동안에는 웃음 가득한 얼굴로 축복을 의미하는 물을 뿌려댄다. 물을 뿌리는 방법도 다양하다. 차를 타고 가며 바가지로 퍼붓기도 하고, 길에서 물총으로 쏘아대기도 한다. 또한 무더운 날씨여서인지 물에 얼음을 넣어서 시원한 물을 뿌려주는 배려도 한다.
길에서 난데없이 온몸에 물을 뒤집어 써야하지만 유쾌하게 웃으며 즐긴다. 필자는 비디오 촬영과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야 하기에 물을 뿌리지 말라고 손짓을 해서 물 세례를 그나마 피해 다녔다.
온 몸으로 물세례를 맞는 송크란 축제
돌로 쌓은 성벽을 둘러싸고 있는 해자에서 길가는 사람에게 뿌리기 위해 물을 푸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한쪽에서는 아이들이 발가벗고 수영을 한다. 길가의 조립식 가설무대에서는 대기업의 홍보용 이벤트의 하나로 늘씬하고 젊은 아가씨들이 춤추며 노래하는 공연이 한창 벌어지고 있다. 지나가는 여행객인 나도 저절로 흥이 난다.
저녁에는 창클란 도로에서 열리는 야시장(칼라레 나이트 마켓)도 볼만하다. 기념품점, 악세사리, 가방 등을 파는 가게들이 즐비하다. 사진을 주면 초상화로 옮겨 그려주는 화방에서는 하루만에 완성해 주는데 우리 돈 7,000원 정도다. 초상화 가게에는 롱넥여인과 1985년 내셔널지오그래픽 잡지의 표지모델로 유명한 신비스럽고 강렬한 아프가니스탄 소녀의 눈빛사진이 눈길을 끈다.
시내의 아침 산책 길에서는 탁발을 하는 승려를 많이 있다. 탁발을 하는 승려는 대부분 맨발이어서 측은지심을 자극한다. 라오스 루앙프라방에서 본 탁발은 관광상품으로 이벤트화 된 탁발로 보였으나, 치앙마이에서는 승려생활의 한 모습으로 생생한 탁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음식을 주는 사람도 맨발에 공손한 자세로 절을 하며 음식과 시주 돈(20밧)을 준다. 두 손 모아 축원을 하는 모습에서 불심의 감동이 가득 배어나온다.
태국에서 사원은 일종의 학교 역할도 한다. 사원에서 만난 승려는 영어책을 펴놓고 열심히 읽고 있었는데, 나중에 대학에 진학하여 공부할 예정이라고 한다.
시내에 있는 왓 부파람(Wat Bupharam)이라는 란나 양식의 사원은 1648년경 아유타야 시대 만들어진 가장 오래된 목조 건물이 유명한데 근처에 차이나타운이 있어서인지 중국풍이 엿볼 수 있다. 대부분의 스님 동상은 우산을 꼭 쓰고 있는 모습이 색다르다.
불교 사원에 도널드 덕도 있어서 재미가 있다. 정원에 각종 만화 캐릭터, 어린 아이들 조각상이 이채롭다. 말, 소, 기린 등 다양한 동물조각도 있다. 중국 동자상, 벽면 계단의 조각상이 독특하다.
1296년 축조된 성곽의 해자는 신-구시가지를 나누는 경계선으로 옛날에는 악어 등 사나운 물짐승들을 길렀다고 하는데 동문인 타페 게이트는 밤이면 야시장 거리로 바뀐다.
다채로운 액티비티의 고산족 마을 트레킹
치앙마이 현지 여행사의 1박2일 고산족 마을 트레킹을 신청하였다. 트레킹 상품에는 첫날 고산족 마을에서 숙박을 하고 둘째 날은 래프팅, 코끼리 트레킹와 뗏목타기가 포함돼 있다. 오전 9시에 트럭을 개조한 썽태우로 난 공원을 둘러보고, 간단한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은 후에는 산길을 3시간 정도 걸어서 산 중턱의 고산족 마을까지 간다.
10여 가구가 살고 있는 마을에 도착해 촛불 아래서 야채와 고기를 넣은 볶음과 밥이나 카레, 국물 등으로 저녁식사를 했다. 이 산중 허접한 동네 가게에 세븐일레븐이라고 써 붙여 놓은 것이 재미있다. 저녁 식사 후에는 모닥불을 지피고, 전통의상을 입은 고산족 어린이와 원주민들이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를 부른다. 할아버지가 부는 ‘큐브’라는 고유악기의 단조롭고 처량한 선율이 애처롭게 들린다. 왼손으로 공기조절을 하고 오른손으로 음을 내는 것인데, 한번 해보니 불기가 쉽지 않았다. 10시가 넘어서 나무로 얼기설기 지은 초가에서 잠자리에 든다.
아침식사 후에는 정글 숲속을 걸어 내려와 계곡에서 서양사람 등과 함께 보트를 타고 화이트 워터 래프팅을 했다. 건기여서인지 물이 많지 않기 때문에 바위에 카누가 걸리면 한쪽으로 몸을 기울여야 한다. 노를 앞으로 저었다가 뒤로 젓고 호흡을 맞춰 거센 물살을 떠내려간다. 다음은 촉차이 코끼리 트레킹(chokchai elephant camp)이 기다리고 있다.
출렁다리 건너에 코끼리들이 기다리고 있다. 코끼리 승강장에서 도중에 코끼리에게 먹여줄 바나나도 한 다발 샀다. 2층 높이로 된 나무 계단식 승강대에서 두 명씩 코끼리 등위에 만들어진 ‘티낭’이라는 의자에 앉아 어슬렁 어슬렁 강가를 따라 트레킹을 했다. 태어난 지 두 달된 새끼 코끼리는 42살의 어미 코끼리가 코를 뒤로 뒤집어서 넘겨주는 바나나를 잘도 받아먹는다.
강물을 헤치고 지나가는 코끼리 사방에 코끼리 배설물이 널려있다. 코끼리 트레킹이 끝나자 이번에는 트럭에서 강물을 따라 우리들이 타고 내려갈 대나무 뗏목을 내리고 있다. 뗏목타기는 강물을 따라 흘러내려가며 조용히 한가롭게 강 풍경을 감상하는 코스이다.
강은 허리 정도의 깊이로 그리 깊지는 않아 보인다. 심심했던지 동행하던 프랑스 청년은 현지 뱃사공대신에 자기가 삿대를 젓는다. 강가의 파라솔이 운치 있고 친구들과 물놀이 하는 아이들이 마냥 천진난만하다. 건너편에서는 배를 대는 선착장을 만들기 위해 물속에서 열심히들 공사를 하고 있다.
목의 황동고리가 애처로운 카렌족 여인
치앙마이로 돌아오는 길에는 황동고리를 목에 낀 카렌족 롱넥 빌리지를 들렀다. 실제 주민들이 생활하는 자연마을은 아닌 듯 하고 관광용으로 만들어진 일종의 민속마을 분위기이다. 실을 감는 모습이 애처로운 롱넥 여인들은 5살 무렵부터 목에 링을 끼기 시작해 5년에 3개꼴로 링을 추가한다. 성인이 되면 14개의 동으로 된 링을 착용하여 무게가 약 7kg이나 된다. 실제로는 목이 길어지는 것이 아니라 어깨의 뼈가 링의 무게에 의해 밑으로 쳐지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목이 길어 보이는 것이라고 한다.
이외에도 왕과 왕비를 위해 지은 도이 인타논 사원과 과거 마약재배로 유명했던 치앙라이 골든 트라이 앵글, 우산과 양산을 만드는 동네로 유명한 보쌍 등의 볼거리들이 많이 있다. 또 치앙마이에서 산을 굽이 굽이 돌아 네 시간 정도 가면 한가롭게 유유자적, 무위도식의 진수를 즐길 수 있는 파이가 있다.
본 기사의 전문은 대한뉴스 2014년 5월호(www.daehannews.kr)에 자세히 나와 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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