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주도하 아세안+3 對 TPP 대결 구도
美, TPP 확대 초점..日, TPP 동참 여부 주목
(서울=연합뉴스) 세계무역기구(WTO) 도하 협상의 연내 타결 가능성이 갈수록 희박해지는 것이 역내 자유무역지대 구축을 통해 결속을 강화하려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는 기회일 수 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22일 분석했다.
이런 관측은 파스칼 라미 WTO 사무총장이 이날 "현재 상황을 감안할 때 3월말 WTO (전체) 각료회담을 여는 것이 너무 빠르다"고 말한 가운데 나왔다.
교도는 WTO가 8년째 지지부진한 도하 협상 타결을 위해 스스로 정한 연내 시한이 실현되기 어렵다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면서 이것이 APEC 21개 회원국의 아태자유무역지대(FTAAP) 구축 노력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을 역내 관계자들이 지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교도는 도하 협상이 연내 타결되기 위해서는 이미 지난 여름 윤곽이 합의됐어야했다면서 현재의 상황을 나오시마 마사유키(直嶋正行) 일본 경제산업상이 "성공 아니면 결렬 국면"이라고 표현한 점을 상기시켰다.
익명을 요구한 일본 관리는 교도에 "일부 반동을 예상해야만 한다"면서도 "현재의 상황을 APEC 회원국간 결속을 강화하는 기회로 삼아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도는 통상 전문가들도 이런 견해에 대해 만약 WTO 체제가 기대했던 것보다 덜 효율적임이 판명될 경우 APEC이 역내 교역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더 믿을만한 기반으로 부상할 수도 있다고 동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은 그간 FTAAP가 2020년까지 구축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표명해왔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APEC 결속 강화와 관련해 미중 갈등이 주요 변수라면서 중국은 미국의 주요 맹방인 호주를 배제시킨 '아세안+3'를 발판으로 하려는데 반해 미국은 '아직은 성격이 모호한' 범태평양파트너십(TPP)을 확대하려는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현재 APEC 회원국 가운데 브루나이, 칠레, 뉴질랜드 및 싱가포르가 결성하고 있는 TPP를 확대하자고 지난해 11월 제창함으로써 이를 통해 아세안+3를 견제하겠다는 의지를 노골화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와 관련, TPP 멤버들은 오는 3월 회동해 또다른 APEC 회원국인 페루, 베트남, 호주 및 미국도 동참시키는 방안을 논의한다고 교도는 전했다.
교도는 TPP 멤버국 외교관이 "TPP가 FTAAP로 가는 가교일 수 있기 때문에 세계 2위 경제국인 일본이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그것이 일본에도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일본 고위 관리는 "TPP에 동참할지 여부를 연말까지 결정해야만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교도는 전했다.
APEC 순회 의장국인 일본은 22-23일 히로시마에서 APEC 1차 고위관리회의를 주재한다. 이 회동에서는 APEC 보고르 선언 이행 평가와 지역경제 통합촉진 방안 등이 다뤄지면서 자연스럽게 FTAAP도 논의될 것으로 앞서 알려졌다.
여기서 합의된 사항은 오는 11월의 APEC 연례 정상회담에 제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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