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대한뉴스]글 김병헌 기자 | 사진 연합뉴스
검은 티와 청바지, 운동화를 신은 스티브 잡스. 부쩍 마르고 걸음 거리도 불편해 보였지만, 잡스의 등장에 큰 박수가 터진다. 지난 2004년 췌장암 수술과 2009년 간 이식 수술, 게다가 3번째 병가를 낸 상태여서 관심은 잡스의 건강에 집중됐지만, 그는 지난 3월 초 예전과 다름없이 열정적으로 신제품 아이패드(ipad) 2를 소개했다.
하지만 그 후 5개월 동안 병색이 완연해진 잡스의 모습은 여기저기서 목격됐고 결국 지난 8월에는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지 못하는 그날이 드디어 왔다며 애플의 최고경영자 자리를 물러났다. 그리고 한 달여, IT계의 거장은 결국 숨졌다.
♥ 영화 같은 삶
지난 1955년 2월 2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미혼모의 자식으로 태어난 잡스는 56세라는 길지 않은 생애 동안 굴곡의 인생을 살았다. 잡스는 태어난 지 몇 주 만에 폴과 클래라 잡스 부부에 입양됐다. 하지만 양부모의 형편은 넉넉지 않았다. “대학교 1학년 때 기숙사에 방이 없어 친구들의 방바닥에서 잠을 잤고 음식을 사기 위해 5센트를 빈 콜라병에 모았다”고 할 정도다.
힌두교 사원에서 1주일에 한 번 주는 식사를 얻어먹기 위해 일요일 밤마다 7마일(약 11.3km)을 걸어가곤 했다. 결국 잡스는 오리건 주에 자리한 리드대학 철학과에 입학한 지 불과 6개월 만에 학교를 관둔다. 그러나 친구의 방 한 켠에서 자고, 빈병을 팔아 음식을 사면서도 청강생 신분으로 글씨체 수업을 들었다. 그는 이때 접한 서체 강의를 통해 훗날 매킨토시의 아름다운 서체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1983년, 잡스는 자신만만하게 새로운 컴퓨터인 매킨토시 출시를 예고한다. 당시 광고는 지금 봐도 파격적이다. 조지오웰의 소설 ‘1984’를 연상케 하는 암울한 미래. 군인들이 한 여성을 쫓고... 스크린 속 빅브라더가 지배하는 세상 속으로 침투한 여성은 힘차게 해머를 집어 던진다.
매킨토시는 처음으로 마우스를 도입하고, 현재 컴퓨터에서도 사용하는 그래픽 환경이 적용됐다. 지금으로부터 27년 전이다. 이 무렵, 잡스는 훌쩍 커진 조직을 관리하기 위해 펩시콜라 부사장인 존 스컬리를 영입했다.
하지만 매킨토시의 판매부진과 독선적 경영 방식을 이유로 잡스는 자신이 영입한 스컬리에 의해 1985년 30살에 애플에서 쫓겨난다. 그러나 그는 이에 굴하지 않고 새로운 사업을 개척한다. 영화 ‘스타워즈’를 만든 ‘조지 루카스’로부터 컴퓨터그래픽 디자인팀을 인수하고, 애니메이션 회사 ‘픽사’를 설립해 또다시 일어섰다. 1995년 ‘토이스토리’라는 세계 최초의 3D 애니메이션으로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그리고 해고된 지 12년 만인 1997년, 어려움을 겪던 친정 애플로 복귀한다. 연봉은 단 1달러, 그것도 임시 CEO 직위였다. 델컴퓨터의 CEO인 마이클 델은 당시 만약 애플을 인수한다면, “문을 닫아버리고 돈을 주주들에게 돌려주겠다”고 말할 정도로 애플의 상황은 최악이었다.
잡스는 복귀하면서 진행 중이던 사업들을 대거 폐기한다. 그리고 ‘Think Different’ 즉 ‘다르게 생각하라’는 광고 문구로 애플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광고는 현실이 된다. 복귀작인 아이맥이 인터넷 보급과 맞물려 인기를 끌면서 회사는 흑자로 돌아선다. 그리고 잡스는 2000년에 2년 반 동안 유지했던 ‘임시’ 타이틀을 떼고 정식 CEO 자리에 오르자마자 사업성과를 직원들에게 돌렸다.
2001년 발표된 아이팟은 온라인 음원 판매상점인 아이튠스 스토어와 결합돼 순식간에 전 세계 음악 산업의 개념을 뒤바꿔 놨다. 2003년 췌장암으로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잡스는 수술을 한 뒤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이후 그는 2007년 아이폰, 2010년 아이패드 등을 잇따라 출시해 대히트를 쳤다. 죽음의 공포마저 그의 천재적 영감과 상상력을 무너뜨리지 못했다. 끊임없이 “No”라고 하며 매사에 완벽을 추구하는 몰입을 보였다.
지난 10월 5일, 갑작스런 죽음 직전까지도 제품 개발에 열정을 쏟아 붓던 잡스가 애플에 복귀한 뒤 받은 돈은 1년에 1달러 씩, 단 14달러다. 그가 보유한 재산은 8조 원이 훨씬 넘는 걸로 추정되지만, 부동산이나 금융 재산이 아닌 거의 대부분이 애플과 디즈니사의 주식이다.
물론 공식 기부에 인색했고, 지나치게 냉정한 경영자라는 의견이 있고 폐쇄적인 기업 운영으로 소비자들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아 애플의 교주 같다는 비판도 있었다. 하지만 잡스가 뛰어난 IT 제품으로 동시대인의 삶의 방식을 바꾸고 새로운 문화를 창조한 혁신가라는 데에는 이의가 없다.
본 기사의 전문은 대한뉴스 2011년 11월호(www.daehannews.kr)에 자세히 나와 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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