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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전시/도서

장안의 화제|국민가수 김부자

음악인생 45주년 기념앨범 신곡 ‘사는 날까지’

[인터넷 대한뉴스] 글 박혜숙

 

삶을 돌이켜 보는 노랫말과 멜로디 가슴을 적시다

 

국민가수 김부자 씨가 데뷔 반세기 가까이 맞아 발표한 가요 ‘사는 날까지’가 장안의 화제다. 사계절 가운데 봄에 씨앗을 뿌리면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다. 인생에도 사계절이 있다. 하늘의 명을 알았다는 뜻으로, 나이 50세를 지천명(知天命)이라고 한다. ‘사는 날까지’가 바로 봄 여름 동안의 크고 작은 일들이 교훈이 되어 50여 년 음악적 삶을 수확하는 계절인 가을에 해당하는 것은 아닐까. 국민가수 김부자 씨의 오늘이 있기까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영혼을 춤추게 하는 노래 ‘사는 날까지’

 

이상문, 조운파 작사 / 조운파 작곡 ‘사는 날까지’ 가사 내용을 잠깐 살펴보자.

 

사는 날까지 사는 날까지 / 이 한 목숨 다 할 때까지 / 믿어 주리오 참아 주리오

변치 않는 마음 주리오 / (생략) 괴로울 때나 즐거울 때나 한결 같은 마음 주겠소 / (생략) 허물 많고 탈도 많은 세상살이에 길동무가 되어 주겠소

 

노랫말을 음미해봤다. 많이 사람들이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의 노부부의 모습, 돈 있을 때는 잘하던 자식이 돈 없으니 떠나자 영감은 아픈 할머니를 등에 업고 산으로 향하는 모습, 배우자에게 잘해야지 하며 반성하는 모습 등 백 마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인생의 깊은 의미가 전달됐다.

 

김부자 씨에게 노래를 소개해 달라고 했다. “인생을 어느 정도 산 사람으로서 되돌아보면 잘못한 것, 후회되는 것이 참 많은데 좀 더 잘했을 걸 하는 심정이 들면서 앞으로라도 가사 내용처럼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 들어있어요.”라며 “입술로만 부르는 노래는 귓전에 맴돌고 영혼으로 부르는 노래는 영혼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구구절절 마음과 영혼을 담아 눈을 감고 노래를 부르면 그 노래 속에 들어가 춤을 추는 느낌입니다.”

 

김부자 씨는 그동안 과감히 음색을 바꿔 곡을 히트시키는 유능한 가수라고 작곡가들이 말해왔다. 그러한 재능은 타고났던 것일까.

 

 

16세 때 DBS 동아방송 가요백일장 통해 데뷔

김세레나, 조미미, 나훈아, 남진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다

 

DBS 동아방송은 1963년 4월 25일 민족의 방송이라는 기치 아래 창설되어 국민의 관심을 모았다. 여러 프로그램 가운데 ‘가요백일장’은 그 시절 큰 인기를 끌었으며 신인 가수의 등용문이었다. 동아방송은 1980년 방송 통폐합으로 사라졌다가 2011년 12월 1일 종편(종합편성채널) 채널 A로 다시 태어났다.

 

김부자 씨는 1964년 가요백일장에서 이미자 씨의 ‘동백 아가씨’를 불러 장원으로 입상하면서 가수로 데뷔했다. 김부자, 김세레나, 조미미 등이 동아방송 초창기 가요백일장에서 배출된 국민가수다. 당시 수십 명의 젊은 남녀들 가운데 예선을 통과한 10여 명만이 출연 자격을 얻을 수 있었다.

 

“16세 여학생이 무대에 서는 것이 가능했습니까?” 라고 묻자 “아버지께서 경찰관이셨는데 연예계에 나가면 딸 하나 잘못되는 줄 알았고, 더더욱 안동김씨 가문에 광대가 웬 말이냐며 부모님 반대가 심했지요.”라며 과거를 회상했다.

 

김세레나, 조미미와 함께 세 사람은 작곡가 김부해 선생의 제자가 되어 몇 년 동안 음악공부를 했다. 김부해 선생은 ‘영등포의 밤’ ‘대전 블루스’ 를 만든 명곡자다. 첫 신곡 ‘강화 아가씨’를 발표했으나 잘 알려지지 않았다고 한다.

 

“고향이 강화입니까?”라고 물었다. “황해도 옹진인데 1·4후퇴 때 내려와 강화에 정착해 제2의 고향이 됐죠. 아버지께서 청산리 벽계수야~라며 시조 가락을 구성지게 잘 부르셨습니다.”라고 말했다. 창법은 아버지를 닮고 성품은 어머니를 닮았다.

 

김부자 씨는 한평생을 노래와 함께 살아오며 창법과 기교 그리고 경륜에서 최고로 평가받는 우리 가락의 대모다. 국민 가수 대선배의 반열에 우뚝 섰어도 잘난 척하지도 과장해서 겸손해하지도 않은 솔직한 그녀의 음악에 대하여 좀 더 들어보자.

 

‘달타령’ 불러 신민요의 개척자

 

한국영화의 황금시대를 이끌었던 1967년 당시, 김지미, 태현실, 윤정희, 문희, 남정임 등 스크린 최고 스타가 총출동해 히트한 단 한편의 영화 ‘팔도기생’의 주제곡을 부르면서 본격적인 가수 활동을 시작했다.

 

‘팔도기생’ ‘사랑은 이제 그만’ ‘일자상서’ 등 트로트만 부르다가 1972년 신민요 ‘달 타령’을 발표하면서 대중가요와 신민요를 겸하게 됐다. 여류 명창 박귀희, 성창순 선생에게서 창법을 자문받았다. ‘달 타령’ ‘달과 함께 별과 함께’ 등 달에 대한 시리즈와 흘러간 옛 노래 추억의 노래를 계속해서 불렀다. ‘사랑은 이제 그만’은 10만 장 이상 팔려나가 1970~80년대 천문학적인 숫자로 판매된 것이다. 회사 사장은 김부자 씨가 들어오면 직원들에게 “우리 회사의 달러 박스 들어왔다.”고 말했다.

 

한복을 입게 된 사연이 궁금했다. “임신 8개월이어서 배를 가리려고 입었던 것이 생각외로 히트했어요. 신문에서는 ‘김부자 만삭의 몸으로 달 타령 부르다’라며 보도했지요. 드레스를 입으면 뭔가 가벼운 느낌인데 한복을 입으면 체형에 잘 어울리고 마음의 평안함이 옵니다. 특히 외국공연 때는 반드시 한복을 꼭 챙겨서 갑니다.”

 

국내외를 넘나들며 펼친 공연 에피소드

 

미국 시카고 호남 향우회 초청으로 남진과 함께 조인 리사이트를 가졌다. 정식 공연을 마치고 그때가 여름이었는데 마침 추석을 앞두고 있었다. 그곳 한국 지부에서 고향에 못 돌아가는 어르신을 위한 ‘추석맞이 효 잔치’에 김부자 씨를 정중히 초청했다. 일자상서를 불렀다. 가사 내용은 불효한 딸자식이 멀리서 눈물로 부모의 만수무강을 비는 노래다. “맨 앞자리 어머니가 눈물을 펑펑 흘리면서 듣는데 그 모습을 보고 나도 목이 메어 노래가 안 되더라고요. 온 객석이 울음바다가 되어 30분 가까이 노래를 못했어요. 한국일보에 ‘김부자 팔월 추석 교민 위한 추석맞이 쇼 울음바다’라고 기사가 났어요.”

 

“월남전 공연 때 날씨 관계로 낮에는 장병과 기념촬영을 하고 밤에 공연했는데, 바로 어제 함께 웃고 울며 제 노래를 따라 불렀던 장병이 새벽 전투에서 안타깝게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는 순간 모두가 울었습니다. 지금도 어디를 가든 조국을 위해 몸 바친 분들을 위해 노래를 바칩니다.”

 

트로트는 3분 예술

 

김부자 씨는 전설로 기록될 수상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KBS, MBC, TBS 10대 가수상 포함 500회 수상, 레코드 취입 2,500여 곡(앨범 180집 정도), 해외교포 위문공연 최다 200여 회 등.

 

성인가요 트로트를 속되게 이르는 말로 ‘뽕짝’이라고도 한다. 세월이 흘러도 음악에는 그 시절의 시대상과 청춘, 추억이 묻어난다. 트로트는 우리가 살아온 50년, 100년의 삶을 여섯 줄에 인생의 희로애락을 담고 가수가 혼을 담아 3분여 동안 노래를 부르는 3분 예술이다.

슬픈 노래를 부르면서 웃는 사람도 있는데 그렇게 부르면 안 된다고 한다. 말로만 ‘사랑합니다.’ 하는 것과 눈빛에 젖어서 속삭이는 목소리로 ‘사랑합니다.’ 하면 어느 사랑 고백이 더 와 닿을까. 노래는 소리만 지른다고 잘하는 것도 아니고 자기 색깔을 갖고 감정을 농축시킬 줄 알아야 한다.

 

 

 

 

 

 

 

 

본 기사의 전문은 대한뉴스 2014년 5월호(www.daehannews.kr)에 자세히 나와 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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