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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전시/도서

2013년 전석매진의 화제작 ‘단테의 신곡’

31일(금)부터 11월 8일(토)까지 해오름극장에서 펼쳐

   
▲ 단테의 신곡(사진=국립극장)

국립극장(극장장 안호상)은 ‘단테의 신곡’을 10월 31일(금)부터 11월 8일(토)까지 해오름극장 무대에 올린다. 2013년 11월 초연된 ‘단테의 신곡’은 1,000석이 넘는 해오름극장에서 7회 공연, 매회 객석점유율이 100%가 넘었던 화제작이다.

지난 2013년 ‘단테의 신곡’ 마지막 공연 날, 국립극장은 한태숙 연출에게 재공연을 제안했다. 그는 “제작하는 기간 동안 나는 매일 다른 신곡을 떠올렸고 공연이 끝나는 오늘도 새로운 단테의 신곡이 떠오른다.

만약 다시 공연을 한다면, 다각적인 변경은 불가피하다”고 말했을 만큼 원작의 방대함과 그 깊이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고착될 수 없음을 이야기한 바 있다.

또한 2014년 우리나라의 큰 비극을 겪은 뒤, 혼란에 빠진 대한민국 사회 속에서 내세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단테의 신곡’에 접근하는 제작진의 고민이 보다 깊어진 것이 사실이다. 이처럼 1년 만에 다시 공연되는 ‘단테의 신곡’이 마치 신작과 같은 제작과정을 거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인 것이다.

「신곡(神曲)」은 이탈리아의 정치인이자 시인이었던 단테 알리기에리(Dante Alighieri, 1265~1321)가 망명 시절 집필한 서사시이다. 주인공 단테가 사람이 죽어서 간다는 지옥∙연옥∙천국을 여행하며 듣고 본 이야기를 담은 100편의 시로 구성되어 있다.

총 1만4천233행으로 이루어진 방대한 시를 150분의 공연으로 압축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원전의 흐름은 그대로 가지고 가면서 700년이 지난 현재에 와서도 여전히 유효하도록 무대화했다. 그 중심에 극 속 주인공인 단테가 있다. 공연 ‘단테의 신곡’은 단테가 지옥에서 천국까지 단계적으로 이동하는 순례에서 다양한 에피소드를 맞닥뜨리며 변해가는 그의 내면세계를 관객들도 공감하고 동참하기를 기대한다.

단테가 품은 갈등과 고뇌는 바로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관객들이 저마다 가지고 있는 자기 자신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새롭게 재해석된 이번 공연은 2014년의 오늘을 살고 있는 관객에게 묵직한 울림과 깊은 사유(思惟)를 전달할 예정이다.

이번 ‘단테의 신곡’은 확연히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지옥을 견디는 존재로서의 단테를 더욱 부각시키고, 연옥과 천국을 보다 극적으로 극대화하기 위해 천국 부분을 아예 새롭게 각색하였다. 원작과 초연에는 없는 ‘단테의 그림자’와 ‘늙은 단테’를 등장시켜, 단테가 스스로를 응시하여 자기 성찰을 하는 존재로서 극의 방점을 찍는다.

극의 해석이 달라짐에 따라 무대도 새로 설계되었다. 무대디자인의 명장 이태섭이 합류하여 지옥∙연옥∙천국에 부피감을 부여하고, 영상, 아크릴, 철재 등의 소재를 적극 사용하여 저승과 이승의 경계를 지워 관객들이 현재성을 느끼게 하였다. 또한 이태원, 홍정의 작곡가는 15인조 국악∙양악 혼합 오케스트라를 위한 30곡의 편곡을 마쳐 더욱 업그레이드 된 음악을 들려줄 예정이다.

초연과 마찬가지로 공연계 블루칩으로 떠오른 배우 지현준이 주인공 단테를 맡았고, 브라운관과 무대를 넘나들며 명연기를 보여주는 정동환이 단테의 길잡이인 시인 베르길리우스를, 서 있는 것만으로도 압도적 존재감을 뿜어내는 박정자가 애욕의 여인 프란체스카로, 국립창극단의 주역 김금미는 인간의 죄를 심판하는 지옥의 판관 미노스로 출연한다.

창극 ‘장화홍련’에서 장화의 기묘한 매력을 발산했던 김미진이 단테의 뮤즈 베아트리체로 새롭게 합류한다.

2013년 대한민국 공연계를 강타한 ‘단테의 신곡’은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던 지옥·연옥·천국을 21세기 시청각적인 무대언어로 더욱 극대화되어 2014 가을, 다시 한 번 관객을 사로잡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