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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무용가 아스타드데부(사진=극단 서울공장) |
언제나 서양의 고전작품의 한계와 식상함을 뛰어넘는 ‘극단 서울공장’ 연출가 임형택이 이번에는 인도의 예술가 ‘아스타드데부’와 ‘파르바띠바울’ 두 거장과 만났다.
2000년 뉴욕에서 ‘21세기를 빛낼 연극연출가’로 선정되고 ‘제19회 카이로 국제 실험연극제‘ 최우수 연출상을 수상한 재해석의 귀재, 임형택 연출가는 “오늘날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 ’햄릿‘은 어떠한 의미가 있는가.?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가 발견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을 시작으로 극의 인물에게서 우리 삶의 자아를 투영하고 스스로 존재 이유와 삶의 가지를 발견하고자 했고 이를 인도의 철학과 정신문화를 통해 승화시켜보고자 한다. 또한 패악이 응축되어 있는 사회에 살고 있으며 이 모든 것에 둔감한 도덕불감증의 덫에 걸려있는 이 사회의 날것이지만 진실 된 세계를 <햄릿_아바따>를 통해 보여주려 한다.
인도정부에서도 인정한 현대무무용가 ‘아스타드데부’는 이번 공연에서 안무가와 배우로 출연하며 그동안 인도를 넘어 세계적인 현대무용가로 인도의 전통춤인‘카탁’과 전통극인‘카타칼리’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춤을 개척하며 세계적인 예술가들의 많은 작업을 통하여 영역을 확장해온 아티스트로서 이번<햄릭_아바따>의 협업작업에 대한 관심이 높다.
2005년 유네스토에 의해 인류의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바울’의 전설적인 가수 ‘파르바띠 바울’은 가장 오래된 순수 전통방식으로 노래를 부르며 전 세계의 바울전통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가장 존경하는 가수이다. 그녀는 이번작품을 통하여 한국의 예술가들과 함께 전통극, 음악, 춤을 처음 접해보면서 자신이 하고 있는 음악‘바울’과의 닮은 점들을 발견하여 매우 흥미로웠다고 말하였다.
이 시대의 화두-시대적 상흔과 치유를 논하다
아바따는 본래 인도에서 ‘화신(incarnation)’을 의미한다. 이를테면 인도의 주요 신 중의 하나인 ‘비쉬누’는 인간들에게 나타날 때, 자신의 이름과 모습이 아닌 다른 이름, 즉 크리쉬나, 부따 등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신의 총체를 아바따라 한다. 그러나 현재 아바따의 의미는 인도의 신화에서 등장하던 것과는 다른 의미로 통상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아바따는 온라인 게임에서 특정 역할을 담당하는 캐릭터를 칭하는 의미로 변하기 시작했고, 게이머들은 자신을 대신하는 캐릭터를 총칭하여 아바따라는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아바따의 정의는 굳어지기 시작했고, 이제는 통상적인 의미로 정착하게 되었다.
요즘 세대들이 자기 자신의 자아가 아닌 아바따를 통해 대리만족을 얻는 것은 인간존재의 불안감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이 인도 신화는 현대 사회와 동떨어진 주제가 아니라 오히려 현대 사회에 맞닿아 있는 소재가 된다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신화와 온라인 게임에 드러난 인간존재의 불안감와 상흔을 드러내어 치유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햄릿 아바따>는 말하자면 내 안에 존재하는 상반된 나의 모습 즉 선과 악, 남성성과 여성성, 낮과 밤의 세계를 이 세상에 존재하는 나와 내 상상력 속에 존재하는 나 즉 아바따를 통해 체험하도록 하고 이 여행을 통해 우리가 안에 갖고 있던 상처의 흔적(trauma)들을 치유해보자는 것이다. 이 작품은 때로 대면하고 싶지 않은 회한과 상처, 고통 등의 감정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마주함으로써 그 실체를 어루만지고 위로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