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06 (화)

  • 맑음동두천 26.0℃
  • 구름많음강릉 28.0℃
  • 구름많음서울 24.5℃
  • 맑음대전 25.8℃
  • 맑음대구 26.1℃
  • 맑음울산 22.5℃
  • 맑음광주 25.0℃
  • 구름조금부산 21.0℃
  • 맑음고창 25.3℃
  • 구름조금제주 18.9℃
  • 구름조금강화 22.5℃
  • 맑음보은 25.4℃
  • 맑음금산 26.8℃
  • 맑음강진군 22.8℃
  • 맑음경주시 28.3℃
  • 맑음거제 21.0℃
기상청 제공
월간구독신청

공연/전시/도서

국립극단 세계명작 클로즈업

'우리는 영원한 챔피언'

   
▲ 우리는 영원한 챔피언(사진=국립극단)

뉴욕드라마 비평가상, 토니상, 퓰리쳐상을

수상한 제이슨 밀러의 명작 ‘우리는 영원한 챔피언’

2014년 국립극단 가을마당을 아우르는 주제는 ‘자기응시’이다. 한국근대희곡, 세계 명작, 해외 고전을 두루 선보이며 현대사회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한국인의 정체성을 직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해외 명작을 소개하는 국립극단‘세계명작 클로즈업’의 첫 무대는 제이슨 밀러 작, 채승훈 연출의 <우리는 영원한 챔피언>이다. 미국의 극자가인 제이슨 밀러의 작품으로 스포츠와 정치, 남자들의 이야기가 역동감 있게 펼쳐지며 깊이 있고 세련된 웰메이드 연극의 전형을 보여준다.

‘우리는 영원한 챔피언’은 미국 소도시에서 시장선거를 중심으로 드러나는 온갖 비리와 술수, 위선, 부도덕, 성적 문란, 정체 상실 등의 문제가 마치 우리 사회를 판에 박은 듯 해 오늘날의 관객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번 작품은 형식적, 미학적으로 실험성 강한 작품을 선보여온 채승훈 연출가가 연출을 맡았다.

한 때 같은 고등학교 농구팀의 챔피언이었던 고교생들은 이제 지난날의 열정과 순수함을 잊은 중년의 남자들이 되었다. 오랜만에 재회한 이들은 같은 농구부원 이었던 조지 시코우스키의 시장 선거에 개입하게 된다. 이들의 인생과 정치는 공격과 방어, 역전과 반칙이 일어나는 농구 경기와 같다. 넷은 마치 농구 게임을 하듯 심리전을 펼치고, 전략을 짜고, 서로를 공격한다. 작품은 박진감 넘치는 대화를 통해 진행되며 숨겨왔던 그들의 얽히고설킨 부조리한 관계가 펼쳐진다. 여기에 우승을 위해 코치가 내렸던 지시가 무엇인지 알게 되며 그들이 쟁취한 승리의 비밀까지 드러나게 된다. 농구부원 시절 ‘지는 것은 죄악이다. 오직 이겨라’는 농구코치의 철학처럼 이들은 승리를 향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진다. 앞만 보고 달려온 다섯 남자들은 더욱 냉정해진 승부의 세계에서 과거의 영광을 다시 누릴 수 있을까. 이번 작품을 통해 우리사회에 깊숙하게 뿌리박힌 타락한 성공윤리에 대해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오랜 세월 동안 스포츠와 정치는 남자들의 전유물이었다. 작품은 약육강식의 세계를 대변하는 두 가지 장르를 넘나들며 수컷들의 본능과 실상을 파헤친다. 이번 작품에는 여성이 등장하지 않는다. 오로지 다섯 명의 남자 배우만이 무대를 꽉 채운다. 농구코치 역할을 맡은 박용수 배우는 드라마와 영화, 연극무대를 넘나들며 이번 무대에서도 깊은 내공의 연기를 선보인다. 여기에 현재 연극무대에서 활발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김태훈, 김동완, 이종무, 박완규 배우가 함께 한다. 채승훈 연출을 필두로 존재감 있는 베테랑 배우들의 열정과 조화가 잘 짜여진 연극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