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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전시/도서

관행을 유쾌·통쾌하게 깨는 코미디극장 전유성 대표

관행을 유쾌·통쾌하게 깨는
코미디극장 전유성 대표

   
▲ 엄청 컸던 도자기 깨지는 소리

8년 전 경북 청도로 내려갔다. 여러 지자체에서 제의가 있었지만 새로운 성전을 지어 이사하는 허름한 낡은 교회가 눈에 띄어 청도로 갔다. 중국집 철가방 모양의 건물을 지어 코미디극장을 세웠다. 40석 규모의 소극장으로 몇 개월 전 예약해야 공연을 볼 수 있다. 개그맨 시험에 3번 떨어진 사람은 무조건 받아주어 공부시키며 무대에 올려준다.

현재 유명 개그맨 중에 코미디극장 출신이 20여 명이다. 다양한 공연 중 2009년부터 시작한‘개나소나 콘서트’는 전국의 애완견과 반려인(人)들이 공연을 보러온다. 엄마 뱃속에서 음악을 듣던 아기들이 태어나면 7세까지는 공연장에 갈 수 없는 엄숙한 음악회를, 요절복통 웃음이 있는 클래식 음악회로 만들어 어린아이를 포함한 3세대가 같이 볼 수 있도록 했다.

청도군에서는 전유성의 코미디극장에 사람이 몰리는 것을 보며 한국코미디 창작촌을 기획하고 있다. 가을정취가 완연한 청명한 날 그의 서울 나들이를 살펴봤다.

글  김윤옥


오전 7시 삼청로타리 강연
11월 5일 조선호텔 아침 7시,‘이 시각에 깨어있는 날은 극히 드문데요’라며 좌중을 웃기는 말로 강의를 시작했다. 어눌한 말솜씨에 메인 MC보다는 대타로 방송에 참여하던 그에게 드디어 메인 프로의 주역이 되는 기회가 왔다.

11년 간 그 방송을 진행했는데 어느날 녹화 준비하러 가니 프로그램이 없어졌다는 황당한 갑의 행태에 서울 생활을 접고 청도로 갔다. 자동차를 타고 지나가다 눈에 띈 곳에 둥지를 튼 것이다. 코미디시장 1기를 모집해서 5기를 선발하기까지 14년에 거친 여정은 1기 때부터 순탄하지 않았다.

후원사의 부도로 뽑아 놓은 교육생 교육을 다 마치지 못하는 어려움에 닥쳤을 때도 그는 포기하지 않고 사비를 들여가며 약속을 지켰다. 그러는 사이 그의 사단이 만들어지고 유명개그맨도 배출하게 되었다. 그에게는 전국각지가 무대요 공연장이다.‘웃겨서 남 주자’는 모토로, 역발상 아이디어로 로타리 회원에게 역시 개그는 머리가 기발한 사람이 더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실제로 보여 준 강연이었다. 

저녁 6시 인사동 백영규 달항아리 전시회
 “도자기 깨는 소리 들어 봤나요? 인사동 한복판에서 그 소리 한번 들어 보시죠”

작가들이 맘에 안 드는 작품을 깨는 것은 누구나 알지만 그 소리를 들어 본 사람은 몇이나 될까? 인사동 아라아트 센터 3층 전시장, 무형문화재 고령요 토인 백영규 선생 전시회의 퍼포먼스, 도자기를 망치로 깨는‘챙그랑’하는 맑고 청아한 소리는 예상보다 훨씬 커 놀라웠다.

청도에 내려가 가깝게 된 인연으로 이날 사회를 보게 된 전 대표의 아이디어였다. 전시회 내내 깨진 항아리도 그대로 진열한다고 한다. 전시회에 온 손님을 즉석에서 불러내 서도소리 창을 하게하고 격식 없이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전시회 오픈식을 진행한다.

전 대표의 인간적인 진면목을 볼 수 있는 것이 하나 더 있었는데 기획·노래를 하는 최우인의 청을 받아줘 그가 노래를 발표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었다. 격식보다는 서로 모여 인사하고 마음 편히 정을 나누도록 배려한 마음이 따뜻해지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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