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대한뉴스]글·사진 이동현 기자
차 한 잔과 함께 혼자 몇 시간이고 앉아서 한가로운 오후를 보낼 수 있는 곳. 때론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칵테일 한 잔 할 수 있는 곳. 서울에서 이런 곳을 찾기란 여간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시끌벅적한 도심 속에서도 여유를 즐기면서 맛있는 차 한 잔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다. 서울시 마포구 합정동에 위치한 ‘솔내길’이 그 곳이다. 향기로운 커피향이 가득한 합정동 카페 골목 솔내길로 여러분들을 안내한다.
시끌시끌한 홍대 앞에서 한 블록 벗어나 서교동에서 합정역에서 가는 길목, 쉽게 말하자면 상수역 방향의 홍대 주차장 끝자락에서부터 합정역으로 가는 이면도로가 솔내길이다. 10여 년 전만해도 이곳 솔내길은 인적이 드문 조용한 주택가였다. 차츰 홍대 주변에 클럽들이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들로 시끄러워지자 중심에서 벗어나 한적한 솔내길에 개성 있고 독특한 카페와 와인바들이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했다.
카페마다 주인의 개성이 담겨 있는 간판
최근 들어 일반적인 카페 분위기에서 북카페와 대안공간, 헌책방과 레코드가게와 같은, 입과 귀와 눈 모두를 즐길 수 있는 문화거리로 탈바꿈하는 중이다. 홍대 주변에는 무엇이든 있다. 카페나 밥집은 말할 것도 없고 쇼핑센터, 영화관, 클럽까지 무엇 하나 아쉬울 것 없이 누리고 즐길 수 있다. 다만 홍대 주변에서 점점 사라져가는 것이 있다면 바로 여유다. 이 때문에 조용한 일상의 여유를 찾고자하는 이들은 포화상태에 이른 홍대를 벗어나 ‘이웃동네’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합정역 5번 출구로 나오면 큰 대로변과 빌딩만 가득해 이런 곳에 카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건물과 건물 사이의 골목으로 들어가자 대로변과는 다른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솔내길 카페 골목이 시작되는 입구부터 커피 볶는 냄새가 가득했다. 향기로운 커피 향에 이끌려 골목을 걷다보면 이색적인 카페들을 만날 수 있다. 양옥집을 개조해서 만든 카페를 비롯해 빌라 1층 모서리를 헐어내고 아담한 카페를 만들기도 하고, 가을볕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아담한 테라스는 유럽의 어느 노천카페에 앉아 있는 기분마저 들게 한다.
카페마다 주인의 개성이 듬뿍 담겨 있는 간판도 이 곳의 볼거리 중 하나다. 어디서 그런 아이디어가 나왔는지 신기할 정도로 각양각색의 독특한 간판들이 시선을 사로잡으며 그 가게 안은 또 어떻게 생겼을지 궁금증을 만들어내기에 충분했다. 아담하고 깔끔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모던한 카페에서부터, 소설부터 잡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책이 벽면을 가득 메운 북카페, 어른들의 장난감이라고 하는 구체관절인형을 전시·판매하며 인형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카페와 다양한 종류의 미니어처들이 카페에 가득 놓여져 있어 차를 마시는 잠시 동안은 어린 시절의 향수를 느낄 수 있도록 한 곳도 있다.
다양하고 개성 있는 카페들 즐비
또한 피아노와 기타 등의 다양한 악기가 있어 누구나 음악을 연주하고 감상할 수 있는, 차분하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음악홀을 연상케 하는 카페를 비롯해 1970~80년대 다방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분위기의 카페는 요즘 젊은이들의 취향에 맞게 변신해 사랑을 받고 있다. 이밖에도 너무나도 다양하고 개성 있는 카페들이 솔내길에는 즐비하다. 거리의 카페들은 미술관의 아름다운 그림들과 같이 사람들이 시선을 떼지 못하게 한다. 솔내길에 예쁜 카페들이 많다는 사실이 입소문을 타면서 요즘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많아졌다고 한다. 홍대에 비해 솔내길은 일반 가정집과 사무실 등이 많아 평일이면 너무나도 조용해서 여유를 느끼기에는 이보다 좋은 곳이 없을 것 같다.
최근 골목골목마다 대형 프렌차이즈 카페가 우후죽순으로 들어서고 있으며 한집 건너 한집이 카페일 정도로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이다. 똑같은 인테리어와 커피 맛은 새로운 것을 찾는 요즘 사람들에게 금세 식상해지기 마련이다.
또한 저렴하지 않은 가격과 함께 붐비는 사람들과 스피커를 통해 나오는 음악 소리가 뒤섞여 조용하고 여유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 어려워졌다.
그에 비해 합정동 솔내길은 가을을 흠뻑 느끼면서 여유를 부리기 제격인 동네이다. 테라스에 앉아 오고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독특한 향을 자랑하는 핸드드립 커피를 마셔보기도 하고, 서재 분위기의 북카페에선 연인이나 친구와 함께 달콤한 라떼 한 잔을 마시면서 책을 읽는 여유를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커피향이 가득한 합정동 솔내길에서 이번 주말에 좋은 추억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본 기사의 전문은 대한뉴스 2011년 11월호(www.daehannews.kr)에 자세히 나와 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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