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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탐방

수신제가/ 사회어른을 찾아-이어령

부족한 것을 채워나가는 것이 젊음이다.

[인터넷 대한뉴스] 글: 김윤옥 사진: 최경미

 

삶의 즐거움은 배고픈 상태에서 배부른 상태까지 가는 과정에 있다

 

3월호 ‘사회어른을 찾아 이어령 선생’을 취재하며 지면관계 상 미처 못 실은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적는다.

 

대한민국 젊은이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은, 젊은이들의 가장 약점은 자기가 늙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오늘의 노인들을 보면 거기서 자신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말이죠. 젊은이들은 자기가 절대로 늙지 않을 것처럼 생각하고, 젊음을 산다는 거예요.

만약에 자기도 그 사람들처럼 늙고, 마지막에는 두발로 걷는 힘 조차도 없어지는 늙은이가 된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젊은이의 그 순간은 아름다울 것입니다. 영원히 젊다고 생각하면 젊음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젊음이 빨리 스쳐 지나간다고 한다면, 어떻게 1초, 2초 그 값진 젊음의 순간들을 그렇게 낭비할 수 있겠습니까. 이런 이야기를 하면 욕을 먹을지 모르지만, 요즘 젊은이들이 ‘우리에게는 일터가 없다, 왜 일터를 안 만들어주나, 우리들에게 희망이 없다’라고 하는 것을 보면 나는 속이 상할 때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인간의 프로세스는 목마름과 같은 것이라는 거죠. 목마를 때 물을 마시면 갈증이 조금 씩 조금 씩 나아져요. 그런데 물을 자꾸 마시면, 마지막에 갈증이 사라지고 나서도 물을 마시면, 그것은 물고문입니다. 갈증이 나서 물을 마실 때 그 한 방울의 갈증을 축여주는 것이 물의 참된 의미지, 내가 갈증도 안 났는데 물을 마시면 그건 물고문인 것입니다.

고통이라는 거죠. 배고픔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의 즐거움이라는 것은 배고픈 상태에서 배부른 상태까지 가는 과정이지, 배가 다 부르고 나면 아무리 더 먹으려 해도 못 먹어요. 배가 불러 배가 터질 것 같은 고통은 더 못 참고, 숨도 안 쉬어지는 법이죠. 흥부가 박에서 쌀이 나오니까 그걸로 밥을 지어 마음껏 먹고, 배가 터질 것 같으니까 ‘아이고, 사람 살려. 나 죽겠네.’하면서 ‘그동안 배부른 놈들 어떻게 살았느냐’ 이게 직설적입니다. 아이러니컬한 풍자적인 장면이 나오는 거죠. 젊음은 목마르기 때문에, 배고프기 때문에, 그것을 채워가는 과정, 그게 젊음인 것입니다.

그런데 애 늙은이처럼 처음부터 배부르고, 처음부터 목마르지 않는 젊은이들, 그건 젊음이 아니다 이거에요. 나는 훨씬 오늘의 젊은이들보다 불행할 때 태어나서 전쟁을 겪었고, 식민지를 겪었고, 결혼할 때 셋방살이를 하면서 금붕어가 얼어 죽는 차가운 방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했기 때문에 나의 삶이 극적인 파동을 겪지는 않았지만 그 힘들었던 젊음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습니다.

오늘날 젊은이들이 절망한들, 예전 우리 세대의 젊은이들 같겠습니까. 6・25 전쟁 때, 식민지 때, 징용 끌려가고, 여자들 위안부로 끌려갈 때, 자살하는 사람들 없었습니다. 지금은 생명력이 그만큼 고갈되었습니다. 한마디로 이야기하면, 이미 널리 알려진 이야기지만 우리나라의 자살을 뒤집어서 읽으면 살자가 됩니다. 다시 한 번 생각해보세요. 자살을 뒤집으면 살자가 된다는 유행어를 여러분의 가슴에 새겼으면 합니다.

살자 살자 살자 하는 것.

 

살아야 하는 그 이유는 고통을 감소하고, 그 고통을 추려나가는 그 과정이 쾌락이랄까 즐거움이랄까. 배부른 사람에게는 쾌락이 없습니다. 목마르지 않는 사람에게는 쾌락이 없습니다. 목을 적셔가는 한 방울 한 방울에 즐거움과 행복, 허기를 조금씩 채워가는 한 톨의 밥알, 그 속에 행복과 쾌락이 있는 것입니다. 즐거움이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내가 젊은이들에게 줄 수 있는 약입니다.

 

 

 

 

 

 

 

 

 

 

 

 

 

 

 

 

 

 

본 기사의 전문은 대한뉴스 2014년 4월호(www.daehannews.kr)에 자세히 나와 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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