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호산업 채권단이 지난 18일 금호산업 지분 ‘50%+1주’를 7,228억원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7,228억원은 앞서 박 회장이 최종적으로 제안한 가격보다 181억원이 많은 금액이지만, 그룹지주사인 금호산업 경영권 확보를 위해 박 회장이 채권단이 제시한 가격을 거부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중론이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의 30.08%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고, 아시아나항공은 금호터미널·아시아나에어포트·아시아나IDT 주식을 100%를 보유하는 등 금호아시아나그룹 전체 지배구조의 핵심 계열사이기 때문이다. 이로써 금호산업 매각은 이르면 추석 전에 주식매매계약 체결을 통해 이루어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21일 박 회장에게 매각가격을 통보할 예정이다.
채권단의 제안을 받아들이면 금호산업은 박 회장에게 매각되고, 박 회장은 지난 2010년 워크아웃·자율협약에 들어갔던 그룹 계열사 대부분의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다만, 채권단은 박삼구 회장의 자금사정이 충분치 않은 만큼 통상 10% 수준의 계약금은 받지 않는 대신 연내 자금납부를 못할 경우 제재금으로 위약벌 5%(361억원)를 징구키로 했다.
박 회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워크아웃 과정에서 계열사 지분이 대폭 감소했고, 금호타이어 지분 7.99%도 채권단에 담보로 잡혀 있다. 현재 금호고속 매각대금 약 4000억원 이외에 뚜렷한 자금 조달 계획이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박 회장과 아들인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이 보유하고 있는 금호산업 주식은 각각 5.04%, 4.86%로 이를 담보로 대출받을 수 있는 금액은 400억~500억원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당장 박 회장 개인 신용대출 금액도 500억원 안팎이다.
업계에서는 박 회장이 금호산업 지분 인수 이후 60%에 달하는 지분을 담보로 담보대출을 받더라도 우호적 전략적 투자자를 동원해야 자금마련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략적 파트너로는 신세계, 롯데, 칸서스자산운용 등이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