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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노동

성남 성일고등학교, 인성바탕 맞춤형 교육 41년

‘선생님의 열정, 학생들을 이끌다’

사교육 열풍에 밀려 공교육의 위상이 점점 추락하고 있는 가운데, 내실 있는 교육을 위해 조용히 노력하는 학교가 있어 교육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올해 개교 41주년을 맞은 성남 성일고등학교(교장 이영옥)는 다양한 동아리 활동으로 인성교육에 힘쓰며 선후배 멘토링, 교과교실제 운영 등 맞춤 교육시스템으로 매년 많은 학생들을 서울 유수의 대학에 진학 시키고 있다. 학생들 스스로 미래를 꿈꾸며 자신의 삶을 개척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주는 평범한 듯하지만, 그래서 더 특별한 성일고등학교를 방문했다.
 
대한뉴스 10월호 내지 출력용1.jpg▲ 성일고의 1학년 4반 학생들이 멀티어학실에서 첨단 기자재를 활용해 영어회화 전담 선생님과 1대1로 영어회화 수업을 받고 있다(왼쪽 앞줄부터 고경환, 송경승, 안찬혁, 김민수, 김도환, 김현경, 남병수, 김준호, 노우석, 유희원, 신현우, 김동인, 김태규 학생 등).
 
학생들을 이끄는 선생님들의 열정
성일고등학교를 방문하여 인상 깊었던 것 중 하나는 바로 동아리활동. 발명반, 자연과학탐구반, 지리답사반, 역사탐구반, 경제토론반, 방송반, 편집반, 영어교육봉사 동아리인 성일 Tutors 등 수많은 동아리반이 있었는데, 이는 단순한 과외 활동으로 끝나지 않았다. 학생들은 활발한 동아리 활동을 통해 자신이 흥미 있어 하는 분야에 대해 실력을 착실히 쌓고 있었다. 이런 노력의 결과는 대외적인 수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발명반‘유레카’의 경우,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현대자동차 온드림 창의인성동아리의 운영 외에도 발명, 과학, 건축 등과 관련한 행사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대외활동과 함께 각종 전국대회에서 지속적으로 수상하고 있다. 2014년에는 미래창조과학부장관상과 교육부장관상 등을 받았다. 이런 동아리 활동들은 자연스럽게 대학입시로도 이어져, 현재까지 학생부종합전형을 통해 서울의 대학으로 진학한 학생들만 100여명이다.

자연과학탐구반은 이공계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에게 그에 맞는 소양을 쌓을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편집반도 교내 신문제작뿐만 아니라 다양한 교외 체험활동과 연계를 하고, 이런 외부기관 학생기자활동을 통한 포트폴리오 작성을 돕고 있다. 이밖에 각종 동아리반도 학생이 각 분야의 자질을 쌓아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진학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대한뉴스 10월호 내지 출력용2.jpg▲ 발명반 ‘유레카’의 학생들이 2014년 전국 창작로봇대회 출품하기 위해‘폐지 줍는 로봇’을 제작하였다. (왼쪽부터) 김상현, 임성빈, 이건우, 오재민, 류지우 학생.
 
이처럼 동아리활동을 통해 학생들에게 다양하고도 전문적인 지식전달이 가능했던 이유로, 성일고등학교의 이영옥 교장은 각 담당 선생님들의 열정적인 지도력을 꼽았다. 동아리활동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것은 학생들이지만 그것이 가능하도록 세부적인 기획과 운영은 개개인 선생님의 역량이기 때문이다. 예로, 봉사동아리의 지도 선생님은 매 주말마다 꾸준하게 지역 양로원으로 봉사를 다닌다고 한다. 그런 선생님을 보며 봉사부 아이들도 삼삼오오 따라다니다 보니, 어느새 여타 봉사동아리처럼 일회성에 그치는 이벤트에서 벗어나 실천하는 봉사를 할 수 있게 되었으며, 학생들도 봉사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현장의 인성교육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이렇다보니 자연스레 학생부 봉사활동 전형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영옥 교장은 “우리 학교 모든 선생님들은 방학 기간 중 동아리 관련 각종 직무연수를 통해 전문적인 지식을 함양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다른 학교 선생님들과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정보 교환 및 동아리의 질적 성장과 발전을 이루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발적으로 애쓰는 선생님들께 고마움을 전했다.
 
대한뉴스 10월호 내지 출력용3.jpg▲ 발표자 김혜란 선생님을 필두로 (왼쪽 앞에서부터) 전병도, 김민의, 김경자, 심화섭, 강명석, (오른쪽 앞에서부터) 임규섭, 안병수, 한유신, 전원태, 김정희, 소원섭 등 사회과 선생님들의 수업연구회 활동 모습. 교사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발족된 수업연구회는 재밌고 효율적인 교수·학습 방법에 관한 연구와 학생과 소통하는 독서 토론 교육, 과제별 수행 평가 등의 다양한 활동을 공유하며 함께 연구한다.
 
학생들을 위한 맞춤 교육시스템
성일고등학교는 대학교 진학을 목적으로 하는 인문계고등학교이기 때문에 학생들의 학업과 진학에 많은 신경을 쏟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와 관련하여 실시하고 있는 교육프로그램 중의 하나가‘교과교실제’이다. 이는 말 그대로 교과에 따라 특성화된 전문교실을 갖춰 수업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성일고는 영어, 수학 교과에 대해 각 3교실과 보조교실 하나를 구축하였고, 과학 교과는 2교실을 구축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런 교과교실은 배움 중심 수업, 수준별 지도 등으로 활용되며, 방과 후 심화반, 기초학력이 부진한 학생들의 공간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여기서 성일고만의 이념을 엿볼 수 있었다. 외부에 보이기 위해 상위권 대학의 진학률을 높이려 애쓰는 일부 학교와 달리, 성일고는 학생들 전체의 실력향상에 뜻을 두었다. 분석을 통해 학업이 부진한 학생들 중에는 학습 성취에 대한 동기와 자신감이 결여된 경우가 많다고 보고, 기초반을 교과교실에 우선 배치함으로써 기자재를 통해 시각적 효과 등을 직접체험하고 이해하여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유도했다. 또한 중·하급반을 위해 팀티칭 수업을 담당하는 ‘N+1’교사를 두어 개별지도를 하고 있다.
 
이외에도 성일고는 지역, 학생, 교사의 특성을 분석하여 재미있고 효율적인 교수·학습방법에 관한 연구를 끊임없이 하고 있다. 이 같은 맥락에서 책을 잘 읽지 않는 요즘 학생들을 위해 정기적으로‘독서 골든벨’을 진행한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학생들 중에는 학업역량부족 혹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진학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있을 수 있다. 이런 학생들이 여러 직업세계를 두루 경험하여 새로운 진로를 찾고 또 다른 배움의 길을 열어주기 위하여‘특성화교육전문과정(직업반)’을 운영하고 있다. 실질적인 직업교육을 위해 외부 기관에 학생들을 위탁하여 진행하고 있으며, 2학년 2학기 중반에 각종 직업학교에서 성일고를 방문하여 직업반에서 기술을 익히기 원하는 학생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개최하고, 학생들도 실제 직업학교를 방문하여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비전을 정한 학생들은 3학년 때 자신이 선택한 직업학교에서 수학하게 되며, 이들만으로 한 학급을 편성하고 담임교사를 배치해 집중지도를 실시하고 있다. 현재 학생들은 전문건설공제조합기술교육원, 대한상공회의소 경기 인력개발원, 한국 폴리텍대학, 한서항공 직업전문학교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을 익히고 자격증을 취득하고 있으며, 그 분야에 대해 애착이 생겨 다시 전공 공부를 하기 위해 대학에 진학하기도 한다.
 
성일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보다 현실적인 진로교육을 실시하기 위해‘선후배 멘토링’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선배에게 길을 묻다’라는 주제로 이뤄지는 진로 캠프이다. 약 50여 곳의 직업군에서 종사하고 있는 선배를 초청하여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소강연회와 진로상담을 진행하여‘꿈이 없다’라고 말하는 학생들에게 목표와 자신감을 심어준다. 이때, 단순히 대학진학과 관련된 선배만을 초청하는 것이 아니기에, 학생들은“선배의 생생한 노력과 실패 그리고 성공의 경험담을 통해 공감하고‘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대한뉴스 10월호 내지 출력용4.jpg▲ 본지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는 (오른쪽부터) 김남현 교감, 김규호 교감, 이영옥 교장.
 
성일고에서는 기존 교육에‘다섯가지를 높이자는 뜻’을 더한‘하이파이브(High five)’운동을 통해 학교의 기본교육에 충실한 인성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이는 일명‘APECG’운동이라고도 불린다.
 
먼저‘A’는 감사(Appreciation)를 뜻한다. 이영옥 교장은 특별히‘감사’를 첫 번째로 내세운 것에 대해“생활 중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면 긍정적인 사람이 되고, 긍정적으로 사물을 볼 때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에너지가 나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음으로 'P'는 자긍심(Pride)으로, 이는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게 하고 일에 관한 성취도를 높여주기에, 학생들이 저마다의 자리에서 자긍심 있는 삶을 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세 번째‘E’는 예의·예절(Etiquette)로, 성일고 학생만큼은 예의와 예절을 함양하여 완숙된 인성을 갖추자는 의미이다. 네 번째‘C’는 보살핌(Care)으로, 남을 배려하는 자세를 뜻한다. 이는 아이들이 자라기까지 직접적으로는 부모님, 선생님에서부터 간접적으로 국가와 사회 등 많은 도움으로 가능했기에, 그것을 다시 돌려주라는 의미이다. 마지막으로‘G’는 성적(Grade)이다. 이 교장은“인문계 고등학교인 만큼 제대로 수업을 받고 학교의 교육활동에 성실히 임하여 스스로 담아갈 수 있는 모든 것을 담아간다면, 상위학교로 진학을 하거나 사회에 나가거나 이때의 공부가 주춧돌이 되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영옥 교장에게 오랜 교직생활을 하는 동안 추구한 교육관에 대해 물었다. 그는“살아가면서 겪는 고난은 좋은 에너지가 될 수 있기에 자신이 처한 현실이 힘들더라도 그것을 승화·발전시켜야 한다.”며,“이것에 교육이 밑거름이 되어야 하며, 교육으로 희망을 심어주고 꿈을 실어줄 수 있다면 이는 우리가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인성교육은 아이들의 마음을 알아주고 이해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며,“그래야 교사와 학생사이에 신뢰가 쌓이고, 신뢰를 바탕으로 한 참 된 교육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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