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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그가 가는 곳엔 기적이 일어난다 ‘엘리트 경찰에서 1등 CEO로’ 뚝심의 김석기

노사화합 토대위에 사상최대의 경영성과 경찰시절부터 빛난 ‘소통’ 과 ‘업무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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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의 적자규모가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다. 정부정책사업과 해외자원개발 등으로 인해 악화된 재정 건전성은 공기업 정상화 추진으로 회복중이지만 여전히속도는 더디다. 기초연금과 무상보육 및 국민연금등으로 사회보험지출이 증가추세라 국민 부담도 커지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가 2014년 1,378조원, 한국전력공사가 56조원, 예금보험공사가 41조원의 적자를기록했다. 이에 본지는 편집회의를 열고 경영과 관리,인사 및 노사관계, 서비스등 다양한 항목을 고려해 재정건전성이 좋고 건강한 공기업을 선정해‘올해의 공기업’분야로 취재했다.
 
취임 첫날, 출근길에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이 ‘낙하산 인사’라며 출근을 저지했다. 그는 발걸음을 돌리지 않고 김포국제공항 건물 한켠에 임시 사무실을 만들었다. 국회 국정감사를 앞둔 상태여서 야전침대를깔고 밤새 일했다. 밤에 몰래 사무실에 들어갈 수도 있지만 그는 거절했다. 떳떳하게 들어가고자 한 그의 진심이 노조에 전해졌다. 얕은수를 쓰거나 거짓 없이 천천히 다가간 그에게 노조는 대화를 시작했다. 그의 취임 1주년, 노조는 그에게 축하 꽃다발을 안겨줬고 노조 간부들과 해맞이 등산과 같은 노조행사에 꼭 초대받는 요인이 되었다. 진심은 통하기 마련이고 결과로 말하기 마련이다.
 
2.jpg▲ 취임을 반대하던 노동조합원들과 함께한 새해맞이 산행을 통해 인화를 다지고 있는 김석기 사장(원 안)
 
김석기 한국공항공사 사장은 2015년도 한국의 최고경영인상 시상식에서‘한국의 최고 경영인상(혁신경영 부문)’을 2년 연속 수상했다. 사장취임 이후 한국공항공사의 대내외 성과는 화려하다. 2014년 당기순이익은 사상 최고치인 1,735억원을 달성해 전년 대비34.9% 증가했다. 11년 연속 흑자경영으로 무차입경영, 금융부채 없는 건실한 재무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는 2014년 556억원의 정부 배당금을납입하여 국가재정에 기여하고 있는 우량 공기업으로탈바꿈했다. 공기업하면 ‘방만경영’, ‘적자경영’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다니는데 김 사장은 각고의 노력끝에 공기업의 인식을 완전히 바꿔놨다. 특히 항공수송 분야에서 KTX와 같은 경쟁교통수단이 늘어났고엔저 현상 등의 불리한 대내외 경영여건에도 불구하고, 핵심공항 차별화 육성전략과 지방공항 맞춤형 활성화 노력을 통해 항공여객 수송에서 6,166만명을 기록(전년 대비 11.7% 증가)했다. 다양한 저비용항공사들을 지원해 여객분담률이 대폭 확대된 것과 많은 국민들이 편리하고 저렴하게 항공교통을 이용할 수 있게되었고 지방공항으로의 적극적인 취항유도로 인해 지방공항이 활성화되어 경영 실적이 좋아졌다. 특히 적자를 면치 못했던 대구공항과 청주공항의 흑자전환은말 그대로 괄목할 만하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정부에서 진행한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최우수등급인 A등급을 획득한 효자공기업이 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뿐만 아니라 서비스 수준도 전 세계 1위 공항임을 입증했다. 고객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는 고객센터 KS인증 등으로 김포공항이 국제공항협의회(ACI, AirportsCouncil International)에서 주관하는 세계공항 서비스 평가 ‘5년 연속 1위’로 명예의 전당에 올랐고, ‘항공업계의 노벨상’이라는 세계항공교통학회(ATRS)의 2015년 공항운영 효율성 평가에서 제주공항을 비롯한 주요공항들이 유례없는 싹쓸이 수상을 하는 등 아시아지역 최고 공항임을 증명했다.
 
3.jpg▲ 최초로 임명된 한국공항공사 여성 지사장들 (좌측) 이미애 대구지사장, (우측) 홍기효 청주지사장. 김석기 사장은 여성직원들이 제대로 인정받고 있지 못하다며 이들을 발탁했다.
  
항공기 소음피해를 겪던 주민들이 공항에 감사패를전달하는 이례적인 일까지 벌어졌다. 감사패는 항공기 소음대책 지역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주민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민원해결에 기여한 의미로 수여됐다. 공항공사는 1994년부터 항공기 소음대책지역의 주택과 학교에 방음시설, 냉방시설 설치 등의 소음대책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고 작년까지 소음대책사업비로 3616억원을 지원했다. 올해는 335억원을 들여주택 냉방기 6,137대, 방음시설 397호, 학교·기초생활수급자 냉방 전기료 등을 지원했다. 특히 김포공항은 단거리 국제선을 최대 4개까지 추가로 개설하는 제2차 항공정책기본계획(2015~2019년)이 확정된 상태여서 추가 소음피해가 우려되고 전국의 많은 공항(군공항 포함)에 소음피해를 호소하는 소송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어난 일이라 더욱 이례적이다. 한국공항공사는 “김포공항의 소음대책 영향권에 있는 양천구 주민들이 공사의 지원활동에 감사패를 전달한 것은 전국최초” 라면서 “소음대책사업에 대한 진정성과 최근 지역주민의 공항견학 행사 등의 소통노력이 결실을 맺은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석기 한국공항공사 사장은 “소음대책지역 주민들로부터 감사패를 받아 더욱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국민과 국가의 공익증대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특히 우리나라 대표 관문인 김포공항이 지역주민과 국민에게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5.jpg▲ 김석기 사장(사진 우측)이 2015년 최고경영인상을 받은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에 취임한 그는 가장 먼저 소통에 관심을 쏟았다. 공사 직원 1,800명 하나하나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 위해 ‘CEO 우체통’을 가장 먼저 만들었다. 공사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일방적인 지시나 알림이 아니라 직원 개개인과 전자우편을 주고받으면서 의견을 표시하고 전달하는 일들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했다. 또 기술직이 행정직보다 홀대받는다는 지적에 인사실장을 아예 기술직으로 발탁했으며 여성 직원들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측면을 고려해 공사 설립 이후 최초로 대구와 청주 지사장을 여성으로 임명했다. 전례없는 일이라 김 사장의 걱정이 앞섰지만 믿고 발탁해준 사장에 대한 보답으로 독하게 일 한다고 한다. 흑자를 내야 한다는 각오로 심지어 대구공항 지사장은 중국 음식점에서 짜장면만 먹고, 청주공항 지사장은 아예 검정 매니큐어를 쓴다고 귀띔했다. 멀리 떨어져 근무하는 부부 사원들의 고충을 감안해 희망자에 한해 같은 지역에서 근무하도록 하기도 했다.
 
김석기 사장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경찰이 되고자 전투경찰에 지원했고 아버지가 경위로 퇴직한 해 간부 후보 출신 경위로 경찰에 입문했다. 일본 경찰대학, 오사카 영사와 도쿄주재관 등 7년간 일본의 선진 경찰시스템을 공부한 뒤 범죄, 피해자보호 및 지원제도를 국내에 첫 도입하는 등 경찰 간부들 사이에서‘일본통’으로 불렸다. 또 경찰 마스코트를 고안한‘포돌이 아빠’이기도 하다. 김석기 사장이 인천 연수경찰서장 재직 시절 고안하고 만화가 이현세씨가 그린 포돌이는 당시 이무영 서울경찰청장에게 제안해서 서울경찰청 마스코트로 사용하다 경찰 전체의 마스코트가 됐다. 서울경찰청장 시절 그는 법과 원칙을 중시하고 불법 시위에는 강력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줘 경찰 내에서 원칙주의자로 통했다. 사장은 오랜 경찰 생활 가운데 용산 사태가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법과 원칙을 지키는 정당한 법 집행이었지만, 현장진행과정에서 생긴 인명피해로 인해 가슴 아프고 고통스러웠다는 그는 책임감에 청장직을 사퇴했다. 자신이 옷을 벗지 않고 부하 중 누군가가 옷을 벗었다면 그런 지휘관이 조직을 어떻게 통솔할 수 있겠냐는 그의 말에 많은 부하직원들이 감동했고 안타까움과 눈물이 퇴임식장을 가득 채웠었다. 심지어 부하직원들이 자필로 쓴 천 몇 백장에 이르는 편지를 모아 발간한 책도 있을 정도니 그가 얼마나 부하직원으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는지 짐작할 수 있다.
   
사실 김 사장의 뛰어난 소통과 업무능력은 경찰시절부터 빛났다. 연폴·수폴·포돌이 창안, 허리케인 테제베 부대 창안, 어린이 명예경찰제도 창안, 명예독도경비대 창설, 우리는 수서경찰·경북경찰 노래 작사,스텔스 그린포스 부대창설 등 경찰 내적으로 다양한분야에 업적을 남겼으며 외적으로 경찰외교에서도 탁월한 역량을 보여주기도 했다. 부시 미국 대통령 방한경비, 일본 경시총감과 수도경찰총수회담, 미8군 사령부 장성들과의 친교 등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만큼많은 경력이 있지만, 특히 동경 경시청 총감이 당시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일을 손에 꼽을 수 있다. 일본왕이 있는 동경의 경비 책임자가 지역을 벗어나는 일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지만불문율을 깨고 김 청장과의 인연으로 서울을 방문했다. 방한했던 요네무라 토시로우 경시총감은 국제화되고 있는 사이버 범죄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양 기관의사이버수사 부서간‘핫라인’을 개설하는 등의 수사공조체제를 구축하는 데 합의했고 양국의 치안과 공조체제를 공고히 다졌다. 그간 다녀간 일본 주재경찰영사만 해도 수십 명이었을텐데 특별히 그를 기억하고초대에 응했다는 사실은 큰 의미가 있다. 그가 보여준한일 경찰외교는 60만 교포들에게 큰 힘이 되었다는평을 받고 있다. 그랬던 그가 경찰제복을 벗는 건 쉽지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김 사장은 당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경찰, 경찰관 모두가 자긍심을 갖고 국민에 봉사할 수 있는 선진 일류 경찰을 만들겠다는 신념으로 이것저것 연구하고 준비하는 등 꿈이 컸는데 그 꿈을 접을 수밖에 없어 개인적으로 많이 아쉽고 경찰 제복을 입는 순간이 가장 행복했다”고 사퇴의 소회를 밝힌 적 있다. 하지만 경찰시절지켜오던 준법정신과 원칙에 대한 깐깐함은 그가 어디에 가든 그를 빛나게 하는 큰 자산이 되어오고 있다.
 
4.jpg▲ ‘애국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김포공항 입구에 설치된 1만 송이의 LED 무궁화동산
 
한국공항공사는 2014년 국가상징물 선양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이 표창은 태극기, 무궁화 등 국가 상징물의 보급에 적극 앞장서는 유공자 및 유공기관에 수여되는 상이다. 한국공항공사는 대한민국의 관문인 공항의 시설물을 활용한‘국가 브랜드 상징화’계획의 일환으로 전국의 주요공항에 초대형 태극기를 게양했고,태극문양 슈퍼그래픽(도장도안)을 적용한 관제탑과 공항 표식사인을 교체했다. 특히 김포는 17년만에 김포와‘Gimpo’에서 김포‘웰컴 투 서울(Welcome toSeoul)’이라는 문구를 첨가한 표식사인으로 교체했다.김사장은“김포공항은‘가미카제 특공대’(자폭 특공대) 비행장으로 이용됐던 일제강점기의 아픔과 6·25전쟁 때 공항 사수를 위해 목숨바친 국군의 애환이 있고, 파독 광부·간호사들이 가족과 눈물의 이별을 한곳이라서 태극기가 더 깊은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그의 태극기 사랑은 유난스럽다. 올해 광복 70주년을 맞아 김포공항 입구의‘조국에 드리는 탑’아래에LED로 수놓은 1만 송이의 무궁화동산을 열었다. 항공기 승객에게 태극기를 나눠주기도 하는 등 애국심을고취시키는 다양한 활동을 했다. 그 맥락으로 회사 경영에도 마찬가지로 신입사원 면접시 꼭‘태극기에 대한 경례’의 의미 같은 질문을 빠뜨리지 않는다. 평상시 정기조례 때도 투철한 국가관과 애국심을 강조하고 직원이나 직원 자녀가 결혼할 때 가정용 태극기세트를 선물한다.

6.jpg▲ 일본경찰대학 유학시절인 1990년, 도쿄의 일본대학교 강당에서 열린 졸업문화제에서 무대에 올라 아리랑을 열창하고 있는 김석기 사장
 
이는 일본 유학시절과 공직생활 경험에서 비롯됐다. 그는 재일동포가 어려운 환경에서도조국을 위해 헌신하는 것을 보고 애국충정을 다짐했고 1990년 일본경찰대학 유학시절 경찰 동기 380여명 중, 유일한 외국인으로 동료들에게 무시당하는 느낌을 받았지만 좌절하지 않았고 당시 졸업문화제에서500여명이 바라보는 무대에서 동포 무용교사의 춤에맞춰 한복을 입고 직접‘아리랑’을 불러 박수갈채를받기도 했다고 한다. 그는 외국인에게는 한국에 온 것을 환영하는 의미로, 내국인에게는 조국에 돌아온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 태극기 게양만큼 좋은 것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외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들어올 때 가장 먼저 눈에 보이는 것은‘김포(Gimpo)’가 아닌‘대한민국’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고 말했다. 작년 항공여객이 6,000만명을 넘어서면서 긍정적인 국가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 중요한기능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민국을 세계적으로 띄운’김석기 한국공항공사사장에게, 그리고 그가 있는 기업의 수상내용, 뛰어난 생산성, 경영효율성과 한단계 높은 공항운영전략을 하나하나 열거하기엔 지면이 부족하다. 무엇보다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을 중시하는 ‘우문현답’(우리들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의 원칙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창조적 마인드, 원칙과 약속을 지키는 경영원리에 해답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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