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얀마에서는 대통령을 선출할 때 간선제로 치러지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구성된 상·하원 합동회의가상·하원 각각 1명씩 2명의 후보를 지명하고 군부도1명의 후보를 추천한다. 미얀마 차기 대통령은 내년 2월로 예정된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3명의 후보 중 최고 득표자가 차기 대통령이 되고, 나머지 두 명은 부통령이 된다. NLD는 상·하원 전체 의석의 절반 이상을 확보해 이들이 내세운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실시되고 있다. 하원에서 다수당이 된NLD는 추가 개표상황에 따라 상원에서도 다수당이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NLD의 이번 총선 승리가 확정되면서 미얀마는 1962년 군부쿠데타 이후 53년만에 민주화를 이루게 됐다. 비록 총선에서 패했지만 미얀마 군부는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전체 의석 25%에 달하는 166석을할당받기로 되어 있어 집권당의 주요 정책에 거부권을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을 확보해둔 상태이기도 하다.거기다 군과 경찰권을 장악하는 등 미얀마 내에서 여전히 영향력이 막강한 군부가 NLD 정권이 권력을 차지하도록 둘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인 상황이다.
영국인 마이클 애리스와 결혼해 영국 국적의 아들 2명을 두고 있어 수치 여사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외국 국적의 배우자나 자녀를 둔 사람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수 없도록 한 미얀마 헌법 조항에 따른 것이다. 수치 여사의 정치적 영향력이 커지자 군사정권은수치 여사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수 없도록 2008년헌법을 개정했다.
그러나 수치 여사는 “대통령직 위의(above thepresident) 지도자로서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할 것” 이라며 “집권당의 승리를 이끈 지도자로서 내가 내리는 모든 결정을 막지는 못할 것” 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수치 여사는 모든 개표작업이 완료되면 테인 세인대통령, 민 아웅 흘라잉 육군참모총장, 슈웨 만 국회의장 등 현 집권세력 대표자들과 4자 회동을 갖게 된다. 회동에서는 군부와 일정 부분 권력을 나누는 비교적 평화로운 형태의 정권 이양방안과 개헌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국제사회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미국은 미얀마에 평화적인 정권이양과 아웅산 수치 여사의 대통령 선출을위한 개헌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대선전에 개헌을 통해 수치 여사가 대통령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축하한다.” 고 전한 뒤, 다음날인 13일 수치 여사에게 전화를 걸어 총선 승리와 민주화 정권교체를 축하한다는 말을 전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아웅산 수치 여사에게 축하를 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반 총장은 “이번 총선에서 수치 여사가 이끄는 NLD가 거둔 승리가미얀마의 군부 통치 단절에 있어 중대한 성취” 라고 강조했다.
중국과 일본, 인도 역시 수치 여사의 집권에 대비해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도 지난 6월수치 여사를 중국으로 초청해 직접 면담했다. 이는 미얀마 정부의 친서방 행보를 미리 견제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됐다. 중국은 미얀마 군부정권과 우호 관계를구축하며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왔었다. 지난 11월 기자회견에서 수치 여사도 “중국과 관계 개선을 희망한다.” 고 밝힌 바 있다. 인도는 중국을 방어하기 위한 방편으로 미얀마와의 관계 개선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고, 일본은 최근 몇 년간 미얀마와의 경제 관계를 확대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