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 발달할수록 지적재산에 대한 중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런 지적경쟁시대에 국가나 기업의 핵심적인 경쟁력 지표로 기술무역수지배율을 꼽는다. 기술무역수지배율이란 기술수출액을 기술수입액으로 나눈 배율을 말한다. 국내에 염료기술이 없던 시절, 외국에서 전량 수입하던 피혁염료를 자체적으로 개발, 수입품들을 대체해 1989년‘국산화 개발을 통한 수입대체’로 석탑산업훈장을 받은 바 있는 기업을 알아봤다.

피혁용 염료 연구생산에만 매진해 온 전문업체 진웅산업(회장 김종웅)은 1980년 설립됐다. 당시 진웅산업은 외국에서 피혁염료 원재료를 수입해 제품을 만들어서 파는 사업만 했었다. 수입에만 의존하던 당시 염료산업을 주도한 유럽 회사들의 횡포에 단순히 도매상 역할만 하던 김회장은 외국산 염료를 우리의 기술로 만들어보겠다는 결단을 하게 된다. 수입에 의존하던 염료를 우리 손으로 만들게 되면 외국산 염료를 빠르게 대체할 수 있으며 가격경쟁력이 있는 데다 그동안 쌓아온 영업망과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외국산 염료와의 경쟁이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피혁염색은 섬유염색과는 달리 높은 기술이 필요하다. 또 양질의 피혁은 국제표준시험방식에 따라 유해물질 함유 여부에 대한 검사가 까다롭기 때문에 쉽게 시작하기 어려운 산업이다. 대기업도 관련분야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꺼린다. 하지만 진웅산업은 1992년 진웅종합연구소를 설립해 합성염료 개발에 모든 자원을 투자한다. 연구자를 모으고, 유럽에서 은퇴한 기술자들을 데려와 선진기술을 배웠다. 이런 노력과 자체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얻은 기술은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다는 기술에 대한 자부심으로 이어진다. 그런 노력이 빛을 발해 비발암물질을 이용한 합성염료 개발에 성공한다.

진웅산업은 그동안 1989년 무역의 날을 기점으로 두 번의 산업훈장을 받았고 외환위기 시절에도 중소기업대상을 받은 기업이 되었다. 연구소에서 자체개발한 염료는 현재 전 세계로 수출되고 있으며 염색공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점은 공장에서 파견하는 기술서비스팀이 국내외 구분없이 방문해 문제점을 해결한다. 국제표준 시험방식에 따라 생산하고 검사하는 제품은 높은 신뢰도를 자랑한다. 이런 연구성과로 인해 1997년에 영국의 로이드 품질검정기관(Lloyd's Register Quality Assurance)으로부터 ISO 9001을 획득하고 1999년에 ISO 14001 인증을 취득함으로써, 국제적 기준의 품질경영뿐만 아니라 국제환경 기준에 적합한 환경친화적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염료산업은 1980년 이후 사양산업으로 전락하기 시작했고 값싼 중국기업의 등장으로 인해 국내 기업들은 중국행을 택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생존전략을 펼치기 시작했다. 진웅산업은 피혁염료 업체에서 첨단전자재료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Organic Light Emitting Diodes)를 생산하는 업체로 변모한다. 에너지 절약과 석유수입 절감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과 오래전부터 구상하던 녹색산업으로써 기업의 차세대 고부가가치 사업이 되리라는 김 회장의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OLED란 형광성 유기화합물에 전류가 흐르면 빛을 내는 자체발광현상을 이용한 디스플레이로 LCD에 비해 반응속도가 천배 이상 빠르고 자연색에 가까운 색을 낼 수 있다. 또 낮은 소비전력과 얇은 크기의 차세대 고부가가치 디스플레이를 말한다.
진웅산업은 2000년 OLED재료사업부를 창설해 석·박사 등 50여명이 함께 연구개발에 나서 2012년 경기도 양주에 검준공장을 지으면서 국내외 디스플레이 업계에 첫 제품을 출시하는 등 첨단재료산업의 강소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 독일, 일본 등 글로벌 소재기업이나 대기업 단위에서 주도하던 OLED는 평균단가가 일반염료에 비해 수천배나 비싼 제품으로 중소기업단위에서 뛰어들 분야가 아니었다. 하지만 35년간의 염료 노하우를 집약시켜 생산한 높은 품질의 OLED재료는 작년 대형패널업체와 계약을 체결하고 OLED TV재료를 납품하게 됐다. 진웅산업의 또 다른 주력산업인 플라스틱 OLED 조명재를 개발중에 있으며 연간 4000t 이상의 염료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는 진웅산업은 올해는 이보다 두세 배 이상의 생산을 목표로 삼고 있다. 작년 한국산업대상을 수상하는 등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진웅산업은 더 낮은 구동전압, 효율성은 높으면서 수명은 긴 OLED전용유기물질의 기술향상에 매진하고 있으며 OLED와 태양광을 접목한 자가발전 조명 개발을 목표삼고 있다. 전력이 필요 없는 가로등으로 국민들이 밤에도 안심하고 돌아다닐 수 있는 한결 밝은 세상을 만든다는 계획으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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