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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일반

멈춤(Stop)이 민주주의의 핵심가치이고 행복한 사회로 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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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문화가 그 나라 문화수준의 척도이다

미국에서 잠시라도 거주하거나 여행을 하다 보면 부러운 것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아름다운 국립공원들, 세계 최고 수준의 질 높은 대학들, 글로벌 경제를 선도하는 혁신 기업들, 그러나 필자는 그 무엇보다도 미국의 교통질서에 가장 부러움을 느꼈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면 필자가 1998년 스탠퍼드 대학 연수 시절 샌프란시스코에 정전사고가 발생한 사건이 있었다. 그 복잡한 도심 사거리에서 교통신호등이 먹통이 되었는데도, 차량이 서로 얽히거나 정체되거나 하는 일이 하나도 없이 선입선출의 원칙(먼저 온 차가 먼저 나감)에 의해서 자연스럽게 교통이 소통되는 것을 보고 놀란 적이 있었다. 도심지를 도보로 걸을 때도 모든 것이 보행자 위주로 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비록 신호등이 없는 거리라 할지라도 STOP 표시가 있으면, 사람들이 보든 안 보든 차량은 일단 정지한 다음 좌우를 살핀 후에 지나간다. 특히, 보행자가 건널목에 서 있으면 언제나 먼저 지나가라고 손짓을 해준다. 필자가 1년 이상 미국에 거주하면서 신호등이 없는 건널목에 보행자가 서 있는데 차량이 먼저 지나가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그 많은 다민족 사회에서 별의별 사람들이 다 있을 텐데 정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런 데서 세계를 이끄는 미국의 힘이 나오지 않나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우리나라의 보행 중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OECD 국가들 가운데 두 번째로 많다고 한다. 1년에 교통사고 때문에 사망자가 5,000여 명에 달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는 난폭운전과 보복운전에 대한 처벌 수위도 높였다. 그런데도 경찰이 난폭운전과 보복운전에 대해 단속한 결과를 보면, 하루 평균 17명꼴로 검거되고 있다고 한다. 도심 도로에서 정지 신호등이 켜져 있는데도 차량이 쏜살같이 지나가는 것을 흔히 볼 수 있고, 또 신호등이 없는 도로 건널목에서는 언제나 차량이 우선이고, 보행자는 눈치를 보면서 건너 다녀야 하는 실정이다. 오죽하면 우리나라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차 조심해라”라는 말을 입에 달고 있을까. 교통문화가 그 나라 문화수준의 척도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나라는 모든 분야에서 난폭운전과 보복운전의 사례들이 너무나 많이 발생하고 있다. ‘빨리빨리’의 귀신에 씌어서 그런지, 사람들은 운전대만 잡으면 마치 미쳐버리거나 돌아버리는 사람같이 과격해지고 난폭해진다. 이런 거친 행동들은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가진 자들의 갑질은 우리 사회를 하이에나 사회로 만드는 난폭운전이다

우리 사회는 조금이라도 더 가진 사람들의 갑질이 유난히도 심한 사회이다. 미국의 유명한 TV 토크쇼의 진행자였던 오프라 윈프리는 “남들보다 더 많이 가진 것이 있다면 그것은 축복이 아니라 사명이다.”라고 했는데, 우리 사회는 소유의 개념을 소명으로 보지 않고 특권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최근 들어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재벌 2,3세들의 갑질 사건들은 우리 사회를 마치 하이에나 사회처럼 비참하게 만들고 있다.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의 땅콩회항사건, 블랙야크 강태선 회장의 항공사 직원 신문지 폭행사건, 몽고식품 김만식 회장의 운전기사 폭행사건, 대림산업 이해욱 부회장의 운전기사 폭행사건, MPK(미스터피자)그룹 정우현 회장의 경비원 폭행사건, 현대BNG스틸의 정일선 사장의 운전기사 폭행사건 등은 정말 우리를 슬프게 하는 사건들이 아닐 수 없다. 대림산업 이해욱 부회장은 운전기사에게 “사이드 미러를 접고 자신과 눈이 마주치지 않게 고개를 돌리고 운전하라.”, “앞지르는 차가 있으면 들어오지 못하게 공간을 주지 말고 운전하라.”고 하는 등의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면서, 1년 동안에 운전기사를 40명 정도 갈아치울 정도였다고 한다. 현대BNG스틸 정일선 사장은 운전기사에게 A4용지 140매에 달하는 ‘매뉴얼’을 만들어 놓고, 수시로 폭언과 폭행을 했는데, 사장이 “빨리 가자”고 하면 운전기사는 맞을까 봐 신호와 차선, 과속카메라를 모두 무시하면서 운전을 해야 했고, 그 결과로 한 달에 과태료만 5~600만원 정도 나왔다고 한다. 제대로 된 선진국의 재벌들은 그렇지가 않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면, 핀란드에서는 1921년도부터 각자의 소득에 따라 각종 벌금을 누진 적용하는 ‘일수벌금제’를 실시하고 있는데, 2009년 핀란드의 최고급 명차 생산회사인 핀리틸라그룹의 야리 바르 회장은 허용속도보다 1㎞ 과속으로 11만 2천 유로(약 2억원)의 벌금을 물게 돼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일이 있었다. 이제 우리나라의 가진 자들, 특히, 재벌 2,3세들은 정말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어느 정당의 백보드 내용처럼 ‘정신 차리자 한순간 훅 간다.’라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님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국회의원들의 특권은 우리 사회를 왕조시대로 돌리는 역주행 난폭운전이다

우리나라의 국회의원들만큼 국민에게 사랑을 받지 못하는 국회의원들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오죽하면 국회의원들을 국해의원(國害議員)이라고 부를까. 이런 한국의 국회의원들과는 정반대의 국회의원들이 스웨덴에 있다. 스웨덴에서는 국회의원이 최고의 직업도 아니고, 돈도 못 벌고 특권 같은 것도 없다. 스웨덴 국민은 그들의 국회의원들이 ‘세계에서 가장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는 정치인’이라고 칭찬을 한다. 평균 노동시간은 주당 평균 80시간으로 일반 국민의 2배 이상이라고 한다. 국회는 일 년 내내 문을 닫지 않고, 보통  월급쟁이들처럼 매일 국회로 출퇴근해야 한다. 그렇다고 관용차나 차량유지비를 지원하지도 않는다. 버스나 전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든지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서 출퇴근한다. 또 스웨덴 국회의원은 혼자서 일한다. 자료를 챙겨줄 보좌관이나 가방을 들고 따라다니는 비서관이 따로 없다. 1명의 정책보좌관이 4명의 의원을 공동으로 보좌한다. 의원 사무실에 전화를 받아주는 사람조차 없다. 국회의원이 직접 전화를 받고 스케줄도 관리해야 한다. 하지만 의원마다 발의하는 의안 수는 4년 임기 중 평균 100여 건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국회의원들은 1인당 연간 1억 4천만 원의 세비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보다 잘 사는 정치 선진국인 프랑스, 영국, 독일보다 높은 수준이다. 45평이 넘는 사무실, 9명의 보좌관과 비서관을 두고 있어, 국회의원 1인당 연간 7억원의 국민 세금이 들어가고 있다. 매월 차량 유류비 110만원, 차량유지비 36만 원, 통신요금 연간 1092만원, 국고지원 외국시찰 연 2회 이상, 매년 1억 5000만원까지 정치자금 모금 등 모두 200가지가 넘는 특권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하는 일은 별로 없어 국민에게 불신과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모두가 왕조시대에서나 있을 법한 역주행의 난폭운전이다. 이제는 난폭운전을 멈추어야 한다. 너절한 모든 특권 내려놓고 진심으로 국민을 섬겨야 한다. 그래야 나라도, 그들도 산다.

필자소개
필자는 본지 상임고문으로 공직생활 28년(감사원, 국가청렴위원회) 중 국장급 직위에만 10년 이상 근무했습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대한민국과 공직사회의 반부패 개혁을 위해 연구활동을 계속하고 있으며, 본지에 우리나라 정치, 사회의 다양한 문제에 대해 칼럼을 기고하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 중 사회비리척결에 대한 내용이나 주제가 있으면 대한뉴스 편집국으로 연락바랍니다.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으며, 제보해 주신 분의 신분보장을 약속드립니다.
대한뉴스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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