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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아시아에 女風 강타…아웅산 수치, 차이잉원, 응웬 티 킴 응언, 그레이스 포

미얀마 실권자·대만 첫 여성 총통·베트남 첫 국회의장·필리핀 대선 선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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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시아는 여성 정치인 전성시대라고 해도 될 정도로 여성 정치인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미얀마 민주화 영웅으로 추앙받는 아웅산 수치 여사부터 대만 역사상 첫 여성 총통인 차이잉원을 비롯해 베트남 첫 여성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응웬 티 킴 응언, 5월 대선에서 필리핀 세 번째 여성 대통령을 꿈꾸는 그레이스 포까지 모두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정치 무대에서 정치력을 인정받고 있거나 국가 지도자로 촉망을 받고 있다. 먼저,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미얀마의 민주화 영웅 아웅산 수치 여사는 작년 총선에서 압승하며 사실상 최고 실권자가 됐다. 수치 여사는 아웅산 장군의 외동딸로 27년간 민주화 운동을 벌여 온 것으로 유명하다. 수치 여사는 남편과 두 자녀가 외국 국적이라 대통령에 오를 수는 없지만 54년만에 출범한 미얀마 문민정부의 대통령에 자신의 측근인 틴 초를 앉히고 자신은 외무장관과 대통령실을 담당하는 장관으로 입각했다. 또 특별법을 통해 국가 자문역에 올라 실권자로서 대통령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수치가 지난달 7일 첫 공식성명으로 발표한 것은 군부정권 시절 투옥됐던 정치범 전원을 석방하는 것으로, 현재 남아 있는 정치범은 100명 안팎, 정치문제로 투옥된 인사는 400여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헌법 개정을 통해 2020년 대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1월에는 105년 대만 역사상 첫 여성 총통이 탄생한 데 이어 국민당도 최초로 여성 주석을 배출했다. 민진당 차이잉원 주석이 총통 선거에서 승리하며 8년만에 정권 교체를 이뤄냈고, 지난달 26일 시행된 국민당 주석 보궐선거에서 홍슈주 전 입법원 부원장(우리의 국회 부의장)이 당선됐다. 차이 총통 당선인은 대만 소수민족 출신으로 법대 교수를 거쳐 2000년 천수이볜 정부 시절 대륙위원회 주임위원(장관급)으로 정치권에 입문, 입법위원(국회의원)과 행정원 부원장(부총리)을 거쳤다. 차이 총통 당선인과 신임 훙 주석은 지난 총통 선거에서 경쟁을 벌였던 주인공이었다. 당시 홍 부원장은 국민당 주리룬 주석에게 후보 자리를 내주고 중도 하차했지만, 이번 주석 보궐선거에서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선됐다. 차이 총통 당선인은 대만 독립 성향이지만, 훙 신임 주석은 친중국 성향으로 분류된다. 한편, 차이 총통 당선인은 아시아에서 부친이나 남편의 후광효과 없이 정상에 오른 첫 번째 여성 지도자로 기록됐다.

공산당 일당체제의 보수적인 베트남에서 첫 여성 국회의장이 탄생했다. 지난 3월 31일 베트남 국회 응웬 티 킴 응언 부의장이 베트남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국회의장으로 선출됐다. 응언 부의장은 이날 95.5%의 득표율을 획득, 국회의장직을 맡게 됐으며, 선출 직후 선서를 하고 의장직에 곧바로 올랐다. 베트남에서 국회의장은 공산당 서기장, 국가주석, 총리 다음인 권력서열 4위다. 베트남 국회의원 500명 중 여성 비중은 약 25%다. 응언 신임 여성 국회의장은 올해 나이 61세로 베트남 남부 출신으로 재무부, 무역부 차관 등 정부와 공산당 주요 보직을 거쳐 노동보훈사회부 장관 등을 지냈고, 5년 전부터 국회의원으로 활동했으며, 2013년 정치국원에 임명됐다. 정치국은 공산당의 핵심기구로, 응언 의장은 개방적이고 대외관계도 원만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등 공산당 안에서 신임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는다.

필리핀에서는 오는 5월 치러지는 대선이 4파전으로 굳어진 가운데 입양아 출신의 그레이스 포 여성 상원의원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아기 때 버려진 입양아 출신인 포 의원의 양아버지는 유명 영화배우인 故 페르난도 포로 2004년 대선에 출마했다가 떨어졌다. 포 의원은 한때 미국 시민권자였던 관계 때문에 필리핀 10년 거주 등 대선 후보 요건을 갖추지 못해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보자격을 박탈당했지만, 대법원이 지난 3월 이를 뒤집는 판결로 기사회생한 바 있다. 2013년 상원의원에 당선된 포 의원은 남다른 출생 배경, 성장과정, 양부의 인기, 무소속 정치인으로서의 때 묻지 않는 이미지를 바탕으로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포 의원은 일자리 창출, 빈곤 해결, 경제성장을 위한 외국인 투자규제 완화 등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3월 여론조사 결과, 포 의원이 28%로 2월 조사 때보다 2%포인트 상승하며 여전히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두테르테 다바오시 시장이 24%, 비나이 부통령이 21%, 로하스 전 내무장관이 20%를 기록했다. 포 의원이 5월 대선에서 승리하면 코라손 아키노 대통령,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 여성 대통령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