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1일 탄핵 위기에 몰린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국제사회의 지지를 촉구하고자 유엔본부 방문을 강행했다. 호세프 대통령은 야권과 사법부의 반대에도 파리 기후변화협정 서명식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했다. 이에 앞서 국제기구들은 호세프 대통령 탄핵 시도를 강하게 비판했고, 호세프 대통령은 18일 TV연설에서 하원 탄핵안 통과사실을 두고 탄핵 시도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힌 바 있다. 브라질은 리우 올림픽이 3달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대규모 실업과 정치 스캔들로 대규모 시위대가 거리를 점령하고 있다. 현재 브라질의 실업자 수는 1년 전 300만명에서 무려 세배 이상 급증한 1천만명에 달하는 상황이다. 물가 상승률은 9%를 넘고 있으며, 임금은 4% 이상 감소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브라질 경제가 3%대 역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올해 3.5%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브라질 증시는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 기대감에 24% 가까이 상승했고, 지난달 11일 탄핵 의견서를 채택한 직후 6%대 급등하기도 했다.
브라질 하원은 17일 전체회의 표결을 통해 호세프 대통령 탄핵안을 찬성 367명, 반대 137명, 기권 7명, 표결 불참 2명으로 통과시켰고, 상원은 특별위원회를 구성했으며, 특별위원회는 25일 심의와 토론, 탄핵 심판을 거쳐 상원 전체회의 표결에서 81명 가운데 54명 이상이 찬성하면 탄핵안은 최종 가결된다. 이렇게 되면 호세프 대통령은 퇴출당하고 남은 임기는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이 대신하게 된다. 지난 2010년 브라질의 첫 여성 대통령으로 당선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은 비교적 유복한 가정에서 자랐지만, 반정부 무장투쟁 조직에서 게릴라 전사로 활동하다 1970년 체포돼 3년 동안 옥살이를 했다. 출소 이후 합법적인 정치투쟁을 하다 2001년에는 룰라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게 된다. 2003년 룰라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호세프 역시 장관과 대통령 실장 등을 역임했다. 그리고 2010년 브라질 최초의 여성 대통령에 당선됐으며, 2014년 재선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브라질 경제위기와 집권당의 부패비리로 지지율이 폭락하면서 17일 하원에서 탄핵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을 주도하고 있는 의원 중 상당수가 뇌물수수와 부정선거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하원의장과 상원의장, 부통령 역시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