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제조업체의 체감경기가 5개월만에 반등했다. 건설업 등 비제조업 체감경기도 나아졌다. 한국은행이 3월 31일 발표한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를 보면 3월 제조업의 업황 BSI는 68로 2월 63에 비해 5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 연속 내림세를 기록하다 5개월만에 상승 전환한 것이다. 다음 달 업황 전망BSI도 70으로 전월보다 4포인트 올랐다. BSI는 기업 체감경기지수로, 지수가 100 이상이면 경기를 좋게 보는 기업이 많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이번 조사에는 전국 법인기업 3313곳 중 2790개 업체가 참여했다. 기업 체감경기가 반등한 것은 그만큼 경기 불확실성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수출기업의 업황 BSI는 70으로 전월보다 9포인트 올랐고, 내수기업도 66으로 2포인트 올랐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전달과 비교했을 때 각각 7포인트, 3포인트 상승했다.
제조업체가 꼽은 경영애로사항으로는 내수부진(24. 6%)과 불확실한 경제상황(20.4%)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 중 경쟁심화와 내수부진을 선택한 기업의 비중은 전월보다 상승했지만, 불확실한 경제상황을 선택한 기업의 비중은 하락했다. 비제조업의 체감경기도 나아졌다. 비제조업의 업황 BSI는 전월보다 4포인트 상승한 68을 나타내면서 5개월만에 상승 전환했다. 4월 업황 전망 BSI도 71로 4포인트 올랐다. 매출 BSI의 3월 실적은 77로 1포인트 상승했으나 4월 전망은 80으로 전월과 같았다. 채산성 BSI의 3월 실적은 84로 전월과 같았으나 4월 전망은 85로 1포인트 하락했다. 자금사정 BSI의 3월 실적은 85로 4포인트, 4월 전망도 85로 1포인트 상승했다. 비제조업의 가장 큰 경영애로사항도 내수부진, 경쟁심화 등이 상대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경제심리지수(ESI)는 91로 전월보다 2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ESI 순환변동치는 1포인트 하락한 88로 집계됐다.

가계와 기업의 심리에도 봄바람이 불었다. 같은 날 통계청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2월 전체 산업생산은 0.8% 늘었고, 제조업 생산은 3.3% 올라 6년 5개월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반도체(19.6%), 금속가공(12.5%) 등 생산이 많이 늘었다. 자동차와 스마트폰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내수가 되살아나고 있는 분위기다. 국내 스마트폰시장에서 갤럭시S7과 LG G5 출시효과로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3월 스마트폰 판매량은 역대 최단기간인 20일만에 1000만대 이상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갤럭시S7 덕분에 전달 대비 10%가량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역시 G5 출시 첫날 1만 5천대 팔리는 등 전작 대비 3배나 판매량이 증가했다. 휴대폰 판매대수도 지난 2월 대비 약 10% 늘어났다. 고가의 프리미엄폰 판매가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경제적 여력이 생겼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한국은행은 3월 소비자심리지수(CSI)가 4개월만에 올라 100을 기록한 데 이어 기업의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각종 지표도 일제히 반등했다고 밝혔다. 개별소비세 인하와 신차효과, 프로모션 등으로 올해 1/4분기 자동차 내수판매는 총 36만 8492대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특히 오는 6월까지 연장된 개별소비세 인하효과와 봄철 신차 출시가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긍정적 회복신호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수조정 속에서도 수출부진이 완화되고, 경제심리가 반등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자동차와 스마트폰 시장을 중심으로 3월 들어서부터는 국내 경기가 꿈틀거리는 모습이다. 지난 2월 제조업을 중심으로 생산지표가 크게 개선되면서 전체 산업생산이 증가세로 전환됐다. CSI에 이어 BSI도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제조업 매출지수 중 내수판매는 80으로 5포인트 올라 10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보였다. 3월 들어 지표가 완화된 것은 맞지만, 전문가들은 경기 하방리스크는 있다고 내다봤다. 2월 소매판매는 1.8% 줄어 두 달째 감소중이고, 전문소매점(면세점) 판매실적이 1.9% 감소했으며, 대형마트 판매도 1.5% 감소했다. 소비자와 기업 모두 불투명한 경기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설비투자는 6.8% 감소했고,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광공업 생산이 3.3%로 많이 늘어났지만, 제조업 재고도 2.1% 증가했다. 문제는 최근의 지표상 회복이 지속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기저효과와 정책 효과는 시간이 갈수록 사라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은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1월 발표 때보다 0.2%포인트 하향 조정할 예정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