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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솔개그늘

단양경찰서 여성청소년계 이강록

                                                          단양경찰서 여성청소년계 이강록


(대한뉴스 한은화 기자)=단양이 참 아름답구나! 점심을 일찍 먹고 대성산 허리를 감고 도는 산책길을 걷는다. 대성산은 해발 380m로 단양읍 별곡리의 단양경찰서 뒤편에서 상진리까지 연결되는 단양읍의 주산(主山)이다. 얼마 전 단양서로 전입해 새로운 마음을 다지며, 금년의 개인적 과제로 건강과 사색을 선택했는데 대성산이 이와 맞아 떨어져 점심시간을 이용해 걷고 있는 것이다.


()가 있는 언덕에 올라 가끔씩 소풍(?) 온다는 멧돼지 가족이 있나 두리번거리다 순환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니 어느덧 이마와 등에 땀이 흐른다. 이른 봄이긴 하지만 햇빛 또한 제법 따갑다. 봄볕에는 며느리를 내보낸다는 말이 떠올라 손바닥으로 그늘을 만들어 그 속에 얼굴을 숨겨본다. 보잘 것 없는 손 그늘이지만 조금 시원해짐을 느끼며 솔개그늘이 그리울 때가 있다는 조상들을 생각했다.

 

솔개그늘! 이는 음력 220일이 흐리면 대풍이 든다는 말이 있는데 이 때 날씨가 맑으면 솔개의 그림자만 끼어도 좋겠다는 농부들의 염원에서 나왔다는 말이 보편적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24절기 가운데 열한 번째 절기인 소서(小暑)의 뙤약볕에서 일하는 농부들은 날아가는 솔개가 드리운 그늘도 고맙게 반긴다는 것으로, 곧 사라져 허망할 것 같으면서도 농심을 적시는, 작지만 고맙기도 한 묘한 맛이 감도는 말인 것 같다

 

좋은 계절, 희망과 새 생명을 약속하는 찬란한 봄! 기품 있는 소나무 사이로 새소리를 들르며 걷다가 갑자기 적막함을 느낀다. 사람이 없다. 그렇다 코로나19’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바이러스의 공격으로 지구 전체가 고열에 신음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정부, 의료진, 봉사단체, 뜻이 있는 시민과 익명의 천사들이 하나 되어 보이지 않는 적을 맞아 전쟁을 치른다. 콧등에 밴드를 붙인 간호장교의 의연함과 마스크와 함께 대구를 응원하는 의리남 그리고 물밑에서 선전하고 있는 영웅들이 힘을 모으고 있다.

 

희망이 보인다! 바이러스의 공포를 두려워하지 않고 사회의 안녕질서 유지를 위해 노력하는 모든 분들, 특히 사명감으로 자원한 의료진, 언제나 믿음직한 119, 그리고 치안 최 일선에서 흔들림 없이 대처하며 혼란을 틈타 양심을 파는 범죄꾼들을 소탕하여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책임을 수행하고 있는 선, 후배 동료 경찰관 등 살신성인으로 몸을 던진 많은 사람들이 있어 극복의 희망이 멀지 않았음을 직감한다.

 

그러나 시민들은 불안과 갈증을 호소하고 있다. 이때 모두가 조금만 더 힘을 내 불안과 갈증을 보듬는 솔개그늘이 되어보면 어떨까, 허망하게 사라질 보잘 것 없는 그늘이라도 농부에게는 희망과 뙤약볕을 가리는 방패로 작용하지 않았던가! 어려운 시기, 모두가 동참하는 작은 질서와 배려 이것이 솔개그늘의 희망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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