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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탐방

도심 한가운데서 만나는 경동시장 내 청년몰 “서울훼미리”

상생과 매출 두 마리 토끼 잡는 전통시장 재생
맛보기의 힘 한식·일식·중식·분식·제과·공방 등 업종 다양

경동시장은 1960년 설립돼 올해로 64년 된 전통시장이며 100년 후 미래세대에 전달할 서울미래유산으로 인정했다. 최근에는 현대화 사업으로 지붕이 설치되어 날씨와 상관없이 언제나 방문해도 된다. 또한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가 복고풍을 즐기면서 시장을 찾고 있어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기자는 경동시장을 다닌 지 몇십 년째인데 ‘청년몰 서울훼미리’가 생겼다는 것을 얼마 전에야 알았다. 청년몰은 2019년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이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조성했다. 직접 청년몰 서울훼미리를 찾아가 여러 가지 음식을 먹어본 경험을 소개한다. 한편, 작게나마 경제에 이바지했다는 자부심도 있다.

청년몰 가고 싶은데 어떻게 가냐고?

청년몰 조성 취지는 전통시장 내 비어있는 공간 또는 낙후된 공간을 활용하여 청년상인을 입점시키고, 젊은층을 끌어들여 시장의 활성화와 청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것이다. 청년몰 찾아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 경로가 있지만 제기역 2번 출구로 나와서 경동시장 사거리에 있는 ‘경동시장 광성상가 4’ 게이트를 통해 들어가자. 경동시장 신관 3층에 자리하고 있다. 잘 모르겠으면 상인들에게 물어보면 친절하게 알려준다. 청년몰에 들어서면 왕언니네, 파도식탁, 청산제과, 봉차우 등 20개의 청년상점이 있다. 중앙의 공유공간 훼미리룸은 공유주방, 요리수업, 생일파티, 세미나실, 온라인강의, 라이브방송 등 대관하여 사용할 수 있다. 지금부터 직접 먹어본 몇몇 맛집을 소개한다.

왕언니네 분식 - 둘도 없는 찰떡궁합 김밥&라면

늘 먹어도 먹어도 맛있는 분식의 유혹은 참기 힘들다. 김밥, 쫄면, 국수, 떡볶이, 라면 등 20여 종류가 있다. 하나가 빠지면 너무나 허전해 왕언니김밥과 쫄볶이를 주문했다. 김밥은 이름만큼 속재료가 많이 들어가 크기가 커서 한입에 넣기가 힘들 정도였다. 쫄볶이는 쫄면과 달콤한 떡볶이를 번갈아 가며 먹는 재미도 있었다. 여기가 바로 분식 맛집으로 인정이다. 박은희 사장에게 미니 인터뷰를 요청했다. 찾는 사람은 많은지, 장사는 잘되는지 물었다. “전통시장 내 3층이다 보니 지나가다 눈에 띄는 곳이 아닙니다. 홍보하면 궁금해서 찾아오고 한 번 오신 분들이 또 찾습니다. 잘 나가는 메뉴는 왕언니김밥이죠. 취향에 따라 다르지만 쫄볶이를 좋아하시더라고요. 직접 양념장을 만들어서 사용합니다. 시제품도 써봤는데 반응이 별로였습니다. 그런데 분식이 쉴 틈 없이 손이 많이 가는 요리더군요. 김밥 한 줄에 속재료가 얼마나 많이 들어갑니까. 몸이 힘들어도 고객과 무언의 약속이라서 앞으로도 열심히 장사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이곳뿐만 아니라 소상공인들 정말 대단한 분들입니다. 모든 분께 응원합니다”라고 말했다.

파도식탁 - 최우수상 수상 메뉴인 미소연어덮밥 인기

시장에서 장을 보다가 갑자기 초밥이 먹고 싶어졌다면 파도식탁을 방문해 보자. 메뉴는 초밥, 회덮밥, 매운탕, 사시미, 우동, 물회, 튀김 등 선택의 폭이 넓다. 특히 이곳 대표 메뉴는 미소연어덮밥이다. 전국청년상인요리대회에서 수상을 거머쥔 특별한 요리이다. 물론 먹어봤다. 연어 맛은 아는 맛인데 된장소스가 입맛을 돋웠다. 각종 채소와 밥을 섞어 먹어도 좋고 밥 위에 연어 한 점 올려 먹어도 별미다. 미소 된장국으로 입가심하고 또 먹으면 미각이 춤을 추듯 자꾸만 음식에 손이 간다. 윤지훈 셰프와 미니 인터뷰를 나눴다. “시장 내에서 채소 구입은 편하지만, 수산물은 새벽시장에 가서 경매 현장을 살펴보고 가격을 확인해서 물건을 구입합니다. 음식의 퀄리티를 높이고자 배민이나 쿠팡 등 배달앱을 이용하지 않습니다. 바라는 점은 홍보가 많이 되면 좋겠고, 칼을 다루다 보니 다치지 않고 무사히 일을 마쳤을 때 보람을 느낍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요리 경력 18년의 베테랑이다. 주나이지리아 대사관저 총괄 셰프였으며 미국 하얏트 호텔, 하나투어 티마크 호텔 등 특급 호텔에서 일했다.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군대 시절 대대장 표창, 인천향토요리대회 은상 수상, 전국청년상인요리대회 최우수상을 받았다.

청산제과 – 국산 고창팥 사용한 물고기빵 · 달빵

디저트의 신세계가 열렸다. 바로 청산제과다. 청산처럼 풍요로운 자연을 디저트로 표현하는 곳이다. 이웃 어르신들께 디저트로 행복을 대접한 ‘우리동네 선한가게’에 선정됐다. 대표 제품은 달빵과 물고기빵이며 그 외 팥빙수, 쿠키, 호두바사삭 등이 있다. 특히 팥앙금은 국산 고창팥을 정성 들여 끓여 만들고, 당일 산란한 무항생제 친환경 프리미엄 달걀, 자연산 야생화 꿀, 뉴질랜드 100% 우유 버터, 미국산 프리메라 통호두를 잘라 구운 호두를 사용해 믿고 먹을 수 있다. 이지은 대표와 짧게 이야기를 나눴다. “제과제빵 분야에서 화과자를 주로 연구했습니다. 일반 화과자는 매우 화려하고 색소를 쓰는데 색소를 쓰지 않으면서 건강한 디저트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항상 오시는 분들이 찾아와서는 왜 제품이 없냐고 하십니다. 하루 정해진 양만 만들고 있습니다. 많이 필요하면 예약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청년몰 창립 멤버로 5년째 같은 자리에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있다. 온라인 판매도 겸하고 있다.

 

봉차우 – 우삼겹얼큰쟁반짜장 · 봉짬뽕 · 마늘탕수육의 맛성지

전국 어느 푸드코드든 빠지지 않는 메뉴는 단연코 중식이다. 이곳 청년몰의 중국집은 중국어로 볶는다는 뜻의 ‘차우’와 정봉우 대표의 이름 중에 봉을 합쳐 ‘봉차우’다. ‘봉우가 새로운 중국 음식을 맛있게 볶다’라는 뜻. 정 대표는 한화 호텔 리조트에서 10년간 일하다가 다른 지역에서 청년몰을 하고 있던 선배의 소개로 2019년 서울 경동시장 청년몰에 지원했다. 그 후 서울훼미리의 창립멤버로 지금까지 꾸준히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이미 SNS 맛성지로 유명하다. 정봉우 대표에게 성공비결을 물었다. “우선 메뉴 개발에 많은 노력을 했어요. 시그니처 메뉴인 우삼겹얼큰쟁반짜장은 퀄리티는 호텔급이고 값은 저렴한 메뉴가 없을까 고민하다가 호텔처럼 안심이나 채끝을 토핑할 수는 없어서 우삼겹을 함께 불맛 나게 볶았더니 반응이 폭발적이었죠. TV에도 자주 나왔습니다.”라고 했다. 정 대표는 코로나 시기에 주변 상인들을 대상으로 장사해 다행히 살아남았고 시장에서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고 주변 상인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또 이곳 청년몰 서울훼미리에 입점할 때부터 성공해야 한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피나게 노력했다고 한다. 지금은 성공했다고 자부한다며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고 호탕하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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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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