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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북한 - 한류에 빠져드는 북한

조용히 변화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

[인터넷 대한뉴스] 글 편집국

 

 

 

최근 종편방송 채널A의 ‘이제 만나러 갑니다’ 프로그램을 보다가 재미있는 정보를 접하게 됐다. 북한에서는 지금 얼마 전 종영된 ‘별에서 온 그대’의 김수현앓이가 상당하다고 하는데, 북한에 남한의 영화나 드라마가 몰래 퍼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터라 그다지 놀랍지는 않았다. 그런데 문제는 북한 사람들이 즐겨보는 남한 프로그램 2위와 3위가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과 시사교양 프로그램 ‘6시 내고향’이라는 것이다.

이 이야기가 그저 재미있는 이야기로 들릴지 모르지만, 이 속에는 숨겨져 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 영화나 드라마는 같은 언어를 쓰고 있어 쉽게 공감대를 느낄 수 있지만, 웃음코드가 있는 예능 프로그램은 문제가 다르다.

주체사상과 반미사상에 관련된 북한의 코메디와 2014년 남한의 예능은 문화적 정서의 격차가 상당히 클 수밖에 없다. 그런 이유로 북한 이탈주민이 남한생활에 정착했는지를 확인하는 방법으로, 예능 프로그램을 보고 방청객이 웃을 때 동시에 웃을 수 있느냐로 구분한다고 한다.

북한 주민들의 이 같은 변화는 남한 영화나 드라마를 그만큼 많이 접해 내용이 식상해져 예능 프로그램으로 단순히 관심이 옮겨 왔거나, 남한의 웃음코드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다는 반증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6시 내고향’을 시청한다는 것은 남한의 도시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낙후된 시골의 모습까지 북한 사람들이 직접 확인하면서 남한의 실체에 접근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북한이 남한의 방송파를 차단하기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북한 주민들은 남한의 방송을 시청하지 못한다. 대신, 90년대 중반부터 배급이 중단되는 고난의 행군시기에 장마당이 활성화되면서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침투하기 시작했다.

배급이 중단된 상태에서 북한 주민들은 집에 있는 물건을 장마당에 내다팔아 생명을 연장했고,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죽은 아사자만 수백만에 이른다고 한다.

고난의 행군시기 처음에는 생필품 위주로 물건이 거래되다가 중국의 단동이나 강폭이 좁은 두만강에서 밀수가 시작되면서 중국, 일본, 남한의 제품들이 거래되었다. 이 중에서도 남한의 제품은 상품의 질이 뛰어나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에게 상당히 인기가 있다고 한다. 이러한 변화가 지속되면서 남한의 가요나 영화, 드라마가 북한의 주민들에게 보급되고 있는 것이다.

초기에는 USB와 MP3 같은 휴대용 저장장치에 남한의 가요를 담아 들었는데, 이 물건들은 중국에서 최신음악으로 다운로드 받아 들여오거나 장마당에서 비밀스럽게 접촉해 물건을 맡기고 다음 날 찾아가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남한의 문화를 접한 사실을 들키게 되면 단련대로 끌려가거나 심할 경우 정치범 수용소나 처형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남한의 영화나 드라마는 중국을 통해 CD형태로 북한에 밀수입 되는데, 초기에 영화나 드라마 CD를 파는 사람이 1만원에 물건을 받았다면 2~30만원에 물건을 판매한다고 한다. 그만큼 단속이 심하기 때문에 가격이 폭등하기도 하지만, 주로 한 회씩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시리즈물로 판매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남한에서 방영된 프로그램이 일주일이나 열흘 정도면 북한 주민의 손에 들어간다고 한다.

여기에서 상기해 봐야 할 것은 북한 노동자의 평균월급이 3,000원 내외로, 미국 1달러가 북한돈 9천원 정도인 것을 감안한다면 상당히 높은 금액임을 알 수 있다. 북한은 김정은 시대에 들어서서 천재지변이 없어 이전보다 먹고 살기가 조금 좋아졌지만, 아직도 노동자의 월급으로 쌀을 사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때문에 남편이 출근하면, 전업주부(가두녀성)는 장마당에서 장사해 생계를 유지해 나가는 것이다.

처음에 장마당을 단속하던 북한도 네 번의 화폐개혁으로 인해 주민들이 돈을 풀지 않자 장마당을 활성화하는 정책으로 바뀌어 비가 새지 않도록 장마당 천정공사를 해주고 있으며, 장마당은 어느새 북한 경제의 한 축이 되었다.

장마당에서 거래되지 않는 물건이 없다. 최근에는 휴대폰이나 중국판 카카오톡인 웨이신(微信)이 보급되기도 했다. 그만큼 폐쇄적인 사회인 북한이 빠르게 개방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체제유지와 주변국의 지원을 끌어내기 위해 대외적으로 긴장국면을 조성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북한의 무연탄 수출량이 40% 급증하고 있는 것도 체제유지를 위한 통치자금 마련방안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이렇듯 국내외적으로 모순에 빠져있는 북한의 더 큰 문제는 바로 국가안전보위부 등 지도층의 도덕적 해이에 있다. 북한 주민들이 남한 영화나 드라마를 보다 적발되면 단련대나 보위부에 끌려가게 되는데, 돈을 주면 웬만해서는 풀려나는 경우가 많고, 압수한 CD나 재생기기는 본인이 집에 가서 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심지어 자신들이 보고 싶은 영상은 중국에서 밀수입해서 들어오기도 한다고 탈북자들은 증언하고 있다.

북한 주민들의 단속 피하는 방법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초창기 북한 주민이 남한 드라마를 보면 국가안전보위부가 집 안의 전력을 차단시켜 CD를 압수해 끌려갔다면 이후에는 중국에서 전원이 꺼져도 CD를 꺼낼 수 있는 기기를 가져와서 보위부의 눈을 피했고, 최근에는 중국산 디지털기기 ‘EVD 플레이어’가 대량으로 유통됐는데, 일명 노트텔이라고 불리는 이 기기는 CD와 DVD, USB까지 바로 재생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 기기에 북한 드라마 CD를 얹어놓고 USB로 남한 드라마를 보다가 단속반이 뜨면 단속에 걸리기 전에 빨리 USB만 빼면 단속을 피하기 쉽기 때문이다.

이처럼 북한에서 남한의 방송 프로그램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데, 이는 단순히 방송 한 편을 시청하는 게 아니라 북한 주민들이 변화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고난의 행군시기로 인해 무너진 사회주의체제 경제는 이제 장마당 경제체제로 변화하면서 북한 주민들의 생활양식뿐만 아니라 사고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장마당에서 외부정보가 유입되면서 북한은 내부적으로 변화를 거듭하고 있지만, 외부적으로는 체제유지를 위해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면서도 관광특구 개발로 인한 외화벌이에 급급한 실정이다.

하지만 이것은 하나의 현상일 뿐, 북한 주민들이 방송 프로그램을 본다고 해서 남북한 공감대 형성의 토대가 마련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섣부른 예측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주민들이 변화하고 있는 것은 통일을 앞당기는 하나의 단초가 될 수 있다. 적어도 통일 후 남북의 문제발생 가능성이 아주 조금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은 조금 더 인내를 가지고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자세부터 가져가야 할 것이다.

 

 

 

 

 

본 기사의 전문은 대한뉴스 2014년 7월호(www.daehannews.kr)에 자세히 나와 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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