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런던=연합뉴스) 이성한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앞두고 스코틀랜드를 중심으로 `반(反) 잉글랜드' 티셔츠가 판매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스코틀랜드 애버딘과 글래스고, 에든버러에 매장을 갖고 있는 슬랜트 킬츠라는 한 의류업체가 남아공 월드컵에 진출한 잉글랜드를 제외한 어느팀이라도 지지한다는 내용의 `잉글랜드만 빼고 아무 팀이나'(ABE. Anyone but England)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온라인 및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이 업체의 온라인 매장에는 "스코?랜드는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웃 잉글랜드를 가볍게 비꼬기 위한 셔츠"라고 소개돼 있다.
영국은 정치 경제적인 이유로 합병해 `영국연합왕국(United Kingdom)' 이라는 이름으로 묶여있지만 지역적 앙금이 남아있어 축구 국제대회에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등으로 나누어 출전한다.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는 잉글랜드만 본선에 진출했다.
실제 잉글랜드와 프랑스 사이에 국가 대항 축구 경기가 열리면 스코틀랜드 사람들은 대부분 프랑스를 응원할 정도다.
현지 경찰은 애버딘의 상점을 찾아가 "창문에 전시한 셔츠 문구가 인종차별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24일 보도했다.
이 상점의 로스 라일은 "솔직히 말해 매우 당혹스럽다"면서 "우리는 3개월전부터 이 티셔츠를 판매해왔고 심지어 잉글랜드 사람들조차 상점에 와서 축구에 얽힌 가벼운 농담 정도로 생각한다"고 경찰의 과민반응을 지적했다.
지역 경찰 대변인은 "범죄 혐의가 있어 상점을 방문한 것은 아니고 단지 인종차별 시비를 낳을 수 있을 것 같아 조언을 하기 위한 취지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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