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대한뉴스]글 한원석 기자 | 사진 이주호 기자
2011년 11월 11일 11시 11분 11초. 숫자 ‘11’이 여섯 번 반복되는 이례적인 순간에 강원도 홍천군 실내체육관에서 숫자 ‘11’을 상징으로 하는 육군의 대표적인 명문 사단인 육군 화랑부대 11사단의 선후배 장병들이 함께하는 화랑전우 11년 후 만남의 날 행사가 성대하게 개최됐다. 11년 뒤 다시 한 자리에 모이자는 까마득한 약속이 현실이 된 것이다. 함께 모인 사람들은 지난 2000년 육군 11사단에 복무했던 장병들. 만남을 처음 제안했던 사단장부터 당시 갓 이등병이었던 청년까지. 현역이든 예비역이든 모두 11년 전의 그 약속을 잊지 않았다.
‘지구를 두 바퀴 반 돌아야 전역을 할 수 있다’는 말이 있을 만큼 화랑부대는 훈련이 고되기로 유명하다. 험난한 시간을 함께 보내고 이제는 각자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예비역들은 11년만의 만남을 통해 서로 경례를 주고받았고 저마다 챙겨온 옛 사진을 전우들과 함께 보며 추억에 잠겼다.
600여 명 참석 뜨거운 전우애 나누는 시간
이번 행사는 2000∼2001년 이 부대 사단장이었던 김정일(62) 예비역 육군 소장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1990년대 이 부대에서 근무했던 장병들이 2000년 ‘화랑전우 10년 후 만남’ 행사를 하는 모습을 본 김 소장이 부대 전통을 이어가는 차원에서 아이디어를 냈다. 부대원들은 11년 후 다시 만나기로 약속했고, 행사 참가를 원하는 병사와 간부들이 자발적으로 각각 5,000원과 2만 원씩을 냈다. 당시 사단 근무 인원 중 절반 가량인 4,500여 명이 모금에 참여했다. 이렇게 모인 6,000여만 원이 행사비로 사용됐다.
당시 사단 참모들과 연대장 등 간부 10여 명으로 구성된 행사 추진위원회는 매달 11일에 모여 이번 만남을 준비했다. 홈페이지(www.11sadan.kr)를 개설해 행사 참여 신청을 받았고, 입소문을 통한 홍보에도 주력했다. 홈페이지는 가입자만 현재 1만7,300명, 누적 방문 횟수가 37만 번에 이르며 화랑전우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행사를 추진한 장순휘 예비역 육군 대령도 “11년 단위로 모이는 행사는 앞으로 화랑부대의 전통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다시 찾아가는 군’, ‘추억을 나누는 군’으로 한국 전역 문화가 바뀔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11시 11분, 화랑전우 만남행사를 알리는 개회식으로 시작한 이번 행사에는 2000∼2001년 화랑부대에서 복무한 전우와 가족뿐 아니라 2000년 당시 사단장이었던 김정일 예비역 육군소장과 이춘섭·노승철 전 홍천군수, 허필홍 현 홍천군수, 신영재 홍천군의장 등 기관단체장과 장병 등 6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2000년 당시 김정일 11사단장은 “11사단 화랑부대는 훈련의 강도가 높아 모두가 기피하는 부대였고 많은 훈련과 다양한 임무수행으로 결코 쉽지 않은 군 생활을 해야 했지만, 힘들었던 만큼 부대에 대한 애착과 전우애가 돈독해 전역 후에도 군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갖게 하는 모범사례가 될 수 있었다”며 “누구나 군에 대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지만 자신이 복무했던 부대를 방문할 기회는 별로 없는데 이번 행사가 새로운 ‘전역 문화’를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수 현 사단장은 환영사를 통해 “오늘 화랑전우들의 만남은 새로운 약속을 위한 출발점으로, 매년 11월 11일을 화랑전우 부대방문의 날로 제정하겠다”고 제안해 참석자 모두의 박수로서 동의를 받았다.
허필홍 홍천군수는 “11사단 예비역으로서 너무도 자랑스럽고 자부심을 느낀다”며 “전국에서 가장 최고의 전투력을 자랑하는 11사단처럼 홍천 또한 전국 최고의 도시로 가꿔나가며 전역 후 다시 찾을 때 뿌듯함을 느끼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11년 전 묻어두었던 타임캡슐 개봉
기념식에서 전역 간부 및 장병들은 준비한 발전기금과 기념품을 부대에 전달했고 사단가를 제창하면서 옛 생각에 눈을 감는 모습도 보였다. 1992년 현역병으로 입대해 부사관, 간부사관 시험을 치러 현역 장교로 복무 중인 김충배(40) 대위의 성공사례 발표는 선후배 장병들의 자부심을 높였다.
기념식에 이어 행사에 참석한 화랑부대 출신 전역자들은 본인이 근무했던 부대로 방문해 과거의 추억을 되새기는 시간을 보냈다. 부대를 방문한 전역자들은 현대화된 부대시설과 K-1 전차, K-200장갑차 등 최신기계화장비들을 견학하며 부대의 발전상을 체험했다. 특히 112기보대대에서는 11년 전 묻어두었던 타임캡슐을 다시 꺼내는 행사가 마련돼 참가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참석자들은 당시 ‘나에게 보내는 편지’, ‘11년 후의 나의 모습’ 등을 적어 묻었던 타임캡슐을 개봉해 현역으로 복무하던 당시 미래의 나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어보며 깊은 감상에 잠기기도 했다. 이밖에도 선배 전우들은 후배 전우들과 11년 전에 타임캡슐과 함께 묻어 두었던 솔잎주를 마시며 군 생활의 소중함과 군 생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세월을 초월하고 선후배 전우로서 교감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홍천군에서는 다시 홍천군을 방문한 전역자들에게 홍천군의 특산품인 수라쌀을 기념품으로 선물하고 행사를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하는 등 군과 지역이 긴밀한 관계로 상호 발전하는 좋은 사례로서의 의미를 더했다.
본 기사의 전문은 대한뉴스 2011년 12월호(www.daehannews.kr)에 자세히 나와 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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