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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인사이트 - 전투경찰제폐지

국가안보와 법·질서 수호 기여

[인터넷 대한뉴스] 글 박현 기자  | 사진제공 경찰청


전투경찰제도가 42년 만에 폐지됐다. 1971년 대간첩작전과 해안경비를 위해 창설된 전투경찰은 80년대 이후 대학가 시위 진압과 국가중요시설 경비, 치안 유지 등에 투입돼 왔다. 이제 국가안보와 법·질서 확립의 한 축을 맡았던 전투경찰의 발자취는   역사에 남게 됐다. 

 

지난 9월 25일 서울 경찰청 대강당에서 열린 전투경찰 3211기 183명의 전역식을 끝으로 전투경찰제도가 폐지됐다. 이로써 1971년 창설돼 대간첩작전, 시위 진압, 방범 및 대민봉사활동 등에 종사해온 전투경찰(이하 전경)은 42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이번에 전역한 3211기 대원들은 2011년 12월 26일 육군 입대 후 훈련병 교육을 마치고 전경으로 차출됐었다. 이후 지난해 1월 전경전환복무제가 폐지되면서 더 이상 차출이 이뤄지지 않아 이들이 마지막 전경 기수로 남게 됐다.


경찰청(청장 이성한)은 전투경찰제도가 폐지되더라도 그동안 전경이 수행해 온 임무는 향후 지원제로 뽑힌 의무경찰(이하 의경)이 맡도록 해 치안공백을 방지한다는 방침이다.

 

1971년 9월 창설


전경은 1967년 후방지역 대간첩작전과 치안 유지를 위해 일반경찰관으로 구성된 전투경찰대 23개 중대가 창설된 것이 그 시초다. 그 후 1968년 1월 청와대를 습격해 요인 암살을 시도한 북한 124군 부대의 ‘1·21사태’와 11월 ‘울진·삼척 무장공비 침투사건’을 계기로 보다 효율적인 작전과 기동성 확립, 해안경계 강화 및 재정부담 해소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에 따라 1970년 12월 ‘전투경찰대설치법’이 제정·공포됨으로써 병역의무자를 전경으로 임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1971년 9월에는 훈련을 마친 전투경찰대원들이 전국 주요 전투경찰대, 경찰서 112타격대 등에 편성돼 대간첩작전과 해안경비 활동을 폭넓게 펼쳤다.


 1980년대 들어 정치적 격변기 속에 대학가 시위로 사회혼란이 전국적으로 확대되며 치안 수요가 증가하자 전경으로 하여금 치안 업무까지 보조하도록 했다. 즉 국가중요시설 경비, 집회·시위 대응 등 시국치안 업무와 방범, 교통관리 및 재해복구 등 민생치안 업무를 병행한 것. 특히 1981년에는 국방부 의견을 반영해 전경대원 확충 방침을 변경, 징집된 현역병 중에서 차출하도록 했다.


 무엇보다 이 당시에는 대학생, 노동자, 재야단체 등의 시위를 진압하는 데 전경이 적극 투입됐다. 돌과 화염병, 최루탄이 난무하는 시위 현장에서 격렬하게 대치하다가 시위대와 전경들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1990년대 말부터는 시위 빈도가 줄어들고 양상도 비교적 잠잠해지면서 강제진압보다는 평화적으로 유도하는 추세가 최근까지 이어져 왔다. 

 

총 322명 전사·순직


전경의 복무기간은 1971년에는 36개월이었으나 1977년 33개월, 1984년 30개월, 1993년 26개월, 2003년 24개월, 2011년 21개월로 지속적으로 단축돼 왔다. 또 현재까지 전경으로 복무하다 전역한 인원은 1974년 5월 30일 전경 1기 512명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32만 9,266명에 달한다.


특히 1970년대에는 무장간첩이나 북한 경비정과 교전 중 총 11명의 전경이 전사하는 등 42년간 총 322명의 전경이 전사하거나 순직했다. 먼저 1974년 6월 28일 강원도 속초경찰서 전경 6명이 동해 군사분계선 남쪽 해상에서 어로보호 근무 중 접근한 북한 경비정 2척의 포격에 격침되어 전사한 사례가 있다.

 

1975년 9월 11일에는 전북 106전경대 대원 3명이 고창군 상하면 자룡리 해변에 출현한 무장간첩과 교전 중에 전사하는 일이 발생했으며, 1989년 5월 3일에는 부산 기동3중대 대원 3명이 부산 동의대학교 사건 현장에서 시위대가 화염병을 던져 발생한 화재로 경찰관 4명과 함께 순직해 당시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1997년 6월 2일에는 경남 502전경대 대원 1명이 한총련 출범식과 관련해 서울 한양대 부근에서 근무 중 순직했다.

 

역사가 기억할 것


10여 년 전부터 출산율 저하로 병역자원이 감소함에 따라 정부에서는 불가피하게 지난 2007년부터 전경 인력을 감축해 왔다. 이 과정에서 국방부와 협의를 거쳐 지난해 1월부터 전경 차출을 중단했으며, 기존 전경 업무는 의경이 담당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그리고 지난  9월 25일 마지막 기수인 3211기 대원들이 전역하게 된 것이다.

 

이날 전역식에 참석한 전역대원 가운데 충남지역에서 복무한 최영준(22) 수경은 “대한민국의 마지막 전투경찰로 영광스럽게 전역했다는 느낌”이라며 “마지막은 새로운 시작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매사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8월말 서울 잠실체육관 ‘전의경 페스티벌’ 행사에 참석하던 도중 충남 아산 현대자동차 공장에서 노동자 시위·농성이 발생해 대원들과 함께 급히 출동한 일이 기억에 생생하다”고 덧붙였다.


이제 전투경찰은 사라졌지만 그들이 국가안보와 법·질서 확립에 기여한 숨은 공로는 역사에서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민주화가 신장되고 고도경제성장을 이뤄 세계 8대 무역국으로 발돋움해 선진국으로의 진입을 바라보는 우리나라를 만드는 데 일정부분 공헌했기 때문이다. 전경들이 흘린 피와 땀, 눈물이 오늘을 이룬 자양분이 된 것이다. 

 

 

 

본 기사의 전문은 대한뉴스 2013년 11월호(www.daehannews.kr)에 자세히 나와 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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