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24 (토)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월간구독신청

사회일반

국가경쟁력 확보, 생산적 복지의 열쇠는 ‘평생직업교육’

국가평생교육진흥원 평생직업교육본부 박인섭 본부장

   
 

100세 시대의 핵심 과제는 중장년층과 시니어가 일할 수 있는 환경조성이다. 저출산과 고령화라는 시대적 변화, 그리고 여러 복합적 요인으로 자녀가 부모를 봉양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사회구조는‘노년이 일하는 사회’를 형성하고 있다. 시급한 문제로 다가온 중장년과 시니어의 취업과 관련해 각 기관과 단체에서 여러 가지 취업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계 또한 변화될 사회에 대하여 보다 넓고 멀리 바라보아야 할 필요성에 공감하고, 평생교육 중에서도‘평생직업교육’을 강화시키고 있는데,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서도 평생직업교육사업으로 대학과 협력을 강화해, 학습을 넘어 중장년층 스스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진흥원 평생직업교육본부 박인섭 본부장을 만나 변화된 시대를 대비할 방법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성인, 취업을 이유로 다시 교육 받는 시대
  사회문제로까지 부각된 중장년과 시니어의 취업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자 국내에서는 공무원연금법 개정, 임금피크제 등 직장인들의 퇴직을 늦추는 방안들이 마련되고 있다. 그럼에도 많은 40대, 50대가‘새로운 일’을 해야 하는 부담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20대, 30대 또한 현재의 취업난과 함께, ‘평생직장’의 개념이 부재된 상태에서 미래도 보장받지 못할 것이라는 염려로 가득 차 있어,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요구되고 있다. 박인섭 본부장은“저출산, 그리고 중장년의 일자리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우리나라는 앞으로 중국, 인도 등 인구가 많은 국가와의 경쟁에서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라고 해, 국가경쟁력 유지 혹은 회복 차원에서도 이 문제 해결에 정부와 기업 모두의 지원이 집중되어야 함을 시사했다.

  변화된 시대에 문제없이 적응하고 국가경쟁력을 유지하는 해결책은 두 축으로 나뉜다.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교육을 통한 개인의 직업능력 향상이다. 박 본부장은“저출산·고령화 시대에는 노동가능 인구가 줄어들며, 인구경쟁력의 총량이 줄어든다”라며,“국가경쟁 차원에서 우리는 앞으로 13억 인구의 중국과 12억 인구의 인도, 그리고 일본, 동남아시아 등과 우리의 제조산업과 중첩된 구도 속에서 경쟁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제품경쟁력, 기업경쟁력도 중요하지만, 절대적으로 기업의 역량과 내수시장의 규모에 영향을 주는 인구경쟁력의 총량이 유지되어야 한다. 그래야 현재 대한민국 경제가 보다 안정화될 수 있고, 지금의 경제적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다”라고 했다. 이때, 인구경쟁력의 총량을 유지하는 방법으로‘일당백’ 즉, 개인의 노동 생산력을 지금보다 적어도 두 배 이상 늘려야 하며, 이를 위해 질 좋은 직업교육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사회복지 차원에서도,“고령화 사회에 소비적인 복지개념을 통해서는 개인이 자신의 삶을 영위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라며,“보다 생산적인 복지가 요구되는데, 직업교육을 통해 실질적인 개인의 삶 영위에 자립심을 키워주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아직까지 연금제도가 활성화되어 있지 않은 현재 상황을 고려했을 때, 그리고 향후 복지재원을 축적하기 위해서라도 개인의 경제능력을 키워주는 것, 생산적 복지를 지향하는 것이 적절하다.

  그러면서 “한번 배우면 끝이 아니라, 배운다는 것은 삶 자체가 될 것이다. 경제사회의 변화속도가 급격하게 빨라지며, 나의 지식의 유효수명이 매우 가변적이고, 그리고 짧아지게 되었다. 변화에 발맞추고, 나아가 나만의 히든카드를 만들기 위해서 배움이 필수적이다”라고 덧붙였다.

대학에서 이루어지는 평생직업교육, 평생학습중심대학
  지난 5월 26일 교육부는 고졸취업자 등 성인학습자들이 대학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공부할 수 있도록‘성인전담 평생교육 단과대학 개편방안’을 마련, 국무회의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전까지 평생교육원의 형태로 진행되었지만, 단과대학으로 개편하면서 보다 교양과 실무능력을 겸비한 전문직업인, 지식인을 양성하는 데 집중하려는 의지가 반영됐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서도 평생교육분야에서 직업부분을 특화해, 평생직업교육본부를 두고, 성인학습자의 새로운 직업, 새로운 인생을 지원하고자 교육부의 평생학습계좌제 운영과 평생학습중심대학 육성사업을 통한 대학의 평생직업교육 학위과정, 비학위과정을 지원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성인직업교육의 수준과 질을 강화하고 있는 양상이다.

  박 본부장은 “성인학습자는 사회에서의 많은 실전 경험으로 연륜을 가진 매우 중요한 사회적 인프라다”라며, 이들에 대한 중요성 인식으로부터 평생학습중심대학 프로그램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대학은 인적·물적 자원이 집중돼 있고, 사회적 공신력이 높은 곳이다. 진흥원의 평생학습중심대학 프로그램은 대학의 많은 교수진과 그 외 전문가들이 성인교육, 지역사회의 특성을 바탕으로 연구한 결과로 운영돼, 중장년층의 높은 재취업률과 함께 지역사회 발전의 성과까지 이끌고 있다.

  일례로, 통영시 소재 경상대학교가 마련한‘통영누비장인과정’은 1960년대 미싱을 이용한 기계누비가 확산되자 입지가 좁아진 400년 전통의 전통누비를 되살려, 지역 내 소외계층으로 고용문제가 심각했던 다문화 여성들에게 통영누비장인과정을 제공해 기업체에 취직하거나, 협동조합 설치, OEM방식의 창업 계획으로까지 발전해 나가고 있다. 진흥원과 경상대학교는 전통공예기법이 사라질 위기를 다문화 여성 직업교육에 활용한다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통해 극복시켰다. 이 외에도 강동대학교 부동산경영전공학과, 상명대학교 휴먼서비스 경영학과, 마산대학교 한약재개발과 등 학위과정과, 동국대학교 유기농업전문가양성과정, 연세대학교 유휴간호인력 모자보건분야취업 산학협동 프로그램 등 비학위과정이 진흥원을 통해 지원되었다.

   
▲ 통영누비장인과정 수료전시회에 전시된 누비작품. 사라져가는 전통기법을 다문화 여성의 직업교육에 활용해 전통도 살리고 지역사회 취업문제도 해결하고 있다.
   
▲ 경북대학교 시니어 통합 건강 코칭사 실습. 대학에서 이뤄지는 직업교육을 통해 시니어는 새로이 도전하고 있다.

인생 2막,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보자
  박인섭 본부장은 통영누비장인과정과 같이, 고령화 사회를 대비하는 직업 교육은 특히 창의성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시니어의 재취업은 기존의 취업시장에 맞춰질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서 집중되는 것이 바람직하고, 일을 할 수 있는 교육뿐만 아니라 스스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교육에 이를 수 있도록 진행되어야 하는 까닭이다. 그렇지 않으면, 윗세대와 아랫세대가 같은 취업 시장에서 경쟁할 수밖에 없어지는 비극적 구조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박 본부장은 베이비붐 세대의 대거 퇴직을 앞둔 시점에 대해,“베이비붐 세대가 기존의 직업군에 들어갈 것을 기대하기보다, 다시 한번 힘을 내어 새로운 일을 만들어야 한다. 그들은 충분히 그런 저력을 가졌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베이비붐 세대는 특수한 사명을 받고 태어난 세대다. 한국의 산업화를 성공적으로 이끈 주역이다. 또한 저출산·고령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하는 임무를 부여 받은 세대이기도 하다”라며,“이 세대가 임무수행을 하지 못하면, 그들의 사랑하는 자식들이 똑같은 고통을 받을 수밖에 없다. 나의 인생 2막, 그리고 자식과 후손을 위해 한 번만 더 희생정신을 발휘해 다시 한번 힘을 내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또 “베이비붐 세대만을 위해 기다려 주는 취업 시장은 대한민국에 없다. 아직까지는 그들의 자식세대인 청년층과 경합해야 하는 시장만 있을 뿐이다”라며“베이비붐 세대가 보다 창의적인 생각과 소박한 야망을 갖고, 4~5명이 함께 일하는 작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기를 바란다”라고 했다.

나오며
  저출산·고령화, 그리고 이로 인한 취업문제는 미국, 일본, 유럽 등 전 세계에 맞부딪힌 난제다. 이 고비를 누가 먼저 넘느냐는 국가 간 경쟁력을 달리하며, 경제의 성패를 가름하는 기로가 될 것이다. 청년과 성인 가릴 것 없이 절대적으로 일자리가 창출되어야 하는 상황에서, 인생 2막을 맞이한 이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볼 수 있는 용기와 능력을 함양하는 직업교육이 서둘러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