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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양성평등은 국가의 미래”

여성가족부 여성정책국 이기순 국장

   
▲ ‘일가정 톡톡’앱에는 생애 주기별로 필요한 정보를 분류해 그때 그때 활용하기 쉽게 했다. 임신, 출산기에는 남성과 여성이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등을 알 수 있다.

여성정책 부문에서 헌법으로 여겨져 온 ‘여성발전기본법’이 지난 7월 1일부터 ‘양성평등기본법’으로 개정·시행됐다. 여성의 권리 신장에 초점이 맞춰졌던 여성정책이 한 단계 진화한 모습이다. 여성정책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한 논의는 2000년대 초반부터 있어왔다. 여성의 사회참여, 워킹맘, 가사·육아를 맡아 보는 남성 등 예전과 달라진 사회에서 남성과 여성의 일을 분리한다는 것은 한층 어렵고, 필수적이지도 않은 일이 됐다. 대한민국 여성정책, 양성평등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여성가족부 여성정책국 이기순 국장을 만나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다.

   
 

이기순 국장은 1989년 정무장관실에서(당시에는 여성관련 정책을 정무장관실에서 업무를 맡아 봤다) 소임을 맡은 이후부터 현재까지 26년간 여성문제를 해결하고, 양성평등에 다가가는 길을 걷고 있다. 2011년에는 성별영향분석평가법을 제정·시행하는 데 많은 공을 들였고, 올해부터 여성정책국 국장으로 관련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이 국장은“20여 년 전에는 남녀고용평등법도 없었고, 호주제 등 눈에 보이는 차별이 많았었는데, 지금 보면 여성의 지위가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렇게 빨리 변하게 될 줄은 몰랐다면서도, 여성의 고용률은 쉽게 개선되지 않아 안타깝다고 하며, 여성 고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업과 개인의 인식변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여성가족부 여성정책국 이기순 국장

지난 7월 1일부터‘양성평등기본법’으로 변경·시행됐습니다. 기대하는 바는?
양성평등기본법은 이전까지는 주로 여성 차별이나 남성보다 취약한 여성문제를 우선으로 여성의 권리 신장에 역점을 두었던 것에서, 여성만이 아닌‘양성’의 평등에 주목한 패러다임 자체의 변화를 반영한 것입니다.
국가 발전의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일·가정 양립정책은 박근혜 정부의 핵심국정과제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일·가정 양립정책에서 이전까지는 엄마, 여성의 참여만 강조했었는데, 사실, 일·가정 양립이 잘 되기 위해서는 남성의 참여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죠. 개정된 법안에는‘부성권’을 명시함으로써, 가정에 대한 남성의 참여와 권리를 포함시켰습니다.‘양성평등기본법’시행을 통해 사회 각 분야가 발전하기 위해 여성과 남성이 파트너십, 동반자적 관계를 유지하고, 우리 모두가 상생발전을 이룩할 수 있습니다. 그간 서로에게 미흡했던, 여성의 경우 사회참여, 남성의 경우 가사와 육아에 대한 책임을 강조하듯, 여성과 남성이 각자 참여가 부족했던 부분을 찾아서 상호 보완해 가면서 사회가 더욱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장 내 여권 신장을 위한 정책은 어떻게 마련되고 있는지
직장 내 여권이 많이 신장됐습니다. 그러나 여성의 생애라이프스타일 중 경제활동에 관한 것을 보면, 결혼, 임신, 출산하는 시기인 25세에서 35세까지 고용률이 푹 내려가서‘M자형 커브’를 그리고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특히 남성과는 20~30% 정도의 임금격차가 생기는 등 경력단절의 문제가 심각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정부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정책이 일·가정 양립정책입니다. 여성가족부에서는‘아이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보건복지부에서는 맞춤형 공동 직장어린이집을 확대하여, 시설보육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맞벌이 부부의 자녀양육 부담을 덜어주고 있습니다. 또, 경력단절여성에게 직업상담, 교육, 취업 연계까지 종합적으로 지원하는‘여성 새로 일하기 센터’를 전국에 150개소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업을 대상으로‘가족친화기업인증제도’를 실시하고 있는데요, 가족친화적인 문화를 만드는 기업들이 여성가족부에 인증 신청을 하면, 심사를 통해‘가족친화인증’을 주고, 정부차원에서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시행 첫해인 2008년에 인증기업은 9개에 불과했지만, 공공·민간 기업, 대기업·중소기업을 포함한 2014년 인증기업은 956개로 기업들의 관심이 커 뿌듯하고 감사합니다.

   
▲ 황교안 국무총리, 김현웅 법무부 장관,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양성평등위원회 남성위원 등이 지난달 27일‘HeForShe 캠페인 기념촬영’을 했다.‘HeForShe 기념촬영’은 유엔(UN) Women에서 양성평등 제고를 위해 남성들의 능동적인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진행하고 있는 글로벌 캠페인이다.

남녀인사·임금격차 문제, 어떻게 보시는지?
WEF(세계경제포럼)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성격차지수는 전 세계 142개국 중에 117위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우리의 경제성장에 비해 양성평등 분야는 선진적이지 못한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성고용률, 대졸여성들의 고용률은 OECD국가들 중 거의 최하위를 기록하는데, 우리 학생들의 대학진학률은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7.1%p 앞서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여성인력 활용이 잘 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 전체 공무원 중 여성의 비율이 40%를 넘어 거의 50%에 육박한다고 하지만, 고위직 여성 공무원의 비율은 4.5% 정도로 적어 아직 개선될 부분이 많습니다.

   
▲ ‘여성 새로 일하기 센터’는 경력단절여성의 취업전과정을 지원하고 있는데, 작년기준 25만명의 센터이용 여성 중 약 13만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양질의 일자리 연계를 위해 지역산업 수요를 반영해 직업교육훈련을 확대 중이다.

OECD의 장기 세계경제 전망보고서(2012)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생산가능 인구는 계속 감소하여 2060년이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고 합니다. 그럴 때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 중 하나는 고학력 여성들을 잘 활용하는 것입니다. OECD에서는 우리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남성의 경우와 동일해지면, 우리 GDP가 1% 정도 올라간다고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여성의 경제활동을 끌어 올리는 것은, 여성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국가를 위해서 필수적인 사안이 된 것입니다. 내가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침해하는 게 아닌가 하는 근시안이 아닌, 국가성장 혹은 경제성장을 위한 넓은 시각, 선진적인 자세가 확산되기를 바랍니다. 여성문제는 결국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고 남녀 모두의 문제로, 이것은 결국 국가 경제의 문제, 국가 미래의 문제로 결부됩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여성인재를 적극적으로 사회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고, 여성이 고위직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또 일·가정을 병행하면서도 개인의 만족도가 높아질 수 있는 여러 가지 제도적인 대안들을 많이 내놨는데, 이것들이 현장에서 잘 작동될 수 있도록 모니터링 하고, 성별영향분석평가제도를 통해 각 부처의 제도들을 양성평등의 시각에서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고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정부정책 활용으로 일·가정 지키기>
좋은 정책이 많은데도 몰라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여성가족부에서도 남녀 모두가 일과 가정을 모두 지킬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과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일과 가정을 지원하는 정부정책을 소개한다.

①‘일·가정 톡톡’앱
정부정책을 몰라서 이용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어플리케이션 안에 일·가정양립과 관련된 모든 정책을 모아 놓았다.‘일가정 톡톡’앱에는 생애 주기별로 필요한 정보를 분류해 그때 그때 활용하기 쉽게 했다. 임신, 출산기에는 남성과 여성이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등을 알 수 있다.

② 여성인재아카데미, 여대생 커리어개발센터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지만 여성 스스로 어떤 자세와 생각을 해야 하는 지 돌아볼 필요도 있다. 여성가족부는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을 통해‘여성인재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중간관리직에 있는 여성들은 남성보다 팀워크, 조직관리 역량이 조금 부족하다고 하는데, 이에 대한 역량을 보완해주는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중간관리직뿐만 아니라, 대학생들도 대학 내‘여대생 커리어개발센터’에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졸업 후에 취직과 결혼으로 달라지는 라이프스타일을 대비하여 개인별 커리어 계획을 준비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③ 여성 새로 일하기 센터, 워킹맘·워킹대디 지원센터
‘여성 새로 일하기 센터’는 작년기준 25만명의 센터이용 여성 중 약 13만명을 취업에 성공시켰다. 경력단절여성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연계시키기 위해 지역산업 수요를 반영해 직업교육훈련을 확대하고 있어, 경력단절여성 문제해결과 지역개발을 동시에 달성한다는 계획이다.‘워킹맘·워킹대디 지원센터’에서는 워킹맘, 워킹대디를 위해 육아정보, 생활정보 등을 제공하고 있다.

④ 가족친화기업인증제도
자녀출산 및 양육지원, 유연근무제도, 가족친화직장문화조성 등을 모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기업에 대해 심사를 통해 인증을 부여한다. 인증기업에게는 지방세 세무조사 유예, 은행 대출시 금리 우대 등의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인증기업들은 직원들의 작업능률이 오르고 홍보 효과 등으로 기업 이윤도 창출된다고 말하고 있다. 2008년 처음 도입되었을 때, 9개 기업이 인증 받았는데, 현재는 총 956개 기업이 인증을 받았다. 가족친화지원센터에서 관련 컨설팅 및 교육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