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분기 전체 관객 수와 매출액 모두 분기별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화진흥위원회의 발표로는 2014년 3분기 전체 관객 수는 6,918만명, 총 극장 매출액은 5,399억 원으로 작년 3분기보다 관객 수는 198만명(2.9%), 매출액은 609억원(12.7%) 증가했다. 통계로만 보면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그러나 화려한 축제 뒤에 숨겨진 한국영화계의 현실을 들여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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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3분기 영화계 성적
1,76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명량’의 성공만으로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올 상반기 한국영화 관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2% 감소했다. 과거 5년간의 기록 중 최저치였다. 한국영화의 스크린 점유율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도 2011년 상반기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반면,‘겨울왕국’,‘엑스맨’,‘스파이더맨’ 등의 힘으로 외국영화 관객은 작년 대비 28% 증가했다.
7월 30일 개봉된‘명량’과 8월 6일 개봉된‘해적: 바다로 간 산적’의 선전으로 한국영화 관객 수와 매출액은 각각 4,326만명, 3,361억원을 기록했다. 또한, 외국영화 관객 수와 매출액은 각각 2,592만명, 2,038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관객 수는 199만명, 매출액은 334억원 증가했다.
3분기 상위 10위권에는 한국영화와 미국영화가 나란히 5편씩 매겨졌지만, 관객 수 비중에서는 한국영화가 3,842만 명으로 상위 10위, 전체 관객 수의 72.6%를 차지할 정도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 중 역대 최고 흥행기록을 경신한‘명량’이 1,760만명,‘해적: 바다로 간 산적’이 861만명,‘군도: 민란의 시대’가 477만명을 동원했다. 외국영화로는‘혹성탈출: 반격의 서막’이 400만명,‘드래곤 길들이기 2’가 300만명,‘비긴 어게인’이 299만명을 동원했다.
배급 점유율에서는‘명량’,‘드래곤 길들이기 2’ 등 14편을 배급하며 총 2,591만명을 동원한 CJ E&M이 37.6%로 1위를 차지했다.‘해적: 바다로 간 산적’,‘타짜- 신의 손’ 등 10.5편(공동배급 포함)을 배급한 롯데엔터테인먼트가 15.8%로 2위,‘군도: 민란의 시대’‘신의 한 수’ 등 4편을 배급한 쇼박스가 12.6%로 3위,‘혹성탈출: 반격의 서막’‘메이즈 러너’ 등 7편을 배급한 이십세기폭스코리아가 9.4%로 4위,‘비긴 어게인’ 등 5편을 배급한 판씨네마가 5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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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GV 직영점에서 진행중인 1+1 현장이벤트 안내문 |
영화관람료 덤핑사례
10월 23일 개봉한‘우리는 형제입니다’(감독 장진)를 배급하는 쇼박스는 서울과 경기지역 CGV 20곳, 롯데시네마 15곳, 메가박스 10곳에서 1+1 관람권 이벤트를 실시했다. 관객이 관람권을 구매하면 동반 1인은 무료로 영화를 볼 수 있는 행사이다. 종전에는 단위 극장들이 자체 마케팅을 위해서 소규모의 할인행사를 진행했지만, 이제는 배급사가 주도적으로 할인행사를 하는 것이다. 할인행사가 진화한다는 것은 관객이 극장을 떠나고 있다는 증거이다.
영화관람권 덤핑은 영화가 개봉되기전 예매율이 저조하여 흥행에 자신이 없을 때 배급사가 진행한다. 기자는 할인행사를 진행중인 신촌 메가박스와 영등포 롯데시네마, 목동 CGV 등의 티켓박스 앞에서 관객들의 반응을 살펴보았다. 처음에는 1+1행사 안내판에 호감을 느끼다가 이내‘이 영화 재미없나 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따라서 할인행사가 티켓구매에 결정적인 도움이 되지 않았다. 영화관람권의 덤핑은 앞으로도 배급사가 주축이 되어 진화할 것으로 쉽게 예상되었다.
한국 영화계의 명암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2014년 상반기 한국영화계는 관객의 가뭄이었다. 하반기에 출현한‘명량’과‘해적’ 등이 없었다면 관객은 예년보다 대폭 감소했을 것이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상반기 한국영화산업 결산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관객 점유율이 60%에 육박하던 한국영화는 상반기 43.1%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한국영화의 점유율이 50%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11년 이후 3년 만으로 3년 연속 1억 관객 돌파에 빨간불이 들어온 것이다. 하지만‘신의 한 수’로 시작된 여름 성수기 한국영화의 출현은 1억 관객 돌파의 불씨를 살렸다. 하반기에도 다양한 장르의 한국영화들이 준비되어있다. 그러나 관객들로부터 외면당하는 영화관람권의 덤핑이나 할인행사가 배급사나 극장에 의해 진화를 거듭한다면 한국영화계의 내일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