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25 (일)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월간구독신청

경제일반

교육백년대계 - 구미 해바라기몬테소리 어린이집

자아통제, 인격체 형성을 주도하는

[인터넷 대한뉴스] 글 김윤옥 기자 | 사진 엄명하 기자, 제공 해바라기몬테소리 어린이집

 


해바라기몬테소리의 교육 방침은 어린이가 직접 만지고 체험하며 느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길잡이가 되는 것이다. ‘나 혼자 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Let me do it myself)'가 원훈이다. 어린이가 정서적, 지적, 신체적으로 고루 발달하고 성숙해질 수 있도록 지도하는 모범교육 현장이다.

 

프로이트의 심리성적 발달이론에 ‘인간의 성격은 유아기 각 경험에 의해 형성된다'고 한다면 우리나라에는 ‘세살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어릴 때의 성장 환경과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그러나 요즘 방송매체를 통해 몇 군데 어린이집의 아동 학대와 불량음식 제공 등이 보도되며 대다수의 학부형들이 불안해하고 국가적으로도 큰 수치인 사건들이 많았다.

 

이에 대한뉴스 편집위원회에서는 전국의 지사와 관계자들의 추천을 받아 그중 모범적으로 아이들 교육을 하고 있는 구미 해바라기몬테소리 어린이집을 선정해 현장취재를 했다. 지난달 11일 아침 일찍 서울에서 출발한 취재팀은 점심때가 다 되어 도착하는 긴 여정이었지만 소나무와 밤나무 향이 그윽하게 우러나는 숲속 4층 어린이집 마당에서 야외수업을 하는 어린이들을 보는 순간 동심으로 돌아가 피곤을 잊을 수 있었다.

 

안내를 받기 전 취재진은 먼저 어린이집 안팎을 둘러보았다. 각 교실의 분위기는 자유로웠으며 아이들 표정이 참 밝았다. 12일 제주도 캠핑을 앞두고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가 활짝 웃으며 기자일행을 맞는 서용원 원장의 얼굴이 마치 천진난만한 어린아이 같았다.

 

  서용원 원장

 

원장실로 들어섰을 때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대한민국 군복을 입은 아들 사진이다. 자녀가 캐나다 이민자로 알고 왔기에 한국에 잠시 들려 병영체험을 한 줄 알았다. 서 원장의 아들 자랑에서 그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었다. “조국을 잊어서는 안 되고 나라가 위기에 처하면 모국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군대에 안 가도 되지만 제가 군입대를 권유하자 아들도 흔쾌히 받아들였습니다. 사진은 훈련 중 찍은 것입니다.”

 

아들 사진과 함께 캐나다에서 재학 중인 딸 그리고 4년 전 먼저 떠난 아내와의 사진이 있었다. 아내의 손길이 곳곳에 스며 있는 4,000㎡(1,200평) 넓은 부지의 어린이집에서 낮에는 원장으로 아이들이 파하고 간 시간 이후에는 관리인이 되어 손수 건평 약 2,000㎡(600평)의 모든 잡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 교육관에 대해 물었다.


스스로 할 수 있는 힘과 자존감을 길러 주는 것입니다. 혼자 낯선 땅에 떨어졌다 할지라도 그곳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 환경에 잘 적응하여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문제에 부딪혔을 때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사람을 키우는 것입니다. 우리 어린이집 출신 중에 행복한 세계 지도자가 나오는 꿈을 꿉니다.

 

- 서 원장의 문제 해결 방법은.


3H가 있습니다. ‘Head, Heart, Hand'의 앞 글자를 딴 것이죠. 문제가 있으면 첫째, 머리로 분석하고 원인을 규명해 해결 방안을 찾아야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평소 지식 쌓기에 게으르면 안 됩니다. 둘째, 따뜻한 가슴으로 포용해야합니다. 잘못한 일이 있으면 가슴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사과를 하고, 사람을 사랑할 때도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진실한 소통을 해야 합니다.

 

셋째, 손으로 행동해야 합니다. 아이를 키울 때도 땀과 눈물로 키워야지 돈으로 키워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일손이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직접 도와주어야지 말로만 하는 것은 별 도움이 못 됩니다. 이렇게 우리 해바라기 어린이들을 키우고 싶습니다. 또한 ‘3H'는 ‘3 Hugs'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선생님들께 하루에 적어도 3번은 아이들을 안아주라고 부탁합니다. 안아주는 것은 그 어떠한 말보다도 가슴으로 따뜻한 사랑을 전하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서 원장은 금오공고, 경일대학교 졸업, 대구대학교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받고 캐나다 밴쿠버 교육청 몬테소리교육 연수를 받았다. 대구 보건대학과 제주 관광대학에서 물리학 교수로 재직하다 아내의 유지를 받들어 2009년부터 원장으로 있다. 교수로 강단에 있다 어린이집을 맡아보니 아내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이제야 알겠다며 아내 이야기에 목이 메 눈물이 먼저 맺힌다.

 

 아내는 유언으로 “나는 해바라기의 건물을 세웠으니 당신은 이곳에 아름다운 꽃을 심고 아이들이 행복하고 부모들이 즐거워하는 동산을 만들어 주세요. 당신이 좋아하는 일은 가르치는 일이잖아요? 대학생들보다 순수한 어린이들이 더 보람을 줄 거예요. 해바라기를 끝까지 살려주세요”라는 말을 남겼다. 그러나 그에게는 아직 힘든 일이 더 많다.


구미 해바라기몬테소리 어린이집

 

서 원장의 부인 최경자 씨는 1985년 나래유치원을 개원했다. 일찍부터 어린이 교육사업에 매진했다. 지금의 어린이집은 2004년 해바라기 몬테소리 어린이집으로 개칭하며 소나무 숲 속 4층 건물로 다시 태어났다. 인성교육, 남에 대한 배려, 독립된 아이, 몬테소리 5개 영역을 통한 교육, 외국어 중점지도. 자연과 함께 하는 교육을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이곳 학부형이 다른 지인에게 추천하는 어린이집으로 알려져 있다.


- 차별화된 교육을 하는 것이 있다면.


아침에 등원 시 부모님께 한국어와 영어로 인사를 하게 합니다. 영어를 쓰는 이유는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영어에 노출시켜 공부로서 언어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몸에 배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발음의 교정을 위해 두 분의 원어민 선생님이 화요일마다 등원 차량에 함께 동승하여 아이들과 직접 인사를 나누며 지도하고 있습니다.

 

등원 후에는 교실에서 선택된 작업을 하게 되는데 아이들 스스로의 민감기에 따라 하고 싶은 영역의 작업을 하도록 전날 선생님들이 준비를 합니다. 마치 어머니께서 밥상을 차려 놓으면 아이들이 먹고 싶은 것을 골라 먹는 것과 같은 이치죠. 교실의 학습 영역은 일상, 감각, 언어, 수, 문화 5개 영역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매월 주제가 바뀝니다. 하고 싶은 영역의 작업을 스스로 선택해서 하게 하며 각 영역별 문제해결에 있어서 과정을 중시하지 결과에 중점을 두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서 오류를 스스로 극복해서 성취감을 얻도록 하고, 아이들의 특성상 반복과 집중을 하도록 충분한 시간을 부여합니다.

 

- 특별활동에 대해.


점심식사 후에는 바깥놀이 시간을 갖습니다. 어린이집에 소나무 숲이 있어 아이들의 심신을 단련시키고 근육활동에 더없이 좋은 환경을 활용합니다. 연중행사로 3가지 캠프를 시행합니다. 첫째, 아빠와 함께 하는 캠프로 1박 2일 간 아버지와 함께 어머니 곁을 떠나 생활하면서 아버지의 존재에 대해 알고 고마움을 느끼는 기회로 삼고 있습니다.

 

또한 아버지는 아이를 돌보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느끼게 되죠. 둘째, 유아캠프입니다. 1박 2일 동안 부모 곁을 떠나 생활하면서 부모에 대한 고마움을 알고, 모든 일들을 스스로 처리해야 함을 인식하는 기회로 이용합니다. 이때 부모님은 아이들에게 편지를 써서 밤에 자기 전에 읽도록 하여 부모님의 사랑을 느껴보고, 아이들의 마음을 답장으로 적어 부모님께 드리도록 합니다.

 

캠프 후에 부모님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씀이 우리 아이가 많이 커 보이며 의젓해 보인다고 합니다. 셋째는 제주도로 떠나는 졸업여행입니다. 2박 3일 동안 부모 곁을 떠나 스스로 생활하며 자연을 배우고 학습하게 됩니다. 그래서 부모님들이나 초등학교 선생님들께서 해바라기 졸업생들은 모든 일을 스스로 잘한다는 칭찬과 함께 고마움을 전해 올 때는 행복감과 도리어 믿고 맡겨준 학부형께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학부형에게

 

매년 오리엔테이션 책자를 만들어 교육목표 및 음악·미술·자연체험활동·과학·시조·한자 연간 교육프로그램과 행사 및 현장학습프로그램, 영어교육 그리고 부모님께 드리는 부탁의 글을 싣는다.

 

- 부모로서 아이를 보는 관점은.


유아교육은 건물로 생각하면 청사진과 같고, 설계도면을 그리는 것과 같습니다. 그 도면을 어떻게 그리느냐에 따라 어떤 건물이 되느냐가 결정되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교육의 대상은 유아뿐만 아니라 가족구성원, 즉 부모의 참여가 이루어져야 하며 어린이는 주 양육자인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자랍니다.

 

특히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두뇌의 80% 이상이 형성되기 때문에 대단히 중요한 시기일뿐만 아니라 이 시기에 어떠한 경험을 하느냐에 따라 인생의 성공과 실패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들이 물론 잘해야겠지만 부모님이 아이들 앞에서 선생님을 존경하는 모습을 보이고 말 하나라도 조심할 때 유아교육기관에서 교육을 제대로 할 수 있습니다.

 

- 학부형에게 꼭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엄마들 편의에 의해 아이를 집이 아니라 다른 곳에 내려달라고 할 때가 있습니다. 4~5세는 질서의 민감기입니다. 규칙적으로 해야 할 일상 생활습관이 확립되는 시기입니다. 엄마의 요구에 따라 아이를 여기저기 내려주는 일은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아이의 교육을 위해 엄마가 정해진 장소로 데리러오는 수고를 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집에서 일상적으로 전화나 대면할 때는 친절하게 응대하다가 뒤돌아서서 흉을 본다던지 화를 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이들이 부모의 이중성을 보며 무엇을 배우겠습니까? 또 아이들이 어리다보니 집에 가며 차 안에서 바지에 실수할 때가 있습니다. 냄새나고 아이 표정을 보면 선생님이 알아도 아이의 자존감 때문에 다른 아이들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모른 척하고 집으로 보낼 때도 있다는 것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는 아이들 스스로 하루하루 깨우치며 알아가게끔 지도하고 있습니다. 다른 기관에서는 그날 학습결과물을 보내주는데 왜 안 보내주느냐는 말씀은 자제해 주셨으면 합니다. 아이들은 마음 속에, 머리 속에 담고 갑니다. 보이지 않는 가치까지 추구합니다.

 

    정부에 건의 사항

 

현재 우리나라의 유아교육기관은 어린이집과 유치원으로 이분화되어 있다. 어린이집은 보육에, 유치원은 교육에 중점을 둔다고 하나 누리교육의 도입과 더불어 하나로 통합되는 과정에 있으며 가까운 미래에 하나로 통합되어 유아학교로 새롭게 태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 특별히 바라는 것이 있다면.


정부에서도 유아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사교육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는 현재의 교육형태를 공교육화하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각 교육기관마다 고유의 교육방향이 있고 프로그램이 다양한데 그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획일화보다는 각 유아학교의 특성을 인정하여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줘야 합니다.

 

기관의 질을 향상시키고 보다 나은 교육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평가인증제도는 좋으나 평가를 받기 위한 준비 과정이 교사들에게 많은 부담을 줄 뿐만 아니라 현장을 실사하면 알 수 있는데 일일이 서류로 준비해야 하는 것이 많아 아이들을 돌봐야 하는 본연의 임무에 지장을 주고 있습니다. 감시·감독에 초점을 맞추는 것보다는 제도를 개선하고, 잘한 것에 대한 격려와 위로가 필요합니다.

 

또한 어린이집에서 한 사람의 교사가 너무 많은 아이들을 돌봐야 합니다.  2세는 선생님 한 명에 7명, 3세는 15명, 4세 이상은 20명입니다. 근무 중 점심시간도 없고 휴식시간도 없습니다. 교실청소에 교재 준비까지 일인다역에 박봉입니다. 선생님의 처우는 열악한데 훌륭한 교육만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정부가 이런 문제점을 잘 알아주었으면 하는 것과 도시계획(도로)을 할 때는 꼭 유아교육을 고려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취재후기

 

취재진에게 직접 만든 오미자차를 내왔다. 바로 어린이집 옥상으로 가니 마치 종갓집 장독대 같이 다양한 차들이 가득 담긴 항아리가 즐비하다. 한 쪽에는 올해 수확한 매실이 도착해 쌓여 있다. 아이들 간식으로 일 년 내내 매실, 오미자 등 다양한 자연음료를 주고 학부형들에게도 자녀들이 먹는 음료를 맛볼 수 있게 어버이날이면 선물한다.

 

그만큼 음료 하나에도 신경을 쓰는 곳이다. 취재 추천인으로부터 해바라기몬테소리 어린이집 출신들은 졸업 후 각 학교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4세에 입학한 대부분의 어린이들이 7세까지 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린이집인데 그렇게 오래 다닌다는 의구심이 현장을 보니 풀렸다.

 

정부의 규제 때문에 어린이집으로 묶여 있을 뿐이지 사설 유치원과 비교하여 하나도 손색이 없었다. 2년 전 원인 모를 불이 났을 때 도리어 많은 학부형들이 이 어린이집은 꼭 있어야 한다며 적극적으로 도와줘 어려움이 해결되었다는데 그 이유도 알 수 있었다. 서 원장의 바람은 아이들의 호연지기를 더 키워주기 위해 아이들하고 주변의 좋은 환경을 활용한 산행을 매일 안전하게 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 것이다.

 

또한 아이들마다 이름표를 단 나무를 심게 하고 싶어한다. 성인이 된 아이들이 자기가 심은 나무가 무성하게 잘 자란 것을 봤을 때 어떨까. 제일 큰 선물은 생명의 선물이다. 서용원 원장, 그의 꿈이 이루어지길 소원한다.  

 

☆ 자아통제: 외부의 요구에 자신을 일치시키는 능력. 상황에 따라 행동을 수정하는 능력, 행동을 연기하는 능력, 그리고 타인의 지시를 받지 않고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행동을 하는 능력

 

 

 

 

본 기사의 전문은 대한뉴스 2013년 7월호(www.daehannews.kr)에 자세히 나와 있으며 

교보문고, 영풍문고, MBC(내), 반디앤 루니스, 테크노 마트 프라임 문고를 비롯

전국 지사 및 지국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 보기 쉬운 뉴스 인터넷대한뉴스(www.idhn.co.kr) -

- 저작권자 인터넷대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