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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아름다운 소비로 행복한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한국협동조합 최수성 조합장

   
▲ 물건을 사서 써도 조합원들에게 수입이 돌아가는 한국협동조합의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최수성 조합장

갈수록 각박해지는 시대에 사람의 정을 느낄 수 있는 공동체 문화를 복원해 가려는 노력들이 시도되고 있다. 부자 중심의 사회가 아닌, 서로가 공생할 수 있고 이웃간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마을공동체. 작은 것 하나라도 서로가 나눌 수 있고, 서로에게 보탬이 될 수 있는 새로운 사회형태가 우리 사회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중에서도 생산이 아닌 소비의 형태로 협동조합을 만들어 5개월만에 혁신적인 사례로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한국협동조합이다.

원칙에 충실한 협동조합
협동조합은 정부와 서울시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으로, 영리를 목적으로 하고 있기보다는 조합원간 상부상조에 있고, 지역 내 고용창출과 세수확대, 지역민의 복지증진을 위해 설립을 허가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약소한 사람들을 위해 설립된 단체라고 해도 협동조합 설립시 출자금으로 수백~수천만원이 들어가기 때문에 이마저도 부담스러운 일반서민들은 협동조합의 조합원으로 들어가 활동하면서 자신의 가족의 생활을 꾸린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그러나 한국협동조합으로 눈길을 돌리면 사정이 달라진다. 이곳에서는 조합원의 가입 문턱을 거의 없애고, 조합원들이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면서 거기에서 생긴 조합의 이익금을 조합원에게 다시 배당해 주고 있어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일반적인 곳에서 물건을 구입하면 제품의 불량 여부를 모른 채 써버리면 그만이지만, 한국협동조합에서는 철저한 검증 이후에 제품을 런칭하기 때문에 믿고 살 수 있고, 물건을 사면 이익이 쌓이기 때문에 조합원이 이중의 혜택을 볼 수 있다. 한국협동조합을 설립한 최수성 조합장은 조합 설립에 앞서 서동철 고문과 함께 깊은 고민에 들어갔다. 조합원들이 엄선된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하면서 조합의 이익을 돌려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조합원 스스로가 따뜻한 이웃의 정을 느끼면서 하나의 공동체로서 서로 도우며, 지역사회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하는 것이었다. 당장의 이익창출보다는 협동조합으로서 사회에 기여해야 한다는 명분이 수개월 동안 머리를 아프게 했지만, 마침내 모두가 윈-윈 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게 되어 5개월도 안 돼 500명이 넘는 협동조합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모두가 행복한 소비
한국협동조합은 조합원들이 필요로 하는 물건을 조합과 조합원이 동시에 수익을 남길 수 있고, 배분할 수 있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구조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물건 구입에 앞서 공동구매형태로 수익을 얼마나 남겨 조합원에게 돌려줄 수 있느냐가 최선의 관건이다. 아무리 물건이 좋다 하더라도 조합과 조합원이 수익을 남길 수 없는 물건이라면 굳이 구입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구입한 물건을 조합원이 구입할 경우 배당금이 지급되는데, 구입물건에 따라 몇 가지 형태로 배당 계산법이 달라지지만, 기본적인 형태는 물건의 원가 내지는 조합에서 지정한 가격을 뺀 수입을 조합과 조합원이 나누는 구조다.

가령 10만원짜리 물건을 조합원이 구입했을 때 물건의 원가가 6만원이라면 조합과 조합원이 각각 2만원씩 나눠 갖게 된다. 즉, 백화점이나 할인매장에서 아무리 비싼 물건을 많이 팔아줘도 따로 돈을 주지 않지만, 한국협동조합에서는 조합원이 꼭 필요한 물건을 사고도 이익금을 받기 때문에 주변의 입소문을 타고 조합의 성장세가 그만큼 빨라지고 있다. 현재 조합에서는 생활용품, 주방용품, 가전제품, 농수산물, 의류, 가구, 잡화 등 가정생활에서 필요한 모든 물품들이 구비되어 있어 조합원들의 선택의 폭도 넓고, 그만큼 수익금도 많이 받아갈 수 있다. 무엇보다 조합원들이 필요로 하는 물건이 있다면 조합에서 발 빠르게 움직인다는 것도 하나의 강점이다. 다만, 아직 설립 초기인지라 만족할 만큼 물류가 구비되어 있지 않지만, 조합원들이 만족할 만큼 확충해 나갈 예정이다.

최수성 조합장은 소비조합 중 우리나라 최초로 강북에서 성공적인 사례를 만든 것은 처음이라고 하면서 앞으로 협동조합의 귀감과 롤모델로 조합을 키워나가 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조합 내 12명의 팀장이 각자의 사명감을 가지고 봉사정신으로 열심히 조합원과 조합을 키워나가 앞으로 귀추가 더욱 주목되기도 한다. 조합장이 또 한 가지 놓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지역사회 공헌활동이다. 강북구는 기초생활수급대상자와 빈민이 가장 많은 자치구로, 조합을 설립할 때 가졌던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진 것이 많지 않은 사람끼리 조합을 설립해 공동으로 이익을 발생시켜 가계에도 도움이 되고, 무엇보다 그들에게 삶의 희망을 주는 것이 최수성 조합장이 가졌던 생각이다.

   
 

한국협동조합은 이제 제2의 전환기를 맞이하려 하고 있다. 급속히 늘어난 조합원으로 인해 조직을 정비하고 물류를 충분히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2, 제3의 지점을 설립해 소외되고 어려운 가정에 새 희망을 불어넣는 것이다. 최 조합장은 아직 손길이 닿지 않는 곳에도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를 만들어 서로가 살을 맞대고 행복을 키워갈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지점의 개설은 기존의 조합원과 앞으로 합류하게 될 조합원에게 큰 도움이 된다. 조합이 안정적인 단계로 접어들게 되면 조합이 벌어들이게 되는 수익이 더욱 확대되고, 그에 따라 조합원에게 배당되는 수익 또한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최수성 조합장은 황무지에서 개간한 조합을 묵묵히 따라와 준 조합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면서 개국공신과 창업공신처럼 조합원들을 마지막까지 발기인으로 대우하면서 모든 이익을 최우선으로 배당하면서 모두가 행복한 이웃, 모두가 행복한 지역사회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인터뷰 | 한국협동조합의 숨은 공로자 서동철 고문
최수성 조합장이 조합을 이끄는 대표라고 한다면, 서동철 고문은 조직을 총괄하고 물류를 담당하고 있다. 서 고문은 조합장과 조합을 설립할 때부터 조합의 시스템과 뼈대를 만든 장본인으로서 28년간 유통사업을 해왔으며, 조합에서도 물류를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조합을 설립할 때 그리 사정이 녹록치 않았다. 기존의 유통방식이 아닌, 처음 시도해보는 방식인지라 한참 동안 공부와 연구가 필요했고, 마침내 새로운 소비방식을 개발해 조합에 적용하고 있다.

서 고문의 하루는 매우 바쁘다. 조합에 필요한 모든 제품을 선정함에 있어 일일이 제품을 점검하고, 조합에서 판매할 수 있는 마진구조가 되는지 가격협상을 진행하며, 합리적인 가격인지 시장조사를 통해 조합원에게 설명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 과정이 사실상 조합에서 가장 중요한 일로 어떤 제품을 선정하는지, 어떤 가격대로 확정이 되는지에 따라 조합원과 조합의 수익이 달라지기 때문에 모든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출범 5개월차 아직 부족한 물류를 충분히 해야 하는 서 고문에게 고민거리가 한 가지 더 있다. 그것은 바로 신제품과 획기적인 제품을 확보해 조합원들의 소비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것인데, 이런 제품들의 특성상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마진구조와 공동구매가 쉽지만은 않다는 게 제품 런칭의 어려움이다. 하지만 서 고문은 조합원들을 위해서라면 보다 더 만족감이 높은 제품을 확보하는 것이 본인의 역할이자 소임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겪은 고충 중 가장 어려웠던 것을 말해달라는 질문에 서 고문은“조합 설립 초기 우리 조합을 다단계나 펀드회사, 떴다방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어 오해를 푸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그 후 지속적인 교육과 시스템을 구축하며 소비자와 조합원이 믿을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고, 사업이 장기화되면서 이런 불식은 자취를 감췄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서 고문은 모든 조합원이 잘 살고 행복한 모습으로 서로 동고동락할 수 있는 조합으로 성장해 나가길 바란다면서 최 조합장과 함께 제2, 제3의 지점을 설립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