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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대중무역에 일부‘빨간 불’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 충격,‘단기간’그칠 듯

중국이 지난달 11일 환율을 1.86%에 이어 다음날에는 1.62% 평가절하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 증시뿐만 아니라 전 세계 증시가 들썩이고 있다. 아베 정부의 엔저정책으로 인해 우리 수출기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했던 이후의 상황인지라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를 또 다른 걱정거리로 보는 시각이 많다. 중국 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중저가 브랜드 업체와 중국의 폭발적인 수요로 인해 주가를 올리고 있던 대기업 역시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하는 단기간에 거쳐 조정될 것이라고 코트라 해외프로젝트사업단 김명신 차장은 보고 있다. 김명신 차장은 코트라 상하이무역관 차장 등을 지냈으며, 국내외 언론에 중국통으로 알려져 있는 전문가로, 김명신 차장을 통해 위안화 평가절하에 대해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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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이 이틀 연속 위안화 평가절하에 나선 지난달 12일 오후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한 직원이 위안화를 정리하고 있다.
대수출과 경기부양을 위한 한시적 조치
  잘 알려진 것처럼 위안화는 10년 전부터 다른 화폐에 비해 고평가되어 왔다. 이에 대해 위안화에 대한 환율조정 등의 요구가 끊임없이 이어져 오고 있었다. 그러나 막상 위안화에 대한 평가절하가 시작되자 전체 수출량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대중무역에도 빨간 불이 들어온 것 또한 사실이다. 올해 메르스 사태로 인해 중국 관광객들이 감소해 가뜩이나 위축되었던 경기가 이제 막 살아나려고 하는 찰나에 다시 위안화 평가절하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특히, 수출업체나 관광업체의 경우 평가절하만큼 가격 상승효과로 인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중국이 위안화를 낮추게 된 계기는 최근 들어 경기가 좋지 않아 기준율과 금리를 낮추면서 통화정책을 완화했지만 경기부양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의 수출시장 역시 감소추세에 있다 보니 중국이 위안화 평가절하라는 카드를 꺼내게 되었다. 다만, 이는 한시적인 정책으로 위안화 평가절하를 통해 수출기업들을 살리고, 이를 통해 경기부양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의도가 숨어 있는 것이다.
  과거 두 자리수의 성장률을 기록하던 중국이 이제는 6.5%~7.5% 정도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예전에 비해 성장률에 비교적 크게 관심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현재 도시화율이 50% 조금 넘는 정도로 건설경기만 일으켜도 성장률은 크게 높일 수 있기 때문에 금방 따라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중국은 왜 굳이 위안화 평가절하라는 카드를 꺼내들었을까. 그것은 중국경제나 중국사회가 안고 있는 부작용들 때문인 것으로 김 차장은 보고 있다. 중국은 성장보다는 개혁에 중심을 두고, 산재해 있는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즉, 외부적인 문제가 아닌 내부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위안화 평가절하를 꺼내들었기 때문에 단기간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어느 정도 감안을 해야 하겠지만, 의도적인 아베 정부의 엔저정책처럼 그렇게 장기간에 걸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었다.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가 미국의 금리인상을 앞둔 시점에서 발표되었다는 것도 미국과의 미묘한 반응을 염두해 두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대목에서 김 차장은 미국의 금리가 인상되면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이고, 아시아권의 화폐뿐만 아니라 위안화 또한 약세로 돌아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중국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상과 책임 측면에서 볼 때 이러한 조치를 내린 것은 경제적인 압박을 느낀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봤다. 중국은 IMF의 SDR(Special Drawing Rights; 특별인출권)에 들어가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위안화가 달러, 엔화, 파운드, 유로와 더불어 제5의 화폐로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올해 중국 위안화에 대한 SDR의 바스켓 구성에 대한 심사가 올해 진행될 예정으로, 위안화가 평가절상이 되는 상황에서도 환율에 개입하지 않았던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라고 봐도 무방하다는 것이다. 즉, 심사가 임박한 상황에서 이번의 위안화 평가절하는 다른 정치적인 목적 없이 자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이고, 이로 인해 SDR의 제고가 몇 달 늦춰지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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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틀째 계속된 위안화 절하 충격에 코스피가 전일보다 11.18포인트(0.56%) 떨어진 1,975.47을 기록한 지난달 12일 서울 여의도 대신증권 객장의 모습. 시세전광판의 빨간색 종목은 상승, 녹색 종목은 하락을 의미하는데 빨간색 종목보다 녹색 종목이 두드러지게 많아 보인다. 종가 기준으로 1,970선을 기록한 것은 지난 3월 12일 이후 약 5개월여 만이다.
우리 기업에 미칠 파장과 중국 진출전략
  이번 조치로 인해 우리 기업이 중국산 제품들과 경쟁을 해야 하는데, 엔화 평가절하로 인한 부담감에 이어 이번에는 위안화 평가절하라는 부담감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중국은 최근 들어 가격경쟁력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조치로 인해 다시 가격경쟁력이 살아날 수 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시장판도를 완전히 바꿀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엔화의 경우 공격적이고도 지속적으로 가치절하를 시작했고 일본 정부차원에서 선호했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방어를 해내야 하는 시간이 길었고 그 폭 또한 커서 우리가 느끼는 부담감은 클 수밖에 없었다. 그에 비해 위안화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입장은 잠깐 조정을 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혔고, 단기간 절하하겠다고 밝힌 것이지만, 이후 다시 절상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엔화 평가절하로 인해 우리 기업이 받았던 타격에 비해, 위안화는 평가절하될 가능성이 낮고 국지적이고 단기간에 거쳐 타격이 있을 수 있더라도 장기화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게 볼 때 우리 기업들이 중국에 대한 수출을 늘리거나 진출기회를 늘려가는 것이 현재 우리 경제가 직면한 현실을 돌파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중국은 과거에 비해 행정장벽이나 인허가 조건 등의 시장장벽은 많이 완화된 상황에서 갈수록 시장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우리 기업이 가지고 있는 애로사항은 해외글로벌 브랜드나 중국 기업의 기술력을 상대로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편협한 네트워크에서 벗어나 중국 기업과의 전략적인 파트너십을 이끌어낼 수 있느냐 하는 문제로 귀결될 수 있다. 중국 시장에 대한 철저한 조사작업 없이 대략적인 유사업종의 파트너십을 구성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쉽기 때문에 무엇보다 신중한 접근과 세부적인 계획, 마케팅이 필요하다. 우리 기업의 경우 중국의 트랜드나 상황 변화에 대한 대처가 늦은 편이라 철저한 사전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현재 중국의 대도시는 불경기로 인해 경쟁이 격화되고 있어 후발주자로서 처음부터 대도시에 진입한다는 것은 상당히 힘들고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중소기업이라면 성장잠재력이 큰 3, 4선 도시를 노려보는 것이 좋다고 김 차장은 설명한다. 대기업이라면 대도시에서 장기간 홍보마케팅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늘려가는 등 버텨낼 수 있는 경제력이 있지만, 자본력이 약한 중소기업이라면 리스크가 큰 대도시보다는 성장잠재력이 큰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여나가고, 기반을 구축한 다음 기회가 된다면 대도시로 옮겨가는 것도 우리 중소기업이 생각해 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그리고 중국 역시 고령화가 심화되고 있는 단계에서 고령층을 위한 제품개발이 미미할 정도이기 때문에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제품개발이나 이미 개발된 제품을 활용해 마케팅을 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중국은 식품위생이라든지 환경을 중요시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중소기업이 이 분야에 진출해 중국 시장점유율을 넓혀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국진출에 있어서 오프라인 업체라 하더라도 온라인을 병행하거나 온라인의 중요성도 인식하고, 온라인을 기반으로 기획을 하고 제품을 개발하며 유통시키는 구체적인 전략을 갖추어야 한다고 김 차장은 지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김명신 차장은 이러한 기업들을 위해 코트라 해외투자상담센터에서는 중국을 포함해 전 세계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의 해외투자상담을 실시하고 있고, 중국 무역관 5군데 IP 차이나 데스크에서 상표등록이나 지적재산권 침해문제에 대한 컨설팅 등을 진행하고 있어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전문적인 검증절차를 거쳐 해외투자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현재 코트라에서는 우선 투자를 진행하려고 하는 업체에 대해서는 자료를 제공하고 있고, 필요할 경우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프리미엄 서비스를 통해 유료로 해외투자에 대한 구체적인 상담과 컨설팅, 파트너십 등에 관한 단계적인 지원계획을 수립해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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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가 사흘째 이어진 지난달 13일 오후 서울 명동 외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이날 원·위안화 환율과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 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13일 사흘 연속 이어진 위안화 평가절하 충격을 딛고 반등에 성공해 7.99포인트(0.40%) 오른 1,983.46으로 마감했다.
 
중국발 블랙먼데이 파괴력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에 따른 주가 폭락이 가히 파괴적이다. 2013년 미국연방준비제도의 자산매입 축소 움직임, 이른바 테이퍼 때보다 충격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중국발 쇼크를 계기로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일부 국가의 통화가치가 급락했고, 전 세계 주식시장이 들썩이면서 1998년 아시아 위기와 2008년 글로벌 위기가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왔다. 주식과 외환은 물론, 상품시장까지 일파만파 번졌고, 디플레이션 리스크마저 부상했기 때문이다. 세계 경기가 전반적으로 취약해진 상황에서 중국의 경제위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파장은 더 커지고 있다. 지난달 24일에는 상하이종합지수가 8.5% 폭락한 데 이어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도 3.57% 떨어져 2011년 8월 8일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국제유가 역시 배럴당 39달러 아래로 떨어져 6년 반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달러의 가치 역시 큰 폭으로 떨어졌는데, 이는 중국에 대한 세계경제의 의존도가 그만큼 커졌다는 반증인 동시에 중국의 금융부실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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