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23 (금)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월간구독신청

경제일반

중국경제의 구조변화와 한국경제의 미래

대한뉴스 10월호 내지 출력용1.jpg▲ 중소기업연구원 김세종 원장
중국경제가 심상치 않다. 최근 중국경제는 과거 9% 이상의 고속성장시대를 마감하고 7%대의 중속성장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 중국경제 성장률이 주춤하는 사이 우리의 대중국 수출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어 한국경제의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는 실정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중국경제가 수출 주도의 고속성장에서 내수 중심으로 성장의 구조 및 동력 등이 변화하는 이른바, 뉴노멀(New Normal) 시대에 진입하면서 예기치 못한 장단기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어 우리경제의 세심한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세계가 우려하고 있는 중국경제의 단기리스크는 우선 급격한 성장률 저하로 인한 금융·외환시장의 충격이 더해지면서 중국경제가 경착륙할 가능성을 들 수 있다. 우리와는 달리 관리변동환율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중국은 인민은행이 매일 기준 환율을 고시하여 환율을 관리하고 있는데, 인민은행은 지난 8월 11일부터 사흘 연속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리며 4.6% 가까이 평가절하를 단행하였다. 이는 중국의 대외 수출이 여전히 부진한 가운데 중국의 주가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면서 소비심리가 악화되는 등 중국의 전반적 경기가 예상보다 부진하다는 것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중국 경제가 2015년 경제성장 목표치인 7%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중국정부는 통화가치 하락을 통한 경제성장의 연착륙을 유도하고 하반기 예상되는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문제는 중국정부가 위안화에 대한 평가절하를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증시에 대한 불안요인이 가시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바와 같이 중국경제 성장률이 급락할 경우, 곧바로 주가 급락, 환율 절하, 자본 유출 등 금융·외환시장 불안이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시장전문가들은 중국의 현재의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누적된 부실을 털어낼 수 있는 구조조정이 선행되어야 하지만 경기활성화라는 정책목표에 함몰되어 자칫 시장의 불확실성과 신뢰저하를 야기할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단기리스크와 달리 중장기적으로 중국경제가 직면하게 될 또 다른 리스크는 우리가 겪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인 고령화로 인한 생산가능인구 비중 감소와 그로 인한 생산성 증가세 둔화 등으로 인한 성장률 하락이 우려되고 있다. 여기에 중국경제의 개혁과 개방화의 진전에 따른 정책수행 여건이 악화되고 있으며, 중국경제의 성장률 저하로 인한 과잉투자의 후유증 및 그 해소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기업 부실화 및 은행의 건전성 악화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이러한 중장기 리스크는 중국정부의 대응여부에 따라 충분히 통제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고 보면 중국경제가 중장기적으로 연착륙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중국경제가 7% 내외의 중속 성장 기조로 전환하고 수출주도에서 내수 중심으로 산업구조가 변화하고 있는 과정에 있어서 한국경제의 대응전략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우선 중국경제가 현재의 성장통을 극복하고 중진국 위치에서 벗어나 전반적인 산업경쟁력이 높아질 경우, 우리 경제의 입지가 현저하게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것은 중국의 제조업이 단순조립생산에서 탈피하여 중고급 제조업으로 변모하여 우리 제품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미 중국은‘제조 2015’시행, 인터넷 플러스 행동계획 제정, 대중 창업 및 만민 혁신 등을 추진하여 중국 산업의 전반적인 업그레이드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제품과 경쟁해야 하는 우리로서는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우리의 산업정책이 글로벌 기업이나 그 제품을 모방(혹은 개선)하여 세계시장 진출을 도모하는 이른바 추격형 성장전략을 통해 고도성장을 이룩해 왔지만, 중국 등 신흥국가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지면서 더 이상 이러한 성장전략은 유효하지 않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다. 현 정부 들어 창조경제를 주요 어젠다로 추진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러나 창조경제가 우리 경제 전반의 혁신역량을 제고하고 산업경쟁력을 높이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중국정부가 공식적으로 뉴노멀에 진입한 사실을 선언한 이상 과거 9%를 상회하는 경제성장보다는 7%대의 안정적인 성장을 추구하게 될 것이다. 과거 중국경제의 고속성장의 혜택을 누리던 한국경제는 중국경제의 체질개선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을 모색해야 할 시점에 직면해 있다. 우선 중국의 가공무역이 위축되면서 국내 부품·소재산업이 급격한 변화가 요구된다는 점이다. 중국은 1980~90년대 저렴하고 풍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수출을 통한 경제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가공무역을 장려했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에너지 다소비성 가공무역에 따른 환경오염, 대규모 무역흑자로 인한 통상마찰 등을 인해 가공무역을 제한하는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2014년 중국의 가공무역은 4,943억 달러 중 수입대상국 1위는 한국으로 986억 달러에 달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가공무역이 줄어들 경우 한국의 제조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특히 시장수요가 제한적인 중소제조업이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어렵사리 한중FTA의 타결로 중국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렸지만, 구체적인 중국 내수시장 진출 전략을 마련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 기업인들의 의견이다. 중국의 내수시장을 겨냥한 대중국 수출전략을 대폭 수정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중국시장이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수출중심에서 내수중심으로 전환하는 지금이야말로 중국시장 진출을 위한 우리 기업의 아웃바운드 전략을 가다듬어야 할 시점이다.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위해 각 지역별 특성에 맞는 제품과 그에 적합한 맞춤형 지원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우리 중소기업들이 중국 내수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방안으로 중국 유통기업과 연계한 밸류 체인 구축, 대기업과의 동반 진출, 중국 조선족 기업 유치, 조선족 기업들을 활용한 우회진출 전략, 현지합작법인 통한 진출 등 다양한 진출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중국인들은 국내로 끌어들이기 위한 온라인 판매망 확충, 중국관광객을 내수시장으로 전환하기 위한 관광 상품 개발 등 인바운드 전략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과거 중국의 고도성장기에는 우리 경제도 고속성장이 가능했지만 중국이 내수 중심으로 경제구조를 전환하고 있는 현 시점은 분명 우리 기업, 특히 브랜드파워가 약한 중소기업에게는 기회요인과 위협요인이 동시에 상존하고 있다. 그동안 쌓아온‘made in Korea’에 대한 신뢰도를 바탕으로 중국 내수시장에 순조롭게 진입한다면 우리경제의 미래는 좀 더 희망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과정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경계의 목소리도 있다. 한국경제의 미래는 중국을 활용하기 위한 우리의 선택과 의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시장을 향한 우리 기업인들의 분발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