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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4조원대 사기범 조희팔 사건, 핵심측근 검거로 수사 재개

조희팔 생사여부와 은닉재산, 로비의혹 규명 필수

3.jpg▲ 조희팔 일당의 4조원대 다단계 사기사건에 가담한 배상혁(44, 좌측)과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의 최측근 강태용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정모(40) 전 경사가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조희팔 사건은 2004년 10월부터 2008년 10월 말까지 4년간에 걸쳐 전국을 대상으로 의료기 재임대사업과 재테크 사업이라는 명목하에 유사수신행위로 투자자를 모집해 투자금을 가로챈 다음 도주 및 밀항한 사건이다. 이 사건은 경찰 추산으로 3만명의 피해자에 4조원의 피해금액, 자살한 피해자만 30여명으로 파악되고 있는 희대의 다단계 사기사건이다. 이렇게 피해가 커지게 된 배경에는 조희팔이 유사수신행위를 하면서 경찰, 검찰 모두에 뇌물을 제공하고 수사정보를 미리 파악했기 때문이었다. 조희팔은 2008년 12월 중국으로 밀항해 2011년 12월 19일 유가족이 장례식 동영상과 사망진단서를 공개해 사망했다고 알려졌으나, 생존설이 나도는 등 확실치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던 중 최측근인 강태용 검거, 강태용을 통해 돈을 받고 수사정보를 빼준 전직 경찰관 검거, 전산 담당 배상혁 검거, 조희팔 조카의 죽음에 대한 의혹으로 이어지면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먼저, 지난달 10일 2008년 11월 중국으로 도피한 강태용이 중국에서 현지 공안에 붙잡힌 이후 국내 송환을 앞두고 조희팔 사건 수사가 재개됐다. 강태용은 국립대 인문계열 출신으로 조희팔이 2004년 다단계 업체를 세우고 사업을 확장하는 데 브레인 역할을 하며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기행각이 조금씩 세상에 드러나던 2006년에는 고교 동기인 김 부장검사에게 2억 7천만원을 주고, 1년 선배인 오 검찰 서기관에게는 15억원이 넘는 뇌물을 건네는 등 수사 무마를 시도했다.

4.jpg▲ 4조원대 유사수신 사기범 조희팔(오른쪽)의 공개수배전단. 중국으로 밀항해 도주한 조희팔은 2011년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확인되지는 않았다.
 
조희팔의 밀항을 돕는 등 집사역할을 했던 조카 유씨의 죽음이 알려지면서 의혹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유씨 죽음을 두고 경찰은 유족 등을 조사한 결과 자살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지만, 이와 다른 주장이 계속 나오고 있다. 유씨가 반드시 생활고 비관 때문에 자살한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숨진 유씨는 조희팔의 생사를 규명할 수 있는 핵심 인물 중 한 명으로, 지난달 20일 숨진 채 발견되기 몇 시간 전 선배를 만나 50억원을 주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배는 유씨가 왜 갑자기 죽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해졌다. 또 다른 유씨 지인은 유씨가 수시로“강태용에게 1000∼3000만원씩 받았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조희팔의 중국 밀항을 도운 유씨는 2010년 밀항단속법 위반 혐의로 1년 동안 감옥에 다녀온 이후 2010년 11월부터 태국과 필리핀 3차례, 중국 39차례 등 모두 42차례 해외로 나갔다. 이때 범죄 수익금을 수시로 받거나 일부를 은닉해 놓았다는 의혹과 함께, 돈 문제로 강태용 검거에 협조한 일을 후회했다는 지인의 진술도 있는 데다, 강태용 검거 후 불안증세를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조희팔 사기사건의 전산책임을 맡은 배상혁씨가 구속됐다. 강태용의 매제이자 다단계 사기업체의 전산실장으로 일했던 배상혁은 사기범행의 설계자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산실장인 배상혁은 공학 전공자답게 철두철미한 계산에 따라 다단계사업 초기에 천문학적 수준의 투자금이 어떻게 흘러들고 나왔는지 꿰뚫고 있는 핵심 인물로‘금융다단계 사기’를 설계하고 실행에 옮긴‘두뇌’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2008년 10월 31일 다단계업체 본사 압수수색 전 관련 정보를 삭제하라고 지시한 인물로 배상혁을 지목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지명수배가 내려진 이후 7년여 만에 붙잡힌 배상혁은 지난달 22일 경북 구미시 공단동 한 아파트에서 검거됐다. 한편, 강태용의 동생 강호용은 형과 함께 중국으로 도주했던 2011년 12월 중국 공안에 잡혀 국내로 송환돼 징역 7년을 선고받고 복역중이다.

지난달 25일에는 대구지방경찰청이 조희팔 사건에 대해 2008년 5월과 9월 금융당국에서 두 차례나 첩보를 전달받고도 수사를 미룬 정황이 드러났다. 대구경찰청이 처음 수사에 나선 것은 처음 첩보를 전달한지 5개월이 지난 10월 17일이었다. 강태용에게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정 전 경사는 대구경찰청 수사2계 소속으로 조희팔 사건을 직접 담당한 인물이다. 정 전 경사는 당시 경찰의 압수수색 직전 압수수색 정보를 알린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정 전 경사와 주변인물의 계좌추적에 착수하는 한편, 조희팔 사건 수사정보 추가제공 및 조희팔 중국 도주 이후 22회 중국에 드나든 것과 관련해 조씨 일당과의 접촉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정 전 경사는 현재 1억원 수뢰 등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과 경찰은 이들 네 명을 통해 조희팔의 생존여부와 은닉재산, 정·관계 로비의혹을 확인하고 있다. 조희팔은 2011년 12월 숨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2012년 9월 대구경찰청 소속 경사가 중국에서 골프와 술 접대를 받은 협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고, 2012년과 2013년에 조희팔을 목격했다는 제보가 들어와 그의 생존 가능성에 큰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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