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15일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이 국무회의에서 발표한‘2014~24년 대학 전공별 인력수급 전망’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국내 노동시장에서 약 79만 2천명의 대졸자 초과공급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 자료는 지난해 4월부터 정부부처와 대학, 기업 등이 함께 분석해 내놓은 예측자료로, 그만큼 많은 대졸자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취업하기 더욱 어려워진다는 뜻이다. 향후 10년 동안 4년제 대학 졸업자는 302만 1천명이 노동시장에 공급되지만, 인력수요는 269만 9천명에 그쳐 32만 1천명이 초과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대 졸업자는 47만명이나 인력수요를 초과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전공별로 희비가 갈렸다. 이 가운데 인문사회와 사범계열 졸업생들은 심각한 구직난에 시달리는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성장 둔화와 저출산으로 초·중·고교생이 감소하면서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4년제 대학 경영·경제학과 졸업자는 50만 7천명에 이르지만 인력수요는 38만 5천명에 그쳐 12만 2천명이 취업난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또 중등교육(7만 8천명) 사회과학(7만 5천명) 언어·문학(6만 6천여명) 등도 일자리를 찾기 어려울 전망이다.
반면 공학과 의학계열은 일자리가 많아져 비교적 취업이 손쉬운 초과수요가 예측됐다. 기계·금속·전기·전자 등의 졸업자는 일자리가 부족한‘일자리 미스매치’가 심각할 것으로 예측돼 이에 대한 사회적 노력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기계·금속(7만 8천명) 전기·전자(7만 3천명), 건축(3만 3천명) 등은 인력수요가 부족해 오히려 구인난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전문대 졸업자의 경우 생활과학, 사회과학, 음악 등은 초과공급으로 취업난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전기전자, 컴퓨터통신, 무용체육, 의료 등은 취업 전망이 상대적으로 밝았다. 전문대는 생활과학(11만 2천명), 사회과학(15만 3천명), 음악(8만명) 등은 졸업자의 공급이 인력수요보다 초과하는 반면, 전기·전자(2만 8천명), 컴퓨터·통신(2만 7천명), 무용체육(3만명), 의료(2만 5천명) 등의 졸업자는 인력수요보다 공급이 모자라 구인난이 예상된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는 저출산 여파로 14만 5천명의 인력 부족이 예상됐지만, 잠재적 실업자를 포함한 결과 상황은 전혀 달랐다. 또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3% 후반에서 2% 후반대까지 하향조정된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이번 대학 전공별 세분화된 인력수급전망은 금년에 최초로 시행한 것으로 전망 결과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관련 전문가, 종사자 등의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며,“전공과 무관하게 취업하는 경우도 있고, 신뢰성 높은 세부 전공별 노동시장 통계도 충분하지 못한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앞으로 통계기반 확충, 전망방법론 보완 등 전망의 예측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기업 등의 수요에 비해 인문·사회계열 대졸자가 지나치게 많은 반면, 공학계열은 제조업 고도화 등에 따라 연구개발과 설계, 엔지니어링 부문의 인력 수요가 계속 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전망 결과를 토대로 인력양성 정책에 반영해 대학 구조개편 및 학생의 전공선택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진로지도와 전공선택시 참고자료로 활용해 적극적으로 유도할 계획을 세우고, 노동시장 초과공급에 따른 미스매치 최소화와 차별화된 미래인재 양성정책, 외국인력 도입과 국내 노동시장의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하기로 했다.
또한,“이번 전망을 통해 각 대학들이 자연스럽게 공학·의약 계열의 경우 정원을 늘리거나 유지하고, 인문·사회 계열은 정원을 줄이는 방안 등을 모색하게 될 것”이라 말했다. 다만, 인문계 등과 같이 취업률 전망이 낮아 소외되는 전공이 없도록 균형을 잡아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