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상반기 최고의 흥행작은 아무래도 ‘태양의 후예’가 차지할 듯하다. MBC ‘해를 품은 달’ 이후 4년만에 시청률 30%를 돌파한 평일 지상파 미니시리즈로, 성공한 사전제작 드라마이자 최초 한중 동시 방송드라마라는 최초의 기록을 썼다. 총제작비 130억원은 선판매와 간접광고(PPL)로 첫 방송 전에 손익분기점을 넘어 제작비용을 모두 회수했다. 현재까지 32개국에 판권을 판매했으며, 위성TV 방송권, 리메이크권에 대한 협의를 활발히 진행 중이다. 제작사는 약 500억원의 이익을 거뒀고, 채널광고도 전회 완판을 기록해 수익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출연 배우들은 지구 반대편 에티오피아도 달굴 만큼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송중기는 중국에서 한국 최고의 스타대열에 올라섰고, KBS 1TV ‘뉴스9’에 출연하는 최초의 연예인이 됐다. 송중기 외에도 송혜교, 진구, 김지원 등 주인공 4인방의 인기 또한 높다. 우르크라는 가상의 땅에서 펼쳐지는 군인과 의사의 사랑과 인간애를 다룬 태양의 후예는 다양한 유행어와 함께 화제가 되고 있다.
KBS 2TV가 지난달 20일부터 사흘 연속 편성한 태양의 후예 스페셜 3부작은 모두 14억원의 광고수입을 올렸다. 20일과 21일 하이라이트 편집영상에는 각각 32개의 광고가 붙었고, 22일 메이킹 영상에는 38개의 광고가 붙었다. 20일과 21일 태양의 후예 스페셜 방송은 각각 17.7%와 13.6%를 기록했다. 한편, KBS는 태양의 후예 16부 본방송과 재방송으로 120여억원의 광고수입과 30억원의 PPL수익을 벌어들였다. 태양의 후예 열기는 케이블에서도 이어졌다. KBS Drama 채널에서도 최고시청률 13.077%을 기록했다. 30%에 육박했던 ‘해를 품은 달’과 ‘별에서 온 그대’는 각각 5%와 7%를 기록한 바 있지만, 이마저도 경신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서울 문화창조벤처단지에서 열린 제5차 문화융성위원회의에 참석해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언급하며 “문화정책도 문화와 산업을 분리해서 접근할 것이 아니라 동반성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태양의 후예 성공원인은 6개월에 걸친 사전제작으로 극본에서부터 연기, 촬영, 편집, 특수효과 등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였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현실적인 굴레에서 벗어나 국가를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할 수 있도록 국가지도자나 군사령관의 결단은 현실에서 느낄 수 없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준다. 북한군과의 대결이나 국제 비밀작전 등에서 벌어지는 액션장면은 영화를 방불케 하고, 우르크가 담아내는 재난 서사는 액션과 휴먼메디컬을 잘 버무린 또 다른 현실이기도 하다. 또한, 유시진의 농담은 가볍지만, 국가기밀을 수행하는 특전사로서 결코 가볍게 들리지 않는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다뤄야 하는 군인과 의사의 숙명이 농담과 진지함이라는 또 다른 방식으로 표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태양의 후예 성공의 일등공신인 송중기는 모성 본능을 자극하는 동시에 남성적인 매력으로 드라마 흥행을 이끌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지나친 PPL로 드라마의 맥을 끊으면서 드라마 도중 TV CF를 보는 듯한 느낌이 강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출연작마다 정해진 틀 안에서 비슷한 캐릭터를 소화하는 송혜교의 연기 스펙트럼 역시 아쉬운 대목이다. 비판이 아닌 응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