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 2만~5만명 정도를 예상했지만 대학생이나 시민단체 위주의 참여 위주에서 벗어나 시민들이 대거 합류하면서 최대 열배 가까이 참여한 것이다. 경찰은 220개 중대, 경력 만7천여 명과 살수차 8대를 투입하는 등 사상 최대의 경찰병력을 동원했다. 다만 시위대를 자극하는 행동을 피하며 유연하게 대응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촛불집회를 청와대에선 주시했다. 박 대통령 지지율이 역대 최저인 5%대로 추락한 가운데 이날 집회 규모에 대규모 인파가 몰리면서 박 대통령이 ‘3차 결심’을 하지 않을 수밖에 없는 코너에 몰리게 됐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이날 집회에는 서울 광화문 광장 왕복 10개 차선이 촛불을 든 시민들로 빼곡히 채워졌다. 광화문부터 시청 앞까지 2km 가까이 인파가 모여들었다. 참가자들은 1부 행사를 마치고 종로와 을지로를 거쳐 서울광장을 돌아 다시 광화문 광장까지 행진했다. 촛불을 손에 든 참가자들은 구호를 연호했다. 행진 과정에서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경찰은 애초 행진을 금지 통고했다. 많은 인원이 행진하면 교통 불편이 명백히 예상된다는 이유였지만 이날 법원에서 ‘금지통고 집행정지’ 신청이 인용돼 해당 구간 행진은 허용됐다. 집회에는 청소년과 대학생, 가족, 종교인, 학자 등 다양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시내를 가득 메웠다. 경찰은 청와대로 향하는 길목을 이중 차벽으로 막아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지만, 집회는 오후 9시 30분쯤 공식 행사를 마무리하고, 별다른 충돌 없이 밤 11시쯤 완전히 종료됐다.
이에 앞서 2시부터 열린 고 백남기 농민 민주사회장 영결식을 시작으로 서울 광화문 광장은 시민들로 넘쳐났다. 오후 4시부터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와 촛불행진 때는 수십만의 시민들이 몰려들어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했다. 박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 담화문에서 여야 대표 영수회담을 제안하고 물밑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더민주는 조건부 단계적 퇴진운동을 내세우며 12일부터 장외투쟁을 예고했다.
광주와 제주, 부산, 대구 등에서도 박 대통령 규탄 시위는 전국으로 확산됐다. 이날 서울에서 20만명, 지역에서 10만명 등 전국적으로 30만명이 집회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부정입학 의혹에 대한 교육부 감사 결과가 집회 직전인 11일 발표될 예정이고, 초중고교 재학시 각종 특혜 의혹에 대한 서울시교육청의 감사 결과도 곧 공개될 예정이어서 12일 대규모 집회의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돼 ‘정권 퇴진’ 운동이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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