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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영화/스타

아리랑TV 광복 70주년 특집다큐멘터리 '디아스포라의 밥상, 밥상이 만든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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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도 먼 나라라 불리는 ‘일본’, 시대의 아픔, 역사의 골이 깊은 나라 ‘일본’. ‘마늘 냄새 난다’는 멸시와 차별을 넘어 광복 70년, 한국 음식의 건강한 마늘냄새에 빠진 일본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재일 디아스포라 1세대들의 마을 ‘우토로’, 히라노 운하 건설을 위해 징용됐던 한국인들이 모여 살았던 ‘이쿠노쿠 코리아타운’, 그 속에서 디아스포라들의 손에 의해 탄생한 음식들이 있다. 당시 일본인들은 먹지 않았던 호르몬(곱창)을 양념해 먹었던 호르몬야키! 먹을 것이 없어 시작된 호르몬야키는 일본인들의 찬사를 받는 신메뉴로 발돋움 했고, 한국인에 의해 탄생한 야키니쿠(불고기구이)는 스시, 라멘과 더불어 일본의 3대 외식메뉴로 손꼽힌다. 마늘 냄새가 나서 손가락질 받았던 한국 김치는 한국인의 깊은 손맛과 건강한 음식으로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고단했던 1세대 디아스포라의 밥상 그리고 세상 밖으로 나온 한국인의 음식들. 디아스포라의 밥상이 만들어낸 새로운 기적,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역사를 돌아본다.

▶디아스포라, 재일교포 4세, 31세, 요리프로듀서 유향.
유카와 유향 두 개의 이름으로 살아가지만, 그녀는 한국인. 현재 일본, 이탈리아, 프랑스 요리에 한국음식의 건강한 맛을 콜라보하는 요리프로듀서 일을 하고 있는 그녀의 시선으로 일본속 디아스포라가 일으킨 기적의 현장을 찾아간다.

▶우토로 마을의 밥상
1941년 교토 군용 비행장 건설을 위해 1,300여명의 조선인들이 징용됐다. 4년간의 노역 그리고 1945년 2차 세계대전이 종식되면서 비행장 건설도 중단됐다.당시 징용된 조선인들의 집단 합숙소가 있었던 곳이 바로 우토로. 지금도 우토로에는 재일교포 1세대부터 4세대까지 살아가고 있다. 우토로 마을을 지키고 있는 재일교포 2세, 엄명부씨의 밥상. 일본에서 나고 자랐지만 이방인으로 살아온 시대... 그들의 밥상은 김치, 시금치나물에 부추전, 삼겹살구이까지 한국식단과 다르지 않다. 평범해 보이지만, 일본속에서는 결코 평범하지 않았던 이 밥상을 지켜온 것이 바로 우토로 마을의 자존심. 한국식을 고집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일주일에 한 번 찾아오는 한국 식자재 트럭이 있었기 때문인데... 한국 식자재 트럭과 함께 해온 우토로 마을의 특별한 밥상 위에는 이방인으로의 애환이 녹아있다.

▶버리는 음식, 아이러니의 ‘호르몬 야키’
1953년 오사카 허름한 뒷골목에 허름한 식당이 문을 연다. 메뉴는 호르몬야키. 일본인들은 먹지 않고 버렸던 돼지, 소의 내장. 한국인 디아스포라들은 버려진 내장을 주워 간장, 고춧가루를 넣고 양념해 화로에 구워먹었다. 굶주린 배를 채우고, 영양보충까지 할 수 있었던 최고의 메뉴. 한국인들은 작은 가게를 내고, 본격적으로 호르몬야키를 팔았다. 버리는 것을 주워먹는 조선인.... 이란 얘기를 들었지만, 지금은 골목 전체를 장악하고, 일본 전역으로 퍼진 특급 메뉴, 바로 호르몬 야키다. 재일 동포의 삶을 지탱해준 고마운 음식, 맛과 지혜가 녹아있는 호르몬 야키의 원조를 찾아간다.

▶너비아니가 원조, ‘야키니쿠’
오사카 최대 번화가 도톤보리! 천하의 부엌이라 불리는 이곳에 스시, 라멘과 더불어 일본 3대 외식메뉴로 꼽히는 ‘야키니쿠’가 있다. 작은 냉면가게에서 시작된 ‘야키니무’는 소고기를 부위별로 즉석 양념해 화로에 구워먹는 직화구이다. 일본의 인기메뉴인 야키니쿠의 기원은 바로 조선시대 ‘너비아니’! 쇠고기를 얇게 저며서 양념장을 무쳐 화로에 구워먹는 한국식 그대로다. ‘다래’라는 양념장에 찍어먹는 야키니쿠는 일본에서 유일하게 ‘야키니쿠’ 협회가 있을 정도로 전통과 역사를 인정받는 메뉴. 야키니쿠가 탄생하기까지의 속 깊은 이야기를 들어본다.

▶기름떡을 아시나요?
오사카 한인타운, 이쿠노쿠. 이곳에 한인타운이 생기게 된 것은 바로 이쿠노쿠 근처의 ‘히라노 운하’ 때문이다. 운하건설을 위해 수많은 조선인들이 현해탄을 건너왔다. 운하공사 이후, 한국인들이 머무른 곳은 바로 이쿠노쿠. 이곳에서 처음 좌판을 연 재일 디아스포라 1세대들. 제주도를 떠나 밀항선을 타고 이쿠노쿠에 머물게 된 것이 그들의 고단했던 역사의 시작이다. 제주도 오메기떡부터 기름떡까지... 오로지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제주도 음식뿐이었다. 찹쌀반죽을 꽃모양으로 빚어 참기름에 굽고 고슬고슬 설탕을 뿌려 만든 제주도식 기름떡. 이쿠노쿠에서 맛볼 수 있는 달달한 제주도 기름떡은 재일 한인들의 고단했던 삶을 지탱해준 유일한 음식이었다. 고향을 쪄내듯 시루에 쪄낸 디아스포라의 한 맺힌 떡 이야기를 함께한다.

▶김치 드라마
일본에서 ‘김치’는 드라마다. 마늘냄새 난다며 멸시와 천대의 대표 주자였던 김치. 한국인을 대상으로 처음 김치가게를 열었던 할머니는 이제 4대 증손자까지 100여명의 일가족을 키워냈다. 일본 사람들이 좋아하는 달콤한 김치가 아닌, 제주도식 김치. 일본인이 좋아하는 겉절이 김치가 아닌 푹 삭힌 김치를 팔아온 한국 김치가게. 한인타운의 김치는 깊은 맛의 한국 전통발효김치부터 특허를 받은 토마토김치부터 매실김치, 연근김치까지 끊임없이 진화발전해왔다. 이제 일본인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건강한 한국김치의 드라마틱한 리얼스토리를 따라간다.

▶특별한 밥상, 제사
오사카에서 30년이 넘도록 제사를 모셔온 재일교포 2세 홍순자씨. 특별한 이민자의 밥상이 차려진다. 재일교포 1세대로 일본에 정착한 시아버지의 제사. 제주도식 제사에는 일가족뿐만 아니라 친척들까지 50여명이 참석할 정도로 마치 잔치와 같은 가족 행사다.
일본인 며느리와 함께 한국식 제사를 이어가는 감동의 밥상.한국 음식의 놀라운 변화, 디아스포라가 만들어낸 새로운 기적. 광복 70주년을 기념해 일본에서 일어난 작은 변화, 놀라운 기적의 순간을 조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