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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의 신화를 남긴 '김우중 회장의 죽음'

- ‘청년이여 세계로...’ 청년에게 희망을 걸었던 기업인
- 전후베트남 2세 혼혈아의 영웅·아버지 숨지다

지난시절 대한민국의 3대 기업인이자 글로벌기업의 신화를 남긴 김우중(1936∽2019) 전 대우그룹회장의 별세 소식이 오늘날 국내기업인들에게 있어 더 없이 큰 슬픔으로 와 닿는 연유는 무엇일까.


‘청년이여 세계로’라는 유지를 남기고 향년 83세로 생을 마감한 김 회장은 전후 베트남의 젊은 세대들에게 있어 영웅이자 아버지로 불리며 국적을 초월한 존경의 인물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일명 월남전을 치룬 베트남은 과거 한국군이 맹호, 백마, 청룡부대로 파월돼 자유수호란 명명아래 전장에 참여한 나라다.


전장을 겪은 베트남은 한·일간 위안부(정신대 할머니)문제 만큼이나 여성들이 큰 피해와 상처를 입었다. 자의, 타의를 불문하고 한국군에게 성폭력을 당하면서 그 여인들이 낳은 2세들의 문제는 국제적 이슈가 되기도 했다.


전쟁이 종료된 이후 파월한국 군인들이 베트남여인들에게 저지른 만행의 사죄는 마땅히 한국 정부가 해야 했다는 지적도 제기됐었다.


하지만 한국정부는 이를 침묵으로 일관 했고 심지어는 아버지 나라를 찾아 온 2세 혼혈아들에게도 살가운 대접은커녕 파월장병들의 가정을 뒤흔드는 암적 존재로만 여겨 왔던 게 사실이었다.


베트남 전후 남은 것은 한국인과 베트남인들 간 불치의 상처와 원한이 뼈에 사무치던 시절, 대우의 신화를 남긴 김우중 회장은 현지에 혼혈아를 위한 학교를 세웠다.


특히 그는 혼혈아라 해서 베트남 국가로부터도 소외를 당해 가난할 수밖에 없었던 한국인의 2세 젊은이들을 모아 그들의 취업과 생계를 위해 애써 왔다는 사실은 베트남 현지 가이드들의 입소문을 타고 지구촌에 널리 알려져 왔다.


정경유착이 심했던 시절 김우중 회장이 정치적 덕을 보아 글로벌기업의 신화를 남겼고 정치적 보복으로 그 기업이 하루아침에 도산을 한 일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30대의 젊은 나이에 단돈 500만원으로 시작해 임직원 30만 명이 넘는 글로벌 기업인으로 쉼 없이 내 달린 족적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는 불굴의 가치관은 가히 오늘날 우리 젊은이들이 본받아야 할 진취적 기상이다.


국내 세 손가락 내에 손꼽히는 글로벌 기업인으로서 인재를 소중히 여겼고 국적을 떠나 세계의 젊은이들을 좋아하며 그들을 포용했던 한 영웅의 영정 앞에 선 2,000여명(조문객)에 달하는 우리정치인과 기업인은 필연적 인생무상 외에 그 무엇을 느꼈을까. 세상에는 작아 보이지만 아주 큰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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