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이 재미교포 이대수(lee dae soo,84세)가 소장하고 있던 조선의 국새 대군주보(大君主寶)와 1740년에 제작한 ‘효종어보(孝宗御譜)’를 기증받기 까지 우호적 환수로 이끌어낸 공로로 신영근 전 한국국외문화재연구원 사무처장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지난 19일 오후2시 국립고궁박물관 언론대상설명회에서 감사패를 받은 신 처장은 ‘한 재미교포가 한국문화재에 관심이 많아 틈틈이 경매 등을 통해 매입한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다’는 정보를 재미교포를 통해 지난 2017년 10월 입수했다고 말했다.
신 처장은 입수한 정보를 토대로 기증자와 문화재청 사이에서 국새·어보에 대한 사진 등의 정보를 제공하며 기증 방법과 시기 등을 조율하는 등 조력자 역할을 원만히 수행해 소중한 두 유물이 국내로 반입하기 까지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처장은 경상북도에서 국외반출문화재환수를 위해 설립한 (사)한국국외문화재연구원 사무처장으로 지난2011부터 2017년까지 재임하면서 국난 기에 해외 반출된 수많은 문화유산을 되찾는 것이 우리 민족의 정체성 확립과 우리 세대의 소명이라는 인식하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왔다.
그는 다양한 형태의 대국민 홍보를 비롯해 일본·미국동포에게 서한문을 발송하고 일본과 미국소재 국외반출문화재 조사, 일본을 방문해 동경, 교또, 오사까 교민회 임원 설명회 개최를 비롯해 ‘잊을 수 없는 그때’ 증언록과 ‘경북지역의 문화재 수난과 국외반출 사’ 발간 및 D/B구축, 4,600명 회원확충, 환수기금 8억 조성, 국내외독지가로부터 고전적류 50여권과 유물 7점 수증 등 문화재 환수활동에 많은 노력을 쏟아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 황수된 대군주보는 높이 7.9cm, 길이12.7cm 크기로 은색의 거북이 모양 손잡이와 인판(印板, 도장 몸체)으로 구성돼 있고, ‘고종실록’, ‘승정원일기’ ‘일성록’ 등에 외교관련 업무를 위해 고종의 명에 따라 1882년에 제작된 것으로 기록돼 있다.
높이 8.4cm, 길이 12.6cm 크기로 역시 거북이 모양 손잡이에 금색을 띤 효종어보는 영조 16년(1740년)에 효종에게 ’명의정덕(明義正德)‘이라는 존호를 올리며 제작된 것이다. 효종 승하 직후인 1659년(현종 즉위년)에 시호를 올렸고, 1740년(영조 16년)과 1900년(광무 4년)에 존호를 올렸으며 이때마다 어보가 제작됐다.
현재까지 효종어보 3점 중 지난 1900년에 제작한 어보(국립고궁박물관 소장)에 이어, 이번 1740년 제작된 어보가 환수됨에 따라 이제 1659년에 제작된 어보를 제외하고는 효종과 관련된 어부 2점은 모두 국립고궁박물관에 무사히 보관할 수 있게 됐다.
조선 시대(대한제국기 포함) 국새와 어보는 총 412점이 제작되었으며, 이번에 돌아온 2점을 제외하고 아직 73점은 행방불명 상태다. 국새·어보는 대한민국 정부의 재산으로 소지 자체가 불법인 유물로서, 유네스코 123개 회원국을 비롯하여 인터폴과 미국국토안보수사국 등에 행방불명 상태인 유물 목록이 공유돼 있다.
그동안 국새나 어보의 환수는 주로 압수나 수사와 같은 강제적인 방식으로 진행되었지만, 이번 환수는 제3자의 도움과 소유자 스스로의 결심으로 이루에 낸 ’기증‘이라는 형식으로 ’우호적 환수‘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이다.
한편, 이번에 돌아온 대군주보와 효종어보는 19일 언론대상설명회에서 첫 선을 보인 후, 오는 20일부터 3월 8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 2층 ’조선의 국왕‘실에서 일반 관람객에도 공개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