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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전시/도서

월요 이야기

월요문학회 동문 공동집필, 고다출판사

 

(대한뉴스 김기준기자)=본래 《월요 이야기(Contes du Lundi)》는 1873년에 발표된 프랑스 소설가 알퐁스 도데의 두 번째 단편집으로, ‘마지막 수업’ 등 수록작품들로 인해 프로방스 출신인 작가의 목가적 기질과 풍부한 서정이 잘 드러나고 있다. 한편 100여 년이 갓 지난 1976년에 부산시 전포동에 소재한 부산동고등학교 교정에서 그 이름을 본뜬 <월요문학회>가 태동되어 이후 15기에 이르기까지 맥을 이어간다. 그리고 50년이 더 흐른 2024년 9월 3일에는 5,60대 동문들이 대거 참여하여 공동문집 《월요 이야기》를 출간한다. 이 책은 월요문학회 동문들이 엮어낸 ‘월요’에 얽힌 이야기이다.

 

책의 발행인이자 월요문학회 2기 출신인 신완섭 씨는 머리글에서 당시 학교 문예반이면서도 굳이 ‘월요’라는 별칭을 내건 이유를 “고교 평준화 초기여서 새로운 정체성 탐색 의지에 목말라 있었고, 물오른 젊은 청춘들이 문학적 감수성의 원류를 찾아보자는 마음이 절실했으며, 강요된 입시 위주 학습 체제로부터의 일탈까지 가세한 결과였다”며 재학 중 주머니를 털어 동인시집을 세 차례나 펴냈던 젊던 날의 열정을 되살려보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책의 집필에 참여한 15명의 동문 선후배들의 면면은 4,50년 세월이 흐르는 사이 많이 달라져 있다. 다만 ‘월요’라는 공감대로 일상을 그려낸 생활문집이라서 책을 펼쳐보면 다른 듯 혼재한 이야기들이 은근히 흥미를 자아낸다. 교육계 종사자(김정희,김한용,최태명), 정치계 인사(김영춘), 의료계 종사자(장진호,배상문), 성직자(이연학), 기업체/공직 출신 또는 현직 종사자(박창희,김영학,김해곤,장승수,김광홍), 시나리오 작가 겸 영화감독(김성기), 시인 및 작가(신완섭,방호성) 등 까까머리 고교 시절 때와는 사뭇 달라진 시선들로 해서 이질적 동질감을 보여준다.

 

글은 지면(紙面)에 남기는 시선의 결정체다. 수십 년간 서로 다른 길을 걸으며 형성된 낯선 시선들은 보석처럼 빛나 보이기도, 석영처럼 투박해 보이기도 한다. 다행히 월요라는 공동체 의식이 보여주는 동문 간의 우정은 전체적인 맥락을 보석의 빛남으로 이끈다. 본문 후반부에서 넉 달 전에 세상을 뜬 동기 故 김해곤 군에게 남긴 <한 가지에 나고서>를 쓴 월요 6기 이연학 신부는 “남은 사람들로 하여금 글을 모아보도록 부추겨 준 데 대해서 고맙게 생각해. 덕분에 아주 옛날의 인연들이 따듯한 마음으로 새로 만나 서로가 얼마나 귀하고 좋은 사람들인지를 새삼 확인하게 되는 것 같아. 자네가 남겨준 선물로 느끼고 있네”라며 이 책 출간의 단서를 밝히고 있다.

 

왜냐하면 집필에 참여한 동문들이 만장일치로 도서판매 수익금 전액을 이 신부가 미얀마 오지마을에 세우려는 수도원 건립기금으로 헌액하기로 해서다. 그래서 알퐁스 도데의 단편 ‘마지막 수업’에서 아멜 선생이 교실 칠판에 썼던 ‘Vive La France!(프랑스 만세!)’ 문구처럼 이들 모두도 ‘월요 이야기, 화이팅!’을 외치고 있을지 모르겠다. 책 구입은 인터넷서점이나 시중서점을 이용하면 된다. 이 책의 발행인 신완섭 씨는 현재 본보 군포시민신문의 기자 겸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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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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