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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가정의 달 맞아 눈길 끄는 동해해양경찰서 박길호 경감 가족…통신·항해·기관 각 직별에서 임무 수행

독도와 동해바다를 지키는 동해해양경찰서 삼부자(父子)의 특별한 이야기

▲동해해경, 박길호 경감.

 

(대한뉴스 김기준 기자)=대한민국 동해바다, 그리고 독도 해역. 이곳은 해양경찰에게 단순한 근무지가 아닌, 조국의 영토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최전선이다. 그리고 이 바다를 서로 다른 위치에서 지키고 있는 ‘삼부자 해양경찰’의 특별한 이야기가 가족의 달 5월, 우리에게 뭉클한 울림을 전한다.

 

주인공은 동해해양경찰서 소속 함정에서 각각 통신, 항해, 기관 직별로 근무 중인 박길호 경감(1969년생·남)과 그의 두 아들 박정환 경사(1995년생·남), 박진수 순경(1998년생·남)이들은 같은 조직 안에서 세 개의 서로 다른 직별을 맡아, 바다의‘귀’,‘눈’,‘심장’이 되어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 바다 위의 아버지, 그리고 같은 길을 선택한 두 아들

아버지인 박길호 경감은 1993년 통신 직별 특채로 해양경찰에 입직해, 현재 3016함에서 통신장으로 근무 중이다. 통신은 함정의 귀가 되는 부서로, 해상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전파하는 중요한 역할이다.

 

오랜 세월 바다를 지켜온 박 경감의 모습은 자연스레 두 아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첫째아들 박정환 경사는 공채로 2019년도에 해양경찰 공채로 입직해 현재 3017함에서 항해 직별로 근무 중이다. 항해는 함정의 눈이 되는 부서로, 항로와 안전한 운항을 책임지는 등 함정 운항의 중심 역할을 맡는다.

 

둘째아들 박진수 순경은 의무경찰 복무 후, 2022년도에 해양경찰 의경 특채로 입직했다. 현재 306함에서 기관 직별로 근무하며, 함정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엔진과 각종 기계 장비의 작동을 책임지는 역할을 맡고 있다.

 

세 사람은 직별뿐만 아니라 입직 경로도 서로 다르다. 아버지는 통신 특채, 첫째아들은 공채, 둘째아들은 의경 특채로 입직해, 하나의 조직 안에서 각자의 전문성을 살리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동해해경 박정환 경사.

 

▲ 해양경찰 조직에서도 드문 ‘삼직별 가족’

이처럼 아버지와 두 아들이 모두 해양경찰이라는 점도 의미 있지만, 세 사람 모두 직별이 다르다는 점은 조직 내에서도 매우 드문 사례다. 해양경찰은 직별에 따라 맡는 임무가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가족 구성원이 같은 조직에 있어도 대부분 유사한 직무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박 경감 가족은 아버지가 통신, 첫째 아들이 항해, 둘째 아들이 기관 직별을 맡아, 함정 내 주요 핵심 직무를 모두 아우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는 단순히 가족 간의 연이 아닌, 각자의 적성과 역량, 조직에 대한 이해도가 기반이 되었기에 가능한 결과다.

 

한 배의 필수적인 요소를 가족 셋이 골고루 담당하고 있기에, “이 삼부자 셋이 모이면 배를 몰고 출항할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도 따라붙는다. 웃음 속에도 각자의 역할과 전문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박정환 경사는 처음 직별을 정할 때 아버지의 조언을 듣고 항해를 선택했고, 이후 동생에게는 기관 직별을 추천해 박진수 순경도 자신의 직별을 결정하게 됐다. 서로의 직별 선택에 가족의 경험이 더해져, 삼부자는 서로 다른 길을 걷되 같은 목표를 향하고 있다.

 

▲동해해경 박진수 순경.

 

▲ 동해바다에서 함께 근무하며 나누는 유대

박길호 경감의 고향은 부산이지만, 해양경찰 생활을 하며 동해로 이주해 자리를 잡으며 두 아들은 동해에서 자라났다. 동해는 이들에게는‘고향’그 자체다.

 

그래서였을까. 해경 입직 후 이들은 주저 없이 동해를 근무지로 희망했다. 단지 고향이기 때문만이 아니라, 아버지가 지켜온 바다를 자신들도 함께 지키고 싶었기 때문이다.

 

박정환 경사는“아버지와 같은 바다에서 일하고 싶었어요. 같은 바다에서 각자 역할을 하며 국민을 지킨다는 생각에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고 말했다.

 

같은 지역, 같은 바다에서 근무하다 보니 서로에 대한 이해와 유대감도 깊어졌다. 업무에 대한 고민이나 조언을 가족과 나눌 수 있다는 점은 동료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같은 조직에서 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대화도 많아지고, 일에 대한 공감도 커졌다”는 말에는 이들 가족만의 끈끈한 정이 담겨 있다.

 

▲ 가족이기에 더 무거운 책임감

서로 다른 함정에서 근무하다 보니 실제로는 얼굴을 자주 보긴 어렵다. 하지만 가끔 시간이 맞을 때면 식사를 함께하며 서로의 안부를 나누고, 일에 대한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오간다.

 

무엇보다도 이들이 공유하는 가장 큰 감정은 ‘책임감’이다. 아버지는 자녀들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 아들들은 아버지의 명예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항상 스스로를 단속한다.

 

아버지 박길호 경감은 “내가 잘못하면 아들들에게 누가 될까 더 신중하게 행동하게 된다”고 말한다. 두 아들 역시 “아버지의 해양경찰 경력에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 늘 더 책임감 있게 생활하려고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처럼 가족이라는 관계는 오히려 더 엄격한 기준이 되기도 한다. 단지 ‘같이 일하는 가족’이 아니라, 서로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를 더욱 단단히 다잡는 존재들이다.

 

▲독도와 동해바다를 지키는 동해해양경찰서 삼부자 기념사진.

 

▲ 한 바다, 세 사람, 하나의 사명

지금 이 순간에도 아버지는 3016함에서, 큰아들은 3017함에서, 막내는 306함에서 바다를 지키고 있다. 위치도, 직별도 다르지만 이들의 마음은 하나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는 것.

세 부자는 앞으로도 해양경찰로서의 자긍심을 안고,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

 

동해의 푸른 물결 위에서 피어난 이들의 특별한 가족 이야기는,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따뜻한 감동과 함께 ‘가족의 의미’와 ‘국가에 대한 헌신’을 되새기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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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준 기자

'정직,정론,정필.의 대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