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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국방

개성공단의 현주소

개성공단`10주년을 맞이해 살펴본 개성공단의 산재한 문제와 희망사항

 

지난 10일 탈북자 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둘러싸고 남북이 서로 총격을 가하는 위기상황이 발생하고, 북한은 남북관계가 파국으로 되돌아갔다고 선언했다. 얼마 전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에 북한의 고위급 인사가 방남해 남북고위급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한 지 불과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서 남북관계가 얼어붙고 있었다. 그 중에는 다른 누구보다 대북전단 살포 자제를 호소하는 이가 있었다. 지난해 장기간 공단폐쇄로 큰 어려움을 겪다가 개성공단이 재가동된 후 모처럼 남북관계가 개선될 조짐이 보이고 있는 이때, 또 다시 남북관계가 악화될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는 개성공단 입주기업인 나인JIT 대표이자 개성공단기업협의회 수석부회장인 이희건 회장을 대북전단 살포 당일 만났다.

글 편집국

 

   
 

 

개성공단, 희망인가? 시련인가?

 개성공단은 2000년 6·15공동선언 이후 대표적인 남북교류협력사업으로 현대 아산과 북한이 합의서를 체결하고, 2002년 북한이 개성공업지구법을 제정·공포함으로써 남한의 자본과 기술이 북한의 토지와 인력을 결합해 금강산 관광사업과 함께 남북통일의 교두보이자 상징과도 같이 대내외에 알려져 왔다. 이후 2004년 1차 18개 업체가 입주를 시작해 2013년 기준 입주기업 누적 총 생산액이 15억 달러를 돌파했고, 북측 근로자가 5만 3천명을 넘었다. 현재 입주기업은 총 125개 업체로, 섬유, 의류, 신발업체가 60%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2013년 4월 3일 개성공단 가동 중단이 결정되고, 입주업체들은 생산할 물건들을 두고 챙겨올 수 있는 물건만을 들고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이와 같은 남북관계의 변화는 바이어와 원청업체의 주문중단뿐만 아니라, 분쟁지역이자 고위험지역이라는 이유로 주문을 망설이거나 계약을 파기까지 하는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남과 북이 5개월여 만에 다시 재가동하기로 합의해 오늘에 이르고 있지만, 원청업체 의존도가 높은 OEM기업들이 어떻게 바이어를 설득해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제품을 생산, 납품할 수 있느냐 하는 것도 큰 고민이 아닐 수 없다.

 

개성공단에서도 인력난과 임금상승이 고민

 개성공단이 출범한 지 올해 10년째 되는 해로, 당초 50년 계약을 남과 북이 합의했는데, 개성공단이 활성화되는 데에는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먼저, 인력난을 뽑을 수 있다. 개성의 인구는 현재 20만명 정도로 추정하고 있는데, 개성공단에서 근무하고 있는 근로자는 5만 3천명으로, 사실상 개성 인근에서 추출 가능한 인력이 모두 개성공단에서 근무하고 있다 봐도 될 정도다. 나인JIT의 경우 900명의 근로자가 필요한데, 충원할 수 있는 인력이 600명에 그칠 정도다. 그나마 개성 인근에서 출퇴근하는 북한 근로자들조차 2~3시간 이상 소비하기 때문에 노무현 정부 때 약속한 합숙소를 건립하면 개성 이외의 다른 지역의 인력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고, 안정적인 인력수급이 가능해지면 외국기업 유치로도 이어질 수 있는데, 아직 답보상황만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인력수급의 대안으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 사이에서는 기업들이 합숙소를 건축할 수 있는 방안을 정부에 요청해 놓은 상황이다.

 개성공단의 인건비 또한 향후 중국이나 동남아 못지 않게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2008년 개성공단에 입주한 나인JIT 이희건 회장은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에서 공장을 가동하다 치솟는 인건비 때문에 유턴한 케이스로, 개성공단에서의 매출은 큰 변화가 없지만 인건비를 포함해 보건위생 및 유지관리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는 것을 주목하고 있다. 현재 북한 근로자 기본급여는 70불 정도다. 하지만 정식 급여 이외에 들어가는 돈까지 생각한다면 실제 150불 가량이 소요되고, 북한이 다시 임금인상을 요구하게 된다면 급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었다.

 이 회장은 개성공단의 경쟁력이 향후 3~4년이면 중국과 동남아에 준하는 수준이 될 것이고, 원청업체 의존도가 높은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위기가 다시 올 것으로 예상했다. 사전에 이와 같은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고안해낸 방법이 개성공단 입주기업 의류 공동브랜드 시스브로를 만들어 경제적인 가치와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다. 섬유, 의류, 신발 등 75개 업체의 85%가 OEM업체이어서 이들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기 제품을 가지고 자생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안정적인 가동력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개성공단 의류 공동브랜드 추진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한 이 회장은 지난 10월 24일 홈앤쇼핑에 판매를 시작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국내외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결국 남과 북의 의지가 중요하다

 지난 10월 개성공단 개선을 위한 남북공동위원회 회의가 불발에 그침에 따라 통신, 통관, 통행 개선 등 3통 문제와 근로자 임금 및 입주기업의 세금문제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는 개성공단이 안정적인 기반을 구축할 수 있는 선행과제로, 정치나 외교적인 상황과는 상관없이 남과 북이 꾸준히 논의해 가야 할 사항이다. 그리고 인력확보와 경영환경 구축 또한 풀어가야 할 문제다. 개성공단의 중요성은 북한도 인정한 바, 남한기업의 안정적인 가동률과 추가입주를 이끌어낼 수 있고, 외국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외국기업들이 신뢰할 수 있는 경영환경이 구축되어야 하며, 외국기업 유치에 따라 인력공급이 원활히 이루어져야 참여가 확대되고, 개성공단을 글로벌화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무엇보다도 우리 정부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지난 개성공단 중단으로 인해 5천억을 추산할 정도의 손실이 있었으며, 실제적인 보상도 없었다. 정부가 북측과 교섭력을 가지고 계속 활발하게 논의를 지속해야 남북경제협력사업이 활발해지고, 제2, 제3의 개성공단이 추진될 수 있다. 또한,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제품들이 보다 많이 판매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는 것도 중요하다. 현재 개성공단 생산제품이 FTA의 역외가공지역제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판로 또한 절실하다. 이에 대한 조속한 해결이 필요하다. 현재 개성공단은 그야말로 통일의 선봉에 서 있다. 개성공단 활성화 여부에 따라 남북경제협력사업도 활발히 이루어질 것이며, 우리의 통일도 보다 가까이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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