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월간구독신청

방산·국방

남북통일기원 의류 공동브랜드, ‘시스브로(SISBRO)’

 

남과 북이 하나의 브랜드를 만든다면 어떨까? 1998년 남북 최초의 본격적인 합영회사인 평화자동차총회사가 북한 내 자동차 제조회사를 만든 적이 있었지만, 남북이 함께 만든 브랜드가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 각국에 수출되어 통일의 염원을 전할 수 있다면, 그래서 통일이 조금 더 앞당겨진다면 얼마나 행복한 상상인가? 꿈으로 그리던 그 일이 현실로 다가온다. 우리의 기술력과 디자인이 결합되어 개성공단의 북한 근로자들이 손수 만든 제품이 출시된다. 최초의 남북통일기원 의류 공동브랜드‘시스브로’를 만나보러 간다.

글 편집국

 

   
 


시스브로의 탄생

 개성공단 입주기업 의류 공동브랜드인 시스브로의 탄생 배경에는 우여곡절이 많다. 개성공단 가동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와, 유일한 분단지역인 한반도를 고위험지역으로 규정하고 있어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원청업체의 주문취소 및 불확신이 빈번히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탄생한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자생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중소 OEM업체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공동브랜드이기도 하다. 시스브로는 지난 4월 개성공단 입주기업 7곳이 합작한 공동브랜드로, 현재 14개 업체가 참여해 재킷과 바지, 캐주얼셔츠, 드레스셔츠, 청바지, 언더웨어, 양말, 신발 등의 판로개척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시스브로는 브랜드명에서부터 남과 북, 전 세계의 평화를 담고 있다. 시스브로는‘sister’와‘brother’가 결합된 말로, 남과 북은 원래부터 한 민족 형제자매라는 뜻과 南男北女라는 의미를 담아 전 세계 남녀 누구나 다 평화를 입고 되새기자는 뜻으로 통한다. 이러한 의미는 시스브로가 지금까지 걸어 온 길과도 일맥상통한다. 지난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문했을 때 행사요원 7천명에게 단체복을 제공하고, 한국장애인문화관광진흥원의‘나라사랑 항일 역사문화유적지 답사’를 지원했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우리나라의 남북 공동응원단에 상품을 지원해 열렬한 응원전을 펼쳤으며, 폐회식 때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이러한 응원단의 노고에 감사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 지난 9월에는 터키에서 개최된‘제1회 평화를 위한 기업활동’연례회의에 참석해 평화와 남북통일기원 공동브랜드 시스브로를 알리기도 했다.

 

입주기업과 개성공단의 미래 소망을 담은 시스브로

 시스브로의 품질, 유통, 이미지마케팅을 주관할 공동법인도 설립했는데, 그 이름이 케이즈원(K is one)이다. 즉, 코리아는 하나라는 것이다. 개성공단 의류 공동브랜드 추진위원회 이희건 위원장은 시스브로가 단순히 개성공단 입주기업이 만들어낸 하나의 공동브랜드를 넘어 남한의 자재와 기술력이 북한 근로자의 손을 거쳐 탄생한 제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개성공단 가동중단이라는 사태를 겪으며 고충을 겪은 OEM업체들과 개성공단의 미래를 위해 탄생한 시스브로는 단순한 패션브랜드가 아닌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소망이 담겨져 있는 브랜드다. 공동브랜드 참여기업이 시스브로 상품생산을 통한 연중 가동률을 향상시켜 안정화되어 수익구조 개선과 자생력을 높일 수 있는 효과도 있다. 그리고 역외가공지역제품으로 인정받으면 중국 상해 등 한류를 기반으로 한 해외시장 개척이 충분히 가능하고, 북한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로 인해 향후 개성공단의 안정적인 기반을 조성하고, 개성공단이 국제화되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스브로의 솔직함과 경쟁력

 시스브로가 가지고 있는 장점 중 가장 큰 장점은 개성공단 생산제품이라는 것을 일반대중에게 공표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1990년대 이후 섬유제조산업이 몰락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국내외 섬유제조업체들은 인건비가 싼 중국이나 동남아시아로 공장을 이전했다. 최근에는 개성공단에서 만들어진 제품들이 국내에 거의 전량 유통되고 있다. 제품의 품질이 우수하기 때문에 그 누구도 어디에서 생산됐는지 묻지 않고, 그 어떤 기업이나 브랜드도 이러한 사실을 밝히지 않는다. 그러나 시스브로는 다르다. 다만, 남북이 같이 만들고 같이 입을 수 있는 브랜드, 더 나아가 평화를 기원하는 사람들이 모두 입을 수 있는 브랜드가 되길 바랄 뿐이다.

 시스브로가 가지고 있는 다른 장점은 개성공단 입주기업간의 단결력이자 가격경쟁력이다. 시스브로는 의류 공동브랜드 참여기업의 절실함이 담겨져 있다. 이러한 절실함이 시스브로의 탄생을 가능케 했다. 참여기업들은 자신들의 주력상품을 생산하며, 브랜드 가치가 더욱 경쟁력 있는 상품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서로 협력하고 있다. 얼마 전 부산에서 개최된 한상대회를 비롯해 국내외 상품박람회와 국가행사와 국제행사에 참여해 브랜드를 알리며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세상 밖으로, 통일을 알리다

 지난 10월 24일 홈앤쇼핑 런칭을 시작으로 2015년 패션상품과 단체복 시장을 중심으로 영업을 시작하며, 해외시장 진출을 준비하면서 역외가공지역제품 인정을 위해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시스브로를 넘어 한반도 통일을 널리 알려나갈 예정이다. 먼저, 미디어 채널과 대형마트, 해외수출을 통해 상품을 널리 알리고, 프리미엄 상품군을 만들어 차별화한다는 전략도 세워놓고 있다. 무엇보다도 시스브로가 가지고 있는 가격경쟁력은 중국을 포함해 한류가 퍼져 있는 곳에서 그 빛이 한층 더 빛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시스브로는 통일의 염원을 담아 세계 그 어떤 곳이든지 평화를 기원하는 사람을 찾아갈 준비를 끝내고 우리 곁에 등장할 날을 기다리고 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