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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건강한 노년, 삶의 표본을 보여주는 도용복 회장

“늙었다고 받으려고만 하지 말고 모범을 보여야 진정한 어른”

(주)사라토_106_0216.jpg
 
골프공 제조업체 ㈜사라토가 도용복 회장의 수첩에는 좁쌀만한 글씨가 가득하다. 흔히 오지여행가로 이름이 알려진 도 회장은 시인이자 부산재즈클럽 고문, 뉴월드오케스트라 단장을 비롯해 주한엘살바도르 명예영사 등 다양한 직함을 가지고 있지만, 그의 수첩 안에는 대부분 강연일정과 취미와 관련된 일정들이 빼곡하다. 도 회장은 음악과 여행, 삶에 대한 가치를 생동감 있게 전하면서 그의 강연을 요청하는 곳이면 어디든지 가리지 않고 찾아간다고 한다. 한번은 오지에 있는 학교에 강연을 갔는데, 교장선생님이 교통비도 되지 않는다며 강연료를 내미는 모습을 보고, 도리어 10배가 넘는 금액을 챙겨주며 학교와 학생들을 위해 써달라고 준 적이 있다고 한다.

  생각을 하면 결심을 해야 하고, 결심은 곧 결행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신념으로 73년을 살아온 도 회장은 김해의 어느 노인종합복지센터에 갔다가 큰 충격을 받게 된다. 센터에 온 노인들이 점심을 먹은 후 아무렇지도 않게 밥을 남기거나 센터에서 소일거리를 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는 것을 안 다음부터다.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시대에 자신들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겪은 지난 고생을 너무 쉽게 잊고 자기 스스로를 노인 취급하면서 국가에서 주는 세금으로만 연명하려 한다는 것이다. 도 회장은 어른들이 먼저 모범을 보여야 우리 사회가 건강해지고 우리나라가 건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남편이자 아버지가 먼저 가정에서 모범을 보여야 아내와 아이들도 따라 배우게 되면서 선순환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얘기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도 회장은 스위스 용병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우리나라처럼 자원부족국가인 스위스가 오늘날 최고의 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밑바탕에는 스위스 용병의 약속과 신뢰가 있었다. 가난한 나라에서 태어나 어쩔 수 없이 용병이 되어 전쟁터에 나가서도 그들은 조국과 후세들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쳐 싸웠고, 이러한 믿음이 쌓여 교황청을 위시한 유럽에서는 스위스 용병을 우선적으로 뽑았으며, 스위스 용병이 있어야 왕이 비로소 편안히 잠들 수 있었다고 전해진다. 도 회장은 우리나라도 나름 아픈 역사가 있지만, 광복 70주년인 오늘 우리의 현실을 바라보면, 근검절약과 성실함으로 나라를 일으켜 세우고 발전시켜온 그때의 절박함을 너무 쉽게 잊어버리는 게 아닌가 안타까워했다.

  도 회장은 아직도 어린 시절 송구떡으로 고생한 기억부터 유일하게 밥 구경을 할 수 있었던 대구 다부동전투에서 총알 부역을 했던 일, 사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월남전에 참전했다가 눈앞에서 군용트럭이 폭파당하고 베트콩들이 독약을 넣었을까 봐 자신의 소변으로만 갈증을 해소하며 월남에 적응하기 위해 힘겨운 시간을 견뎌냈다. 그렇게 마련된 사업자금으로 택시사업과 삼성전자 대리점 등의 사업을 하면서 부산진경찰서 등 부산지역 경찰서의 건전가요 지도활동을 하며 승승장구 했다. 사라토가를 운영할 당시만 해도 모든 것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몸이 아프기 시작하면서 자신이 고엽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을 알게 되고 죽음에 대한 공포에 직면하게 된다. 그 순간 도 회장의 인생은 완전히 달라진다. 1년 중 65일을 오지를 탐험하며 원주민과 함께 자기도 하면서 죽음의 고비를 여러 차례 넘기기도 했다. 이러한 오지여행이 도 회장의 또 다른 인생의 포인트가 된 셈이다. 일흔이 넘어서 오페라 공부를 시작해 얼마 전에는 부산오페라단의 오페라 나비부인에 출연하기도 했다.

‘스치면 인연이 되지만, 스며들면 사랑이 된다.’는 도 회장은 우리 모두 스며드는 사랑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지난 70여년 동안 살아온 삶을 되돌아보며 남은 30년을 아끼고 절약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세상이 각박해진 것도 사람들의 하트라인에 이상이 생겨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라며, 칠십 평생을 살아온 자신부터 몸소 실천하고 본보기가 돼야 바이러스처럼 세상에 퍼져나가 우리 사회를 정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래서 남은 인생이나마 인생은 한 폭의 예술 같이, 예술은 부드러운 사랑 같이, 사랑은 감미로운 노래처럼 살면서 사색과 명상을 통한 참된 나를 되돌아보라고 권유한다. 평소 도 회장은 아침 5시부터 7시까지 사색과 명상을 즐겼지만, 강연 요청 등으로 바빠진 요즘에는 밤 시간을 이용해 매일 산길을 걸으며 2시간씩 빼먹지 않고 스스로 정화하면서 자신을 확인한다고 한다. 아무리 복잡하고 어려운 일도 사색과 명상을 하면 자신을 들여다보고 현명한 결정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고 한다.